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김수나 기자] “농촌을 희생양 삼은 송전선로·철탑 건설은 비민주적일 뿐 아니라 폭력적이다”라는 외침이 전국 곳곳의 송전선로 경과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 구심점은 각 시군·읍면, 지자체·광역 단위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와 머잖아 꾸려질 전국 대책위원회다.먼저 전북에선 일찍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자체별로 신정읍-신계룡 345kV 송전선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 2023년 12월 22일 최적경과대역이 선정됐지만, 2024년 5월 설명회에서야 송전선로 건설에 대해 인지했다. 전북에서는 지난 5월 7일 8개 시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 추진계획이 확정되고 34만5000V(345kV) 초고압송전선로 입지가 가시화되며 경과대역 농민들과 주민들의 투쟁 또한 거세지고 있다.특히 지난 9월 8일, 출범 직후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고압 송전선로·철탑 건설 반대 영암군 대책위원회(위원장 정철, 영암대책위)는 9월 10일경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8시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 중이다. 정철 위원장은 강추위가 엄습한 지난 18일에도 상복을 입고 한 시간가량 상여소리와 함께 투쟁을 벌였다.영암군대책위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무자비한 태양광·풍력 발전 광풍 이후 이번엔 송전선로와 철탑이 다시금 전국의 농촌을 뒤덮으려 한다. 농지를 지키기 위해 분투했던 농민들은 이제 삶터를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농산어촌에서 집중생산된 풍력·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에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 건설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여기에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은 양의 전력과 물을 필요로 하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계획은 초고압송전선로 건설 추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후보 시절부터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계획을 밝혀왔던 이재명정부는 지난 9월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제주 제2공항의 예정지로 지정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은 겨우내 자라는 무,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등 제주에서만 재배가능한 월동채소의 주산지이자 제주 감귤의 보고 중 한곳이다. 제주 농민들, 특히 그 가운데서 공항이 들어서는 성산읍의 농민들은 지금껏 10년이 넘는 ‘투기광풍’의 피해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농사를 지어왔다. 성산 이전엔 공항이 들어올 거라던 소문이 무성했던 대정읍 일대가 그랬다. 그들이 제주에서 경작지를 잃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도 잘 아는 까닭이자, 10년 동안 ‘생존권’을 위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지 꼭 10년이 됐다. 그로 인해 망가질 제주의 농업과 마을 공동체, 자연을 지키려는 농민들이 국가계획에 맞선 지도 그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도내 제2공항을 함께 반대하는 다른 이들과는 또 다르게, 농민들은 ‘생존’을 위해 싸운다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면면은 정말 다양하고 그 이유 역시 하나하나가 중차대하다 할 수 있겠지만, 자신들의 생계와 일터가 걸린 농민들만큼 절박한 이들은 없을 것이다.그런 제주 농민들이 의미 있는 날을 맞아 다시금 의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가 경북형 공동영농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공동영농 사업은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돼 왔으며, 향후 성공적인 확대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전국 첫 ‘주주형 공동영농’ 실천한 문경 늘봄영농조합경북 문경시 영순면 늘봄영농조합법인(대표 홍의식, 늘봄영농조합). 경상북도(지사 이철우, 경북도)가 추진 중인 경북형 공동영농 사업의 모범사례로 언론지상에 자주 오르내린 곳이다.영순면은 고령의 농민들이 더는 농사짓기 힘들어 농지를 처분하는 빈도수가 늘어나는 등 농업 생산환경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기후위기와 생산비 폭등, 농촌 주민 고령화 등으로 인한 생산환경 악화. 