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통일 의식에 대한 상반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통일연구원의 조사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통일이 필요치 않다고 응답했는데, 이후 발표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의 조사(10월 26일 공개)에서는 3명 중 2명 이상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결과가 맞느냐가 아니라 결국 시간이 갈수록 국민의 통일 의식이 더 옅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통일 의식이 매우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지겹도록 반복돼왔다.통일연구원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의
북한의 관광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7월 원산시에 대규모 해안관광지구를 개장했고, 백두산 아래 삼지연시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호텔이 영업을 개시했다. 북한의 관광산업은 누가 뭐래도 금강산이 으뜸이다. 남한의 많은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금강산을 찾기 때문이다.남북한의 관광협력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98년 11월 18일 826명의 남한 관광객을 실은 현대금강호가 강원도 동해항을 출발해 금강산 입구 장전항에 도착하면서 금강산관광이 시작됐다. 해로관광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03년 9월부터는 육로관광을 개시했다. 200
이재명정부는 출범 후 남북관계 복원과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고, 남북대화는 멀게만 느껴진다. 남북대화는 2018년 12월 ‘제2차 남북체육분과회담’을 끝으로 지금까지 6년 9개월째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1971년 9월 20일 남북적십자회담 이후 지금까지 남북대화의 역사에서 가장 긴 중단이라고 한다. 남북연락채널도 2023년 4월 마지막 통화 이후 지금까지 막혀있다.남북 간 실질적인 대화나 교류가 전무한 상황에서 국내외 북한 연구자들은 주로 기존 연구 성과와 북한의 공식적인 대외용
북한의 농업정보화기술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국 4000여개 리 단위에 구축된 정보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농업정보화기술을 확대 보급하고 있다. 북한 중앙과 지방의 농업부문 모든 기관과 농장들이 먼거리협의체계(원격협의시스템)를 갖추고, 농업현장의 영농공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농업부문 원격협의시스템과 관리정보체계는 농업위원회, 농업과학원, 과학농사추진조, 도·시군 농업기관과 농장을 포괄하는 국가농업기술 통합관리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시기·지역·곡종 등 공정별 영농기술을 보급하는
북한의 과학기술개발 의지는 어제오늘의 모습이 아니다. 한정된 자원과 러시아, 중국 등을 제외하면 국제적 협력을 기대할 수 있는 우군도 부족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도 반복적으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부문의 첨단화는 물론이고 인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과학기술이 연일 강조되고 있다. 최근 로동신문이 과거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다시 꺼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26일 신문은 2019년 10월 김 위
드라마 한편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를 움직였다. 사건은 지난 4월 방송을 시작한 ‘백학벌의 새봄’이라는 22부작 드라마에서 비롯됐다. 높은 인기를 얻은 드라마는 낮은 농업 생산성으로 고생하던 농장의 책임자들과 농민들이 식량생산량을 늘이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황해남도 신천군 백석농장을 배경으로 제작된 드라마에는 보기 드문 ‘논판메기양어농법’이 등장했다.우연이었을까. 지난 7월 김정은 위원장이 황해남도 신천군의 농장을 방문했다. 주요 목적은 논판메기양어농법 실태를 점검하는 것이었다. 군부대가 경작하는 논에서 벼와 메기를 함
지난달 28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의 담화는 현재 북이 남북관계를 어떻게 판단, 규정하고 있는지 다시금 보여줬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남북관계의 장애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보여줬다. 담화 말미에 담긴 “우리의 남쪽 국경 너머에서는 침략적 성격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의 연속적인 강행”이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이재명정부와 ‘실종된 평화의 복귀, 무너진 남북관계 복원’이라는 과제를 안고 취임한 정동영 신임 통일부 장관이 곧바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북은 이번 담화를 통해 ‘조한관계’라는 생소한 용어까지 사용하며 기존 남북관
북한 농업의 숙원사업인 린비료(인비료)가 하반기부터 농업현장에 정상 공급될 전망이다. 화학공업성은 하반기부터 새 시비년도에 필요한 인비료를 생산하는데 힘을 넣고 있다. 북한 당국은 순천린비료공장의 생산을 확대하고, 린정광 증산 및 품질보장, 새로운 린광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채취공업성에서는 린정광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시멘트 생산공장 운영 경험과 기술을 도입하는 등 생산설비의 정상 운영을 추진 중이다. 또한 린회암 비료 생산기지를 추가하는 등 건설건재공업성은 10여개 대상의 건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 주요 부처들이 발 벗고 나
최근 북한이 서울시 전체 면적보다 넓은 규모의 농경지를 늘렸다는 소식이 전해져 흥미를 모았다. 6월 보도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6년간 전국적으로 5만8500여정보(1억7550만평)의 새 땅이 농업토지로 등록되고 2만1000여정보(6300만평)의 농경지가 환원 복구됐다고 한다. 새 농경지로 등록되거나 환원 복구된 약 2억4000만평(약 793.4㎢)은 서울시 전체 면적 약 605㎢(2025년 기준)보다 넓은 규모다.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고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
최근 북한 언론에 흥미로운 보도가 등장했다. 멜라민수지를 만드는 공장의 준공식에 대한 것이었다. 멜라민수지 생산 공장은 북한 최대 비료공장인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서 2023년 건설을 시작해 2년 6개월만인 지난 6월 초 완공됐다. 준공식에 참석한 김철하 화학공업상은 지난 2023년 1월 화학공업상으로 발탁되기 전까지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지배인이었고, 승진과 함께 멜라민수지 생산공정건설을 시작해 감회가 새로웠을 것으로 보인다.멜라민수지는 가정이나 산업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질 플라스틱 소재다. 주방용 그릇부터 접착제, 도료, 적층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직무에 들어가야 하는 이재명정부는 국정공백의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권에 대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일 단위의 매우 구체적인 ‘집권 100일 플랜’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확실한 내란의 종식, 경제 회복, 국민의 생명과 안전 수호 등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공존과 공영의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계엄과 내란이라는 비정상적인 변수로 인해 치러진 대선이기에 무엇보다 국민들은 중첩된 국가적 난제를 신속히
