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벼 재해…식량안보 괜찮을까

  • 입력 2025.10.31 09:00
  • 수정 2025.10.31 09:1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가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주곡인 쌀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쌀은 그나마 자급률 90%대를 유지 중인, 우리 농업의 상징적·실질적 요체며 식량안보에 있어서도 독보적 가치를 갖는 작목이다.

대개 기록적 수준의 농업재해는 채소·과수류를 중심으로 발생해 왔지만 이제는 벼 재해도 일상이 되고 있다. 2020년대를 전후해 빈번한 가을철 태풍·강우로 생산이 불안정해지더니 지난해엔 수확기 이상고온에 따른 멸구 확산으로 대규모 흉작이 찾아왔다. 그리고 올해, 이례적인 가을장마로 깨씨무늬병·수발아 등이 번져 두 해 연속 흉작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달 초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357만4000톤. 지난해보다도 1만톤가량 적은 물량인데 심지어 재해가 채 확산하기 전에 관측한 양이다(정부 감산 정책의 결과). 2024년산 벼멸구 피해만으로도 올해 단경기에 미증유의 원료곡 부족 현상이 발생했는데, 내년엔 자칫 일본 같은 국민적 쌀 대란 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품목인 만큼 재해 완충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책은 역행하는 분위기다. 쌀 대란 이후 황급히 감산 정책을 거둬들이고 있는 일본 정부와 달리, 이재명정부는 윤석열정부의 쌀 감산 정책을 승계해 지속 추진하고 있다.

아직 자급률이 100%에 미달한 상황에서, 정부의 쌀 감산 정책은 국내 감산을 통해 국산+수입 공급과 국내 수요를 기계적으로 맞추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주식의 일정량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자체도 불안요소이거니와, 재해가 일상화된 만큼 쌀 수급은 매우 빈번하게 공급 부족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