오늘날 이 시련으로부터 자유로운 농민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별 농가 단위에서 이러한 시련들에 대응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정부 역시 이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라, 과거부터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는 2009년 이래 벼 재배 농가 대상 들녘경영체 육성사업을, 2016년부터 밭작물 농가 대상 밭작물공동경영체 육성사업을 시작하는 등 나름의 공동영농정책을 추진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한우준 기자] 평년 대비 두 배가량 많은 가을 강우에 벼 수확이 하염없이 늦어지자, 보리·밀은 물론 조사료 파종까지 줄줄이 뒤로 밀려가고 있다. 파종을 아예 포기한 경우도 적지 않아 생산량 감소 우려가 심각한 상태다.이미 파종을 마쳤어야 할 보리의 경우 10월 말 현재까지 소식이 없는 지경이다. 장재순 군산시농민회장은 “땅이 너무 질어서 주변에 아무도 보리 파종을 못 한 상태다”라며 “11월 10일 이전에는 보리를 넣어야 하는데 비가 또 언제 내릴지 몰라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 심어도 시기가 너무 늦어버려 동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수십 년의 농사 경력 내내 겪어본 본 적 없는 가을장마가 농민들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이번 가을장마는 농민들의 농업소득을 뒷받침할 마늘·양파 등 후작 재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월 말, 이미 파종·정식 시기를 놓친 현장 농민들은 마를 기미 없는 논을 거듭해 갈아내며 짙은 한숨만 내쉬었다.“10월 말 현재 충남 지역 마늘 파종 현황이 10%에도 못 치고 있다. 평년 같으면 파종을 진즉 다 마치고 마늘 싹은 잘 올라왔나, 부직포를 덮을 때가 됐나 쉬엄쉬엄 논밭을 둘러보러 다닐 텐데 지금은 이제나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벼 깨씨무늬병을 농업재해로 인정했지만, 피해신고 접수 과정에선 되레 농민들의 원성이 터져 나왔다. 피해접수 증빙 자료 중 하나로 RPC(미곡종합처리장) 출하내역을 제출하라는 지침 때문이었다.신청 대상은 지번별 피해율이 30% 이상인 농지인데, 전년도 출하량, 심지어 3년 치 출하량을 RPC·DSC(건조·저장시설)·정미소에서 떼와야 하는 상황에 여기저기서 ‘비현실적’ 증빙 방식이란 지적이 속출했다. 해당 출하량이 올해 피해가 발생한 논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뿐더러 통상 총 출하량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지난 27일 전국 최대 논콩 생산지인 전북 김제시 농민들이 애지중지 키운 논콩을 갈아엎었다. 논콩 재배를 위해 고가의 농기계를 빚내 마련했으며 여느 작물보다 손이 많이 가는 탓에 방제비와 제초 인력 등 들어간 생산비만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민들의 심정은 그 어느 때보다 침통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같은 날 논콩 피해가 가을장마로 인한 농업재해임을 인정했지만(전북·충북·경북), 복구비가 턱없이 미미해 농민들은 크게 환영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농민들이 더 분개하는 지점은 현재의 피해는 자의가 아닌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가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주곡인 쌀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쌀은 그나마 자급률 90%대를 유지 중인, 우리 농업의 상징적·실질적 요체며 식량안보에 있어서도 독보적 가치를 갖는 작목이다.대개 기록적 수준의 농업재해는 채소·과수류를 중심으로 발생해 왔지만 이제는 벼 재해도 일상이 되고 있다. 2020년대를 전후해 빈번한 가을철 태풍·강우로 생산이 불안정해지더니 지난해엔 수확기 이상고온에 따른 멸구 확산으로 대규모 흉작이 찾아왔다. 그리고 올해, 이례적인 가을장마로 깨씨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 달이나 이어진 가을장마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농산물에 광범위한 피해를 안겼다. 비가 그치고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재해는 일단 수습되고 있지만, 살아남은 작물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얼굴엔 여전히 근심이 가득하다.사과는 양광·감홍·시나노골드 등 조중생 품종이 치명적인 낙과·열과 피해를 입었다. 지역을 불문하고 통상 과원마다 10박스(18kg) 이내로 발생하던 낙과가 50박스 이상씩 발생하고, 수분을 머금은 사과가 터져버렸다는 호소가 빗발치고 있다.많게는 조중생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날아간 상황인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2024년 초 일조량 부족 사태, 7월 중부지역 홍수, 9월 벼멸구와 11월 폭설 피해. 올해 3월 영남 산불, 7월 전국적 홍수, 8월 강릉 가뭄과 10월 가을장마. 최근 2년 ‘대형’이라 부를 만한 농업재해만 모아 열거해본 것이다. 냉해·폭염·태풍·우박 등 ‘상식적 범위’의 재해들은 제외한 것이 이 정도다.2010년대 중후반 ‘기후위기’라는 용어가 농업계에 조심스레 등장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농업은 명백히 ‘기후재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 수십년 간격으로 발생하던 초대형 재해는 이제 한 해 동안
