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긴 장마였습니다. 그리고 또 두 차례의 태풍. 웃자람과 잎도열병, 목도열병.가을걷이가 시작된 들판에는 제대로 여문 것도, 제대로 서 있는 것도 없다시피 합니다. 마르지 않은 논에서는 쓰러진 벼를 베는 콤바인마저 힘겨워 보이고, 억지로 털어간 수매장에선 등외도 못 받고 개인 건조기로 향하는 농부의 트럭이 처량합니다. 조합장도, 담당직원도, 농부도. 뭐라 할 말이 없는.2020년 착잡한 가을입니다.가을걷이가 시작되기 전 여주농민회는 연례행사처럼 수매가 투쟁을 합니다. 통합RPC가 출범한 뒤 10년 동안 이어온 투쟁입니다. 쌀값동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1980~90년대 세계 대중문화에서 주로 거론된 주제 중 하나는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가능한가’였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엄지척’으로 유명한 시리즈, ‘움~치키’ 효과음이 인상적인 시리즈 등의 작품은, 결코 공존할 수 없을 듯하면서도 공존을 이루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이야기했다.어린 시절 저 영화들을 보던 당시엔 공존 같은 건 생각도 못하고 ‘이러다가 T-1,000(영화 의 악역 로봇) 같은 못된 로봇 때문에 지구가 멸망하는 거 아니냐’는 공포감에 시달렸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노수현, 농관원)이「친환경농축산물 및 유기식품 등의 인증기관 지정·운영 요령」개정안을 준비 중이다.지난달 28일 발의된 개정안은 그 동안 친환경농업계 및 친환경인증기관들이 제기해 온 개선사항을 일부 반영한 내용이다. 개정안에는 △인증기관 등급제도의 상대평가 방식을 기준 점수에 따른 절대평가 방식으로 개선 △인증 실적·증가율·매출액 등의 평가지표 삭제△등급평가 완료시기 및 평가결과 활용기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특히 인증기관 평가지표 중 인증 실적·증가율·매출액 등의 기준이 담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국책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이 올해 농업전망에 대해 3주 차를 두고 상반된 보고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와 역대급 이상기후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농경연은 9월엔 ‘농업소득이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으나, 지난 11일엔 ‘(올해)이전소득과 농업소득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서다.농경연은 지난달 24일 ‘2019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을 통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업경제조사의 세부 분석과 올해의 농가경제 전망 의견을 담았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올해 농식품부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 가운데는 유난히 별난 술이 하나 있다. 강원 홍천 ‘예술주조’의 ‘배꽃필무렵 이화주.’ 술은 기본적으로 마시는 음식이라는 게 통념 중의 통념이지만, 이 제품은 잘 발효된 요거트처럼 걸쭉해 마시기가 쉽지 않다.사실 이화주는 수많은 고서에 그 존재와 제조법이 나와 있는 엄연한 민속주다. 예술주조 정회철 대표가 이 옛 술을 복원하고 잣잎을 첨가해 재탄생시킨 것이다. 숟갈로 떠 먹거나 과일·고기 등에 찍어먹는 이 술은 재미와 풍미가 각별해 국내 소비자는 물론 일본 박람회에서도
전국적인 수해 복구에 나선 북한 당국의 기민한 대처가 놀랍다. 피해 지역을 돕겠다고 나서는 평양 시민의 결기가 높다. 북한은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피해를 복구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장에서는 긴급복구와 살림집 확충에 전력을 쏟는 양상이다. 김정은 시대의 재난대응체계가 처음 작동되는 듯하다.북한은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했던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당했던 황해도와 평안남도, 강원도에 지난달 군부대를 투입한데 이어 9월에는 ‘수도당원 사단’을 결성, 함경도 수해복구 현장에 급파했다. 여기엔 복구장비와 전문 인력을 함께 포함시켰
올해만큼 기상위기를 피부로 느껴본 적이 있을까? ‘요즘 바쁘시지 않아요?’ 주변 농민들에게 물으면, 잦은 비와 태풍으로 거둘 게 없으니 한가하다는 답변들뿐이다. 과수농가들은 냉해와 태풍으로 열매가 다 떨어져 수확할 게 없고, 채소작물을 심은 농가들은 태풍에 몽땅 쓸려 보내 일년 농사가 날아가 손에 쥐는 소득이 아예 없어 생계가 막막하다고 한다. 더구나 올해부턴 적과 전 재해보험 보상율도 80%에서 50%로 떨어져 보상이라도 기대했던 사람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사상 유례없는 5월의 폭설, 가장 긴 장마, 태풍 마이삭과 연이은 하이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 보소. 이기 청양고추라. 근디 온 밭에 (탄저)병이 다 들었어. 태풍에 쓰러진 것도 많고. 이번이 첫물인데도 딸 게 없다. (수확량이) 작년의 10분의1도 안 될 것 같은데. 비가 계속 오고 난 뒤에도 햇볕이 안 나고 날씨가 흐리니까. (고추가) 달리기는 많이 달렸는데 쓸 만한 게 별로 없어. 몇 고랑 다녀도 비료 포대 하나 채우기가 쉽지 않애. 앞으로 서리 올 때까진 따야 하는데….”
