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지 꼭 10년이 됐다. 그로 인해 망가질 제주의 농업과 마을 공동체, 자연을 지키려는 농민들이 국가계획에 맞선 지도 그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도내 제2공항을 함께 반대하는 다른 이들과는 또 다르게, 농민들은 ‘생존’을 위해 싸운다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면면은 정말 다양하고 그 이유 역시 하나하나가 중차대하다 할 수 있겠지만, 자신들의 생계와 일터가 걸린 농민들만큼 절박한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제주 농민들이 의미 있는 날을 맞아 다시금 의지를 불태웠다. 제2공항 농민투쟁의 구심점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제주도연합은 제주 제2공항 반대투쟁 10년을 맞아 지난 10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농민대회를 열었다. 이날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 11월 10일은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을 담은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의 결과를 발표하며 개발을 공식화했던 순간이었다.
농민들은 처음부터 이 싸움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당사자성 투쟁임을 강조해왔고 이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김미랑 전여농 제주도연합회장은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지치지 않고 앞으로 10년이라도 더 싸워 제2공항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며 농민들을 대표해 다짐했다.
제2공항 사업은 그들의 생계수단이자 농사의 가장 중요한 도구인 농지를 확정적으로 집어삼킬 예정이다. 예정부지에서만 53만평의 농지가 반드시 강제 수용될 것이고, 공항 주변의 농지도 주변시설 개발에 휩쓸려 상당수 삼켜질 것이 분명하다. 항공기에 치명적인 조류유인 위험이 있다고 평가되는 반경 3km 내 감귤 과수원 면적은 실제 확인된 크기만 190만평에 이른다. 김만호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가난한 농민들이 농사지을 땅을 잃는 그 현실을 제주도정이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개발의 광풍에만 ‘올인’하는 개발 중심주의 정책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제주에 살며 제주 땅에서 농사짓는 ‘진짜 농민’들이 천명했다. 제2공항의 무산만이 농사를 존속할 수 있는 길이라 믿고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그 결연한 모습과 함께 이들의 싸움이 ‘생존 투쟁’일 수밖에 없는 자세한 이유를 함께 찾아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