ZERO to ONE.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능력. 미국의 테크기업 팔란티어 창립자 피터 틸(Peter Thiel)이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의 창업정신을 강조하면서 사용한 개념이다.남북관계가 냉전시대를 방불케 하는 긴장상태다. 둘 사이에는 상호불신과 적대를 부추기는 징후들이 넘쳐난다. ‘핵은 핵으로 막아야 한다’는 위험천만한 막말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활로는 암울하기만 하다.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자리는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것으로 채워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된다. 대통령선거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지난 4월 10일 통일부가 발표한 ‘평화경제특구 기본구상’의 핵심은 오랫동안 발전에서 소외됐던 접경지역을 개발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고 장기적으로 남북경제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단절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뜻 생뚱맞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들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한국은 내란 사태 이후 조기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는, 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한가롭게 남북경제공동체를 이야기할 때인가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통일부가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4일까지 평
거버넌스(Governance)는 정부, 기업, 사회단체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따라서 거버넌스 과제 해결의 핵심은 사업주체 사이의 칸막이를 제거하고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경제적 이해와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거버넌스를 통한 해법은 국제적으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최근 북한이 다양한 영역에서 거버넌스 개혁을 추진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거버넌스 개혁이 시작됐다. 특히 농업, 건설, 지방공업, 주요 산업 분야에서
지난 3월 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국제사회가 판단하기에 올해 역시 북한의 식량 사정은 만만치 않을 것처럼 보인다. FAO가 지난달 7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 북한이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국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FAO가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19년째 등재다. FAO는 “북한 내 식량 소비 수준이 낮고 주민들이 다양한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5∼9월 춘궁기에 식량 불안이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농촌진흥청 발표 역시 비
연말연시 북한의 파격 인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내각 총리가 교체됐고, 국방상 출신이 내각 부총리로 자리를 옮겼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지난해 말 북한은 정부의 주요 직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정부의 인사가 중요한 이유는 주요 인물의 자리 이동을 통해 국가가 의도하는 지향과 목표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사는 매우 이례적인 특징을 보여준다.먼저 국가 경제를 관리하는 내각 총리를 교체했다, 2020년 취임해 5년 동안 내각을 이끌었던 기업인 출신 김덕훈이 당의 경제담당 비서로 자리를 옮기고, 대신
올해는 북한에게 매우 중요하고도 절박한 해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해다. 지난 5년의 성과를 인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매년 말 한 해의 목표 달성 수치를 발표하지만, 수치와 실제 인민의 삶은 불일치하기 일쑤다. 때문에 북한 당국은 인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최근 고위 관료들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매서운 질타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북한에 있어 농업생산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때문에 연초부터 농업생
연말연시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연이은 질책으로 잔뜩 긴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몇가지 장면을 살펴보자.첫 번째 장면은 지난해 12월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지방공업정책을 전면 수정하며 두 가지의 구체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드러났다. 먼저, 2023년 민수공장에서 생산한 농기계의 성능이 문제가 됐다. 농촌에 공급한 약 1만대의 농기계 중 일부가 “성능이 낮고 고장이 많아 작업에 제대로 리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가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해도 실지 농
지난해 12월 23~27일 북한이 개최한 조선로동당 전원회의는 2024년 주요 국가 정책사업의 결과를 평가하고 올해 사업 목표를 제시하는 자리였다. 회의를 통해 북한은 2024년 국가 경제 전반에서 성장 추세가 분명해졌다고 자평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올해 이를 성공적으로 완결하면서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역시 규모 있는 건설사업을 이어가고 경제 전반을 통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와 방법 등을 해결해 5개년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이른바 ‘트럼프 2.
지난해 12월 말 북한 당국은 2024년 식량작물 생산 목표를 107%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103% 증산에 이어 연속해 식량 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추정한 2023년 총생산량 478만톤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511만톤을 생산한 셈이다. 참고로 농진청은 2024년 북한의 총 식량생산량을 478만톤으로 추정했다.북한 당국은 2년 연속 식량생산량을 늘이는 성과를 토대로 2025년 농업부문 과제를 제시했다. 기존의 거름실어내기와 같은 일상적인 과제와 함께 종자관리, 농기계 공급, 관개시설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