농가는 애타는데, 농작물재해보험 개선 여부 답변은 ‘감감무소식’

대봉감 농가, 품목 특이성 고려 않는 보험 약관 개선 지속 요구

면담 한 달 지나도록 ‘묵묵부답’ NH손보 “11월까지 결정할 것”

농민들 “더이상 안 참는다” 국감 일정 맞춰 국회 앞 시위 예고

  • 입력 2021.10.02 00:00
  • 수정 2021.10.03 21:18
  • 기자명 장수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품목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농작물재해보험의 불합리성이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자 대봉감 재배 농민들의 불만이 점점 극한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지난 8월 25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 여의도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을 찾은 전라남도 영암군 금정면에서 대봉감을 재배 중인 농민 약 10명은 각 기관 관계자와 NH농협손해보험 농업보험개발팀 담당자를 만나 보험 개정을 거듭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금정면대봉감대책위원회(금정대봉감작목회·영암군농민회 금정면지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금정면협의회) 대표 등은 NH손보 담당자에게 떫은감 재배 농민 930명의 서명을 받아 마련한 보험 개선 요구안을 전달했다.

개정안에는 △봄동상해 보장률 원상회복(50%→80%) △낙엽피해율 산정 과정에서의 경과일수 항목 폐지 △극심한 재해 이후 이듬해 가입수확량 급감 방지 장치 마련 △시장 현실 반영한 떫은감 표준가격 조정 △20년째 유지 중인 평균 과중 현실화(270g→320g) 등의 내용이 담겼고, NH손보 담당자는 관계기관과 논의 후 답변을 정리해 송부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현장 농민들에 따르면 면담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답변은 감감무소식인 상태다. 이와 관련해 NH손보 담당자는 지난달 27일 “당시 농민들이 요구했던 사안 전체에 대해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의 관계기관과 협의 중인 상황이다. 보험 판매가 2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늦어도 11월 초까지 결정을 끝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정철 금정면대봉감대책위원회 총무는 “지난해도 그랬고, 그 전에도 계속 그랬다. 협의한다, 어쩐다 대답은 잘만 해 놓고 자기들끼리 또 뒤에서 작당모의를 한 다음 농민들한텐 이렇게 바꾸겠다 어쩌겠다 알려주지도 않고 그냥 기한 정해 놓고 팔아버리는 거다”라면서 “보험 도입했을 당시부터 했던 얘기고, 누가 봐도 불합리한 건데 지금 와서 뭘 또 검토하고 협의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올해 초처럼 바꿀 거 다 바꾸고 상품 판매하기 직전에 그것도 농민들은 싹 빼놓고 지역농협 관계자랑 손해보험 지역본부 담당자만 불러 이렇게 바꿨다 저렇게 바꿨다 설명할 게 뻔하다”라고 분개했다.

대봉감 재배농민 김대권씨 역시 “불합리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올해 일소피해 조사는 특히 농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신고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조사하러 오지도 않는 바람에 그 사이 일소피해 입은 대봉감은 생리 특성상 전부 낙과해버렸다”라며 “농가가 생각하는 피해율은 일소로 떨어진 감까지 포함해 30% 정도 되는데 손해사정인들은 낙과한 건 피해과로 인정하지도 않기 때문에 피해율을 5.4% 수준으로 잡았다. 자기부담비율이 20%인데 저렇게 되면 10원 한 장도 보상받을 수 없다”고 토로하며 대봉감의 생리적 특성을 반영한 보험 약관 및 피해 조사 방법 개정을 촉구했다.

한편 정철 총무는 “이젠 더이상 안 참는다. 14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국정감사랑 15일 NH농협손해보험 국정감사 일정에 맞춰 국회로 올라갈 계획이다”라며 “피켓을 들든 뭘 하든 지금처럼 가만히 있진 않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