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 이후에 처음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은 1988년 4월 26일 실시된 13대 국회의원 선거였다. 당시에는 지역구 224석, 전국구 75석, 합계 299석을 선출했다. 선거 결과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민정당이 125석을 얻는데 그친 것이다. 평화민주당이 70석, 통일민주당이 59석,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35석, 한겨레민주당이 1석, 무소속이 9석을 얻었다.이런 정당별 의석수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당시에는 비수도권 의석수가 수도권 의석수보다 훨씬 많았다.축소된 비수도권 의석 비율1
농촌지역 행사장에 가면, 자신의 치적을 늘어놓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을 보게 된다. 무슨 사업을 했고, 중앙정부나 도청에서 예산을 얼마 따 왔고, 자기 지역구에 얼마의 예산을 가져왔고 등등….그러나 그렇게 치적을 많이 쌓았는데, ‘왜 지역의 인구는 줄어들고 빈집은 늘어나고 있으며, 의료·교육·교통 등 생활 기반은 위축되고, 젊은 사람들은 지역을 떠날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천편일률적인 축제나 일회성 행사에 쓰는 예산은 늘어나는데, 농촌지역의 병원·약국은 문을 닫고 있고, 면 소재지 학교마저 폐교 위기를 맞고
작년 12월 3일 이전의 대한민국과 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다르다. 내란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란을 계기로 ‘극우’가 그 실체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내란을 옹호하고, 친위쿠데타를 시도한 내란수괴를 비호하며, 부정선거론을 믿는 세력이 그 실체를 드러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뿌리에서부터 흔들렸다. 그리고 지금 상황을 보면 아직도 내란은 완전히 종결된 것이 아니다.극우가 장악한 제1야당여전히 윤석열을 비호하는 세력들이 정치권 안팎에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윤석열을 비
이재명정부는 ‘5극 3특’을 통해 수도권 일극 집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5극’이란 수도권 일극에 대비되는 말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청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광주-전남권을 ‘또 하나의 극’들로 만들겠다는 것이다.그리고 ‘3특’은 5극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을 말하는 것이다. 강원, 전북, 제주를 특별자치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그러나 ‘5극 3특’ 자체는 새롭지도 않고, 타당성과 현실성도 떨어진다. 그리고 핵심적인 논점을 피해 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대로 된 토론이 필요하다.‘5극 3특?’
이재명정부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사가 논란이다. 송미령 장관을 유임시키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철회돼야 한다. 다른 장관 인사를 백번 잘해도, 이번 송미령 장관 유임 결정 하나 때문에 이재명정부의 인사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송미령 장관 유임이 부적절한 이유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당장 내란 연루 문제가 있다. 작년 12월 3일 내란 당시의 상황만 따지자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보다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이 연관성이 덜하다. 송미령 장관은 비상계엄 전에 개최된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김문수 전 장관은
6.3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지난해 12월 3일 일어난 내란을 종식시킨다는 의미가 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누적된 한국 사회의 문제를 개혁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래서 내란 이후 광범위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서 결성한 연대체의 명칭에도 ‘사회대개혁’이 들어가 있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으로 이어진 문제의식의 핵심에는 단지 내란종식 만이 아니라 ‘사회대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2016~2018년에서 경험 얻어야그러나 윤석열 탄핵과 조기
‘지역소멸’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단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지역소멸’은 주로 비수도권 농촌지역과 중소도시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현상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말을 들으면 상당히 불편하다. 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그 지역 전체가 소멸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리고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소멸’이라면 대한민국 전체가 소멸 위기에 놓여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 인구도 감소추세에 접어들었고, 고령화 속도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3 내란 사태 이후 국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기득권 관료집단은 문제가 많은 사업들을 강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면, 논란이 많은 정책들은 추진을 중단하고, 정치 상황이 정리된 후에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득권 관료집단은 마치 권력의 공백 상태를 이용하려는 듯이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는 벼 재배면적 조정을 강행하고 있다. 왜 8만ha의 벼 재배면적을 감축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인데, 지방자치단체들을 동원해서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변론이 지난 2월 25일로 종결됐다. 이제 남은 것은 선고뿐이다. 선고 결과에 대해 언론들이 이런저런 예측 보도를 하고 있지만, 의미 없는 보도라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막판에 임기 단축까지 시사하면서 파면을 모면하려고 하지만, 그것 역시 의미 없는 시도이다.헌법재판관들로서는 윤석열을 파면시키지 않을 방법이 없다. 윤석열을 파면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대통령이든 ‘헌법상의 요건과 절차를 어기고 비상계엄을 선포해도 된다’는 선례를 남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라면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이번 ‘12.3 내란 사태’는 대한민국 헌법의 여러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순서에 관한 조항이다. 헌법 제71조에서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 조항에 따라서 윤석열 탄핵소추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았지만, 탄핵소추 됐다. 그래서 그다음 순위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인 최상목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그러나 최상목 부총리는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것도
