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외면하는 재해보험, 독자 행보 언제까지?

‘운영’ 편의 위주의 내년도 상품 개선안, 사실상 확정

  • 입력 2021.11.28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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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마늘밭에서 여성농민들이 마늘순을 비닐 위로 끄집어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마늘밭에서 여성농민들이 마늘순을 비닐 위로 끄집어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내년도 상품 판매 계획이 채 발표되기 전이지만 농작물재해보험을 비롯해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 NH농협손해보험(대표이사 최창수, NH손보) 등 관계기관을 향한 농민들의 비판이 작지 않게 터져 나오고 있다.

품목 특성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보험 약관 개정을 수년간 요구해온 떫은감 재배 농민들은 미미한 수준의 개선안을 큰 혜택이라도 되는 듯 제시한 농금원과 NH손보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이상기후로 파종이 늦어져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난지형 마늘 재배 농가들의 추가 가입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실정이다.

전라남도 영암군 금정면의 떫은감 재배 농민들은 지난 24일 현장을 방문한 농금원 및 NH손보 직원들과 약 두 시간 반 동안 논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철 금정면대봉감대책위원회(금정대봉감작목회·영암군농민회 금정면지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금정면협의회) 집행위원장은 “NH손보와 농금원에선 낙엽 피해율 산식에서 경과일수 조항을 없애 진일보한 개선이라고 자화자찬하던데 요구했던 개선 정도에 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균 과중 현실화나 일소 피해 단서 기준 삭제, 가입수확량 산출방법 개선 등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지난해 판매 하루 전 개선 내용을 피치 않게 공개한 것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수년 전부터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당장 보험을 설계해 판매하는 데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답변은 농민들 뒤통수 때리는 것과 다름 없다”고 전했다. 이에 금정면대봉감대책위원회는 상경투쟁 일정을 조율하는 반면 농작물재해보험 개선을 위한 영암군민 및 전라남도민 차원의 국민청원 전개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라 밝혔다.

아울러 난지형 마늘은 보통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경 파종을 끝마치지만 올해 가을장마가 길게 지속되는 등 이상기후가 발생해 심한 경우 11월 초까지 파종이 미뤄져 보험을 가입하지 못한 농가가 상당한 실정이다. 이에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최상은, 마늘자조금)는 지난달 31일로 종료된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기간 연장 및 가입시기 조정 등을 요구했는데, 농금원과 NH손보는 위험도 차이 발생으로 인한 농가 간 불평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상황이다. 이에 마늘자조금은 내년도 보험 가입 시기 조정을 위해서라도 향후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공론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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