올해는 유독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코로나19와 여러 번의 태풍을 겪으면서도 논밭에는 작물이 수확을 기다리며 익어간다. 세상사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 또 선의를 지니고 이뤄낸 변화 역시 때로는 역작용을 나타내어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이는 사회 어느 분야를 불문하고 다르지 않다.사회변화에 따른 자체 변화가 요구되는 농업·농촌은 여러 통계 수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곳이다. 이는 목축이나 수렵과 달리 정착 형태로 진행되는 농업·농촌의 특성은 물론 천년을 넘는 긴 역사성을
[한국농정신문 강찬구 기자]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농진청)이 24일, 2019년산 농산물 소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2019년에 생산한 119개 작물과 5,300개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득조사 결과 중 국가승인통계 49개 작물에 관한 것이다.조사 결과 총수입에서 종자비와 임금 등의 경영비를 제한 금액의 비율인 소득율의 49개 작물 평균은 45.7%로 전년 대비 3.9%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과수 재배농가는 전년대비 소득이 증가했고 노지채소 재배농가는 소폭 증가, 화훼‧특용작물 재배농가는 소폭 감소했다. 식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유엔농민권리선언포럼(대표 윤병선)은 지난 2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찾아가는회의실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농민권리와 먹거리’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대산농촌재단, 농민의길, 글로벌환경변화와지속가능한먹거리연구센터가 후원으로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우리 농정과 먹거리 체계가 어떤 변화를 통해 재난상황에 대응해야 할지, 그 답을 유엔에서 채택된 농민권리선언의 내용에서 찾으려 시도했다. 포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계자만 참석해 진행됐으며, 대신 유튜브를 통
[한국농정신문 윤병구 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이 지난 24일 구례·곡성 수해지역에 사랑의 김치를 전달했다(사진).구례와 곡성은 지난 8월 집중호우와 섬진강댐 방류로 극심한 수해를 입은데 이어 태풍 피해까지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자원봉사가 이어졌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 손길마저 급격하게 줄어 복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전농 광주전남연맹과 전여농 광주전남연합은 수해지역에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김치일 것이라는 생각에 뜻을 모아 지난 19일 무안군여성농어업인센터에서 배추김치, 깍
[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경기도에서 학교급식 불용예산을 활용한 친환경식재료꾸러미 학생 가정 지원사업을 2학기에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참교육학부모회경기지부, 경기도교육희망네트워크, 교육환경개선학부모연합회, 친환경학교급식경기도운동본부 등 경기도 교육·학부모·급식 단체들은 지난 23일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정 교육감에게 이같이 촉구했다.코로나19로 1학기 학교급식이 중단되며 친환경농산물 급식농가들의 피해가 커지자 친환경농산물꾸러미 각 학생 가정 지원사업이 이뤄졌지만 대기업 가공식품 꾸러미가 배달돼 논란이 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청명한 날씨를 선보인 지난 21일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구사리 들녘에서 농민들이 가을걷이에 나서고 있다. 