2024년 12월 3일 밤, 내란이 일어났다. 현직 대통령이 일으킨 친위쿠데타였다. 다행히 국회에서 신속하게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이뤄졌다. 천만다행이었다. 그날은 ‘윤석열이 술 먹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었다.그러나 그다음부터 나오는 진실은 더 충격적이었다. 술 먹고 한 것이 아니라, 매우 치밀하게 계획된 친위쿠데타였다. 중요 정치인들과 국회의원들을 체포·구금하고, 부정선거를 빌미로 중앙선관위를 장악했다. 심지어 여당 대표도 체포 대상에 올라 있었다. 중앙선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직 대법관과 전직 대법원장,
얼마 전 전북 김제시의 시민단체로부터 초청을 받아서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부탁받은 강연 제목은 ‘지역소멸, 30년 후의 김제는?’이라는 주제였다.필자가 30년 후의 미래를 예측할 능력은 없지만, 그래도 김제시와 같은 비수도권 지역, 특히 농촌지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얘기를 해보려고 강연을 수락했다.수도권 일극 집중 체제가 문제의 핵심강연에서 필자가 한 얘기의 핵심은 수도권 일극 집중 체제의 문제점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김제시 차원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한계가 많기 때문이었다.현재 김제시를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
김건희 여사와 녹취록 얘기가 국정감사를 뒤덮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국정감사 이후에 이어질 예산심의도 중요하다. 최근 국가재정이 날로 어려워지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농민이나 농촌주민 입장에선 농업·농촌 분야 예산이 어떻게 되는지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국가재정 운용도 중요하다. 단지 농림축산식품부 예산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처들의 예산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 전체적인 재정 운용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따라 농민들과 농촌주민들의 삶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특정한
전력 시스템의 핵심은 ‘어떤 발전원으로 전기를 생산할 것인가’만이 아니다. 원전, 화석연료 발전, 재생가능에너지 중 어느 것으로 얼마나 전기를 생산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전력시스템의 또 다른 핵심은 그렇게 생산된 전기를 어떻게 송전할 것이냐의 문제이다.가장 바람직한 것은 전력수요가 있는 곳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기를 많이 쓰는 대공장이나 산업단지 내부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러면 송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줄어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력시스템은 중앙집중식 시스템과 지역분산형 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원을 잘 배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떻게 세금을 걷어서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는 한 국가라는 정치공동체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그런데 윤석열정권은 나라 재정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는 듯하다. 나라 재정이 어려운데도 감세 타령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10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이렇게 적자가 심각한데 정치권은 상속세 감면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 중에 상속세를 납부하는 비율은 5% 남짓에 불과
7월 25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지 쌀값이 20kg 기준 4만4879원까지 떨어졌다. 열흘 전인 7월 15일에 비해 0.9%가 떨어지면서 4만5000원 선이 무너진 것이다. 80kg 기준으로는 18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이는 작년 10월 5일 가격이었던 21만7552원에 비해 무려 17.5% 하락한 것이고, 윤석열정권이 약속했던 80kg 기준 20만원에서도 10% 이상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정도면 쌀값 하락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잘못된
최근 전북 임실군에 가서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풀뿌리민주주의’라는 주제였는데, 참석하신 분들에게 “전북특별자치도가 글로벌생명경제도시를 비전으로 하고 있다는데, 그걸 아시나요?”라고 물어보니, 모른다고 하는 분들이 꽤 됐다. 지금 추진되는 특별자치도의 문제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이후에 세종특별자치시,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까지 출범했다. ‘특별자치’라는 단어가 들어간 시·도가 전국 17개 시·도 중에 4개로 늘어난 것이다.특별자치냐 특별개발이냐?이렇게 ‘특별자치’를
최근 농촌의 공간과 환경에 관련된 세 가지 종류의 일을 보게 됐다. 첫 번째 일은,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 기본방침」이다. 농촌의 난개발에 대응하고 농촌공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과연 이 사업이 농촌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시군별로 3개 정도의 농촌 재생 활성화 지역을 설정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이다. 그럼 나머지 지역은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차라리 읍·면별로 자치권을 부여해서 자치적으로 공간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실효성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몇 가지 바란 것이 있었다. 그것을 지면을 통해서도 밝힌 바 있다. 그것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 3가지였다.첫째, ‘농’을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하자는 논의가 필요하고, 둘째, 농촌·농업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치제도 개혁 방안이 논의돼야 하며, 셋째, 농업·농촌분야 정책 결정 과정의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농촌 난개발을 막고 농촌지역의 인구 증가와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읍·면 자치권의 부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 글을 쓰는 마음이 편치 않다. 이번 총선에서 농업·농민단체들은 정책제안과 정책협약도 하고 있고, 소수이지만 농민·농촌을 대표하고자 하는 후보나 정당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 필자가 활동하는 도 지난달 14일 산업폐기물 문제로 피해를 입고 있는 농어촌주민들과 상경집회를 하고, 거대양당을 비롯한 정당들에게 정책질의 및 정책요구서도 전달했다.구도 중심 선거에서 ‘농’의 자리는?그러나 솔직히 총선 이후에 농촌·농업·농민들의 현실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다. 선거에서 농촌·농업·농민에 관한 얘기는 주변적인 의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