[한국농정신문 김수나·장수지 기자]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소멸위험지역부터 시행한다는 애초 공약과 달리 사업 지역을 한정하면서 벌써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란 우려가 나온다. 군 대상인 현 방안대로라면 도농복합시의 대다수 면이 제외되고 지방정부의 과도한 재정 부담 문제도 남아 있어 사업이 지속될 수 있겠나란 지적도 이어진다. 물론 시범사업이나마 시작됐으니 민관이 협력해 본사업으로 안착시킨다면 위기의 농어촌에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감도 공존한다. 이 사업이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으려면 어떤 점을
[한국농정신문 김수나·장수지 기자]‘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소멸위험지역부터 시행한다는 애초 공약과 달리 사업 지역을 한정하면서 벌써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란 우려가 나온다. 군 대상인 현 방안대로라면 도농복합시의 대다수 면이 제외되고 지방정부의 과도한 재정 부담 문제도 남아 있어 사업이 지속될 수 있겠나란 지적도 이어진다. 물론 시범사업이나마 시작됐으니 민관이 협력해 본사업으로 안착시킨다면 위기의 농어촌에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감도 공존한다. 이 사업이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으려면 어떤 점을 더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이재명정부 국정과제인 농어촌기본소득(기본소득)이 시범사업 형태로 첫발을 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한 전국 7개 군을 발표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2년간(2026~2027년) 개인당 매달 15만원씩(국비 40%, 지방비 60%) 받게 된다.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공모에는 49개 군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경기 연천·강원 정선·충남 청양·전북 순창·전남 신안·경북 영양·경남 남해가 선정됐다.공모 과정에서 지역 간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자 지역 주민들 사
[한국농정신문 권순창·한우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 농정 책임자인 송미령 장관을 끌어안았고, 국민의힘은 이를 윤석열농정 성공의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거대 양당 모두 농정을 향한 고강도 비판이 자가당착을 초래하는 상황.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중대한 농정 실책에 눈감은 가운데 국지적인 지적과 당부들만 조용히 이어갔다. 문제는 산적한데…지적이 없다송미령 장관이 이재명정부에 이식한 대표적 정책은 쌀 감산 정책이다. 송 장관은 쌀 공급을 ‘만성 과잉’이라 진단하며 지난해부터 벼 재배면적 감축을 본격화했는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윤석열정부의 농정이 잘못된 게 아니니까 계속되는 사업도 많을 것이고, 특히나 윤석열정부의 농식품부 장관님을 유임한 이유도 연속성을 이어가라는 취지 아니겠습니까?”“어떻든 장관님께서 윤석열정부와 이재명정부의 농정 사이에서 성찰하고, 폐기해야 할 것과 강화해야 할 것의 구분을 하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지난 14일부터 시작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첫 국정감사 일정은 여당과 야당 그 어느 쪽도 피감기관에 이렇다 할 ‘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좀체 보지 못했던 신기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산물 유통개혁 필요성과 개선대책은 꾸준히 제시되고 또 이행돼왔다. 이 과정에서 공영도매시장을 비롯해 농산물 유통구조는 더딘 속도로나마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여전히 유통개선 대책의 세부내용은 수십 년째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연혁별로 살펴보자면 1993년엔 생산자단체 중심의 산지유통 기능 제고가 주요했다. 이에 작목반 집중지원을 통한 품목별 전문조합 육성, 집하·선별·포장·가공의 일괄처리가 가능한 산지유통시설 지원 등의 내용이 유통산업근대화 기본계획 최상단에 자리 잡았다. 1985년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