콤바인에서 쏟아내는 나락을 트럭 적재함에 담고 있던 이학규(59)씨는 “장마, 태풍이 겹치면서 올해가 흉년이라고 하는데 농사꾼이니 심어서 수확하는 건 숙명이 아닐까 싶다”면서도 “정부에서 볏값이라도 좀 올려서 책정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팜한농(대표이사 이유진)이 추석 명절을 맞아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농산물을 구매하는 농가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팜한농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역대 최장기간 장마, 잇따른 태풍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가를 돕기 위해 7,000여만원 상당의 쌀과 양파 약 32톤을 구매해 추석 전 임직원에 제공할 예정이다.팜한농은 지난 4월 임직원들이 직접 농산물 사주기 운동을 벌인 데 이어 지난 7월에도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활용해 3,000만원 어치의 마늘 9톤을 구매한 바 있다. 이외에도 팜한농은 인공수분과 잡초 방제 서비
2020년 대부분을 삼켜버린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은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일상적인 삶의 패턴 변화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식량에 대한 중요성, 식량주권이다.우리나라는 국민들이 섭취하고 있는 먹을거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제2의 주식이라 불리는 밀은 99%를 수입하고 있다. 밀, 콩. 옥수수, 참깨 등은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급률을 높이기보다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2007~2008년 발생된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역농협의 핵심은 경제사업에 있다. 농민조합원이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농민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 지역농협의 목적이어서다. 이에 은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개혁적 성향의 농협 조합장 모임 정명회와 공동으로 매월 1회 지역농협 경제사업의 모범사례를 찾아 소개하고자 한다.경북 청송군 현서면은 사과의 고장이다. 해발 420m, 한랭 기후에 햇볕도 풍부해 사과재배의 적지로 통한다. 현서면 전체 1,431가구 중 절반 이상인
자연재해로 인한 북쪽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것 같다. 장마와 8호 태풍 ‘바비’로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의 비 피해가 있더니, 9호 태풍 ‘마이삭’, 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강원도와 함경도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생방송에 가까운 재난방송을 통해 각 지역의 피해상황을 알리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던 같다. 내달 10일 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올해 국가적 행사를 크게 준비했을 북쪽으로서는 정책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5년, 10년 단위의 해를 소위 ‘정주년’ 또는 ‘꺾이는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농진청)이 코로나19 장기화와 집중호우 및 태풍 등으로 판매·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농업경영체를 지원하고자 추석맞이 온라인 판매기획전을 개최한다.이번 판매기획전은 전국 우수 농업경영체가 생산한 농·특산물과 가공제품으로 구성되며, 소비자는 우체국쇼핑과 네이버쇼핑 등을 통해 이를 구매할 수 있다.농진청은 우체국쇼핑에서 30일까지 청년농업인과 강소농이 생산한 우수상품을 선보이는 ‘청년농·강소농 추석상품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명절에 소비가 많은 과일·곶감 등의 제수용품과 다양한 선물용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연달아 불어 닥친 태풍에 벼 흑수·백수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흑수·백수는 강풍 등으로 생육 장애가 발생해 낟알이 검거나 하얗게 변해 쭉정이가 되는 현상이다. 이에 지난 15일 수확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 전남 진도군 농민들은 정부 수매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건조·정선 등 쉽지 않은 현실 여건에 쓴웃음을 삼켰다.진도군 고군면 모사리 일원에서 만난 농민 박부홍(72)씨는 전체 재배면적의 90%가 백수 피해를 입어 사실상 올해 수확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갑작스레 늘어난 벼멸구에 오전 무렵 농약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