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송미령 농정, 그 ‘견딜 수 없었던’ 6개월

수입개방에 기후재난, 농촌 에너지수탈까지
‘국가책임농정’·‘국토균형발전’ 정책구호 무색
정권 바뀌었지만…5천여 농민 숭례문 상경집회

  • 입력 2025.11.22 20:39
  • 수정 2025.11.23 18:41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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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1만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며 을지로입구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상복을 입은 여성농민들이 현 정부의 내란농정 등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상복을 입은 여성농민들이 현 정부의 내란농정 등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전용철·홍덕표 열사 20주기를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전용철·홍덕표 열사 20주기를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권이 바뀌었지만 농민들의 원성은 오히려 높아져만 가고 있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은 22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인 5천여명의 농민들은 ‘이재명 농정’ 아래 농민들의 삶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음을 자신들의 표정과 함성으로 증명했다.

대회사에 나선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올해 11월 이 무렵이 전용철·홍덕표 농민 사망 20주기, 백남기 농민 사고 10주기임을 상기했다. 농업을 멸시·천대하는 세상에 맞서 싸우다 수많은 농민들이 희생됐음에도 여전히 투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회장의 분위기는 시작부터 무거워졌다.

하 의장은 “농민들은 지난 3년 윤석열정권뿐 아니라 역대 어느 정권과도 끊임없이 투쟁했다. 어떤 정권도 농업파괴·농민말살 농정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재명정부도 마찬가지다. ‘농정대전환’을 공언하며 윤석열 내란농정 수장 송미령을 유임하고, ‘국가책임농정’을 얘기하며 농업4법을 후퇴시키고, ‘국토균형발전’을 운운하며 농촌에 송전탑을 꽂고, ‘농산물 추가개방을 막아냈다’ 자화자찬하며 검역주권을 팔아넘겼다. 이것이 6개월이 채 되지 않는 동안 이재명정부가 보여준 농정”이라고 성토했다.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기후재난으로 고통받은 농민들의 현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기후재난으로 고통받은 농민들의 현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이어진 규탄발언에선 참가자들의 출신과 품목이 제각각인 농민대회 치고도 매우 다양한 주제의 규탄이 이어졌고, 무대 아래에선 발언마다 팻말과 소품 등 조직적인 상징의식도 등장했다. 이재명정부의 농업·농촌 정책이 총체적으로 농민들의 반감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상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농촌의 중대 현안인 기후재난 문제를 짚었다. 이례적 가을장마로 인해 전국에 농작물 재해가 닥쳤지만 정부의 미온적 재해 인정과 비현실적 조사·보상으로 농심이 들썩이고 있는 실정이다.

정 회장은 “재해보다 분통터지는 건 재해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농민, 피해를 증명해야 하는 것도 농민, 그 피해 기준에서 제외되는 것도 농민이라는 것”이라며 “‘재해를 보상해주면 농민이 생육관리를 열심히 안할 것’이라고 망발하는 송미령 장관인데 뭘 기대하겠나. 내란농정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농업통상과 볏값 문제도 주요 구호였다. 경북 의성 사과농가 김준기씨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드러나고 있는 검역주권 침해 문제를 지적하며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국민식탁의 안전과 한국농업의 미래를 제물로 삼아도 된단 말인가”라고 부르짖었고, 대농협 나락 적재투쟁 중인 윤택근 전북 정읍시농민회장은 “쌀값이 오른다고 난리지만 나락값을 제대로 받는 농민은 없다. (쌀값이 오르기도 전인) 수확기 전 나락 시세가 40kg 7만원이었는데 농협은 우선지급금 6만원을 지급하고 있다”며 농촌 상황을 전했다.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강원 홍천에서 온 남궁석 위원장이 농어촌기본소득의 전면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강원 홍천에서 온 남궁석 위원장이 농어촌기본소득의 전면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업 외적으로는 최근 농촌지역 전반을 엄습하고 있는 고압송전선로 이슈에 상당한 무게가 실렸다. 수도권 및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전력수요를 위해 농촌지역에 대대적인 발전·송전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문제인데, 지역마다 격화되고 있는 투쟁을 증명하듯 해당 지역 농민들은 독자적인 투쟁 조끼와 조형물 등을 들고 와 눈길을 끌었다.

피해 주민인 전남 영암 금정면 여성농민 김노연씨는 정부와 한전의 ‘밀실 계획’으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뺏기게 된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기업이전·지중화·해저케이블 등 대안이 있음에도 농촌을 희생시키고 있다. 언제까지 농촌은 소외되고 차별받아야 하나”라며 “난 한전의 일방적 통보로 한순간에 미래를 잃고 한전과 정부에 맞서는 투사가 됐다. 나를 평범한 농민으로 되돌려 달라. ‘다 같이 잘사는 대한민국’, 나도 그 안에 사는 국민이고 싶다”고 호소했다.

본대회를 마친 농민들은 숭례문-서울시청 일대를 순환 행진했다. 행렬의 선두에선 상복을 입은 농민들이 각 주제별 근조 문구를 붙인 쌀포대를 지게로 나르는 의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상기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정리발언에서 “농민들이 정부에 농업정책을 강하게 요구하는 이유는, 농업의 현실이 국가가 농촌·농민을 희생시킨 결과로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라며 “오늘 나온 농민들의 모든 요구는 정당하다. 각자의 요구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될 것이고, 앞으도 더 많은 투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건 대학생 오지영씨의 시민발언이었다. 지난해 12월 남태령 밤샘 집회 이후 연대의 힘을 깨닫고 삶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오씨는 “남태령을 넘고 나서 내 삶은 달라졌지만 농민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과 달라진 건, 농민들과 함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난 게 아닐까 한다. 남태령에서 얻은 깨달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농민들과 연대하겠다”며 농민들과 마음을 포갰다.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경북 의성 사과농가 김준기씨가 한미 관세협상에서 드러나고 있는 검역주권 침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경북 의성 사과농가 김준기씨가 한미 관세협상에서 드러나고 있는 검역주권 침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윤택근 전북 정읍시농민회장이 쌀값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윤택근 전북 정읍시농민회장이 쌀값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전남 영암 금정면 여성농민 김노연씨가 고압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피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전남 영암 금정면 여성농민 김노연씨가 고압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피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대학생 오지영씨가 지난 남태령 집회에서의 연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대학생 오지영씨가 지난 남태령 집회에서의 연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상복을 입은 여성농민들이 현 정부의 내란농정 등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상복을 입은 여성농민들이 현 정부의 내란농정 등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나락값 8만원 보장' 등 요구사항이 적힌 포대를 지게에 짊어지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나락값 8만원 보장' 등 요구사항이 적힌 포대를 지게에 짊어지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전남 영암지역 농민들이 고압송전선로·철탑 건설계획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송전탑 모형을 앞세워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전남 영암지역 농민들이 고압송전선로·철탑 건설계획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송전탑 모형을 앞세워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친환경농민들이 농지 소유주와 친환경인증으로 인한 갈등으로 농지를 빼앗길 수밖에 없는 처지를 빗대 '임차농부 보호하라' 문구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친환경농민들이 농지 소유주와 친환경인증으로 인한 갈등으로 농지를 빼앗길 수밖에 없는 처지를 빗대 '임차농부 보호하라' 문구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5천여명의 농민들이 '내란농정 청산 및 농민중심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나락값 8만원 보장' 등 요구사항이 적힌 포대를 지게에 짊어지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나락값 8만원 보장' 등 요구사항이 적힌 포대를 지게에 짊어지고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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