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마다 나타나는 자욱한 안개 때문인지 운전을 해서 딸기하우스에 가는 것 자체가 고역인 나날이다. 어느덧 가을인 듯 싶더니 벌써 겨울문턱이다. 새벽녘 집을 나설 때마다 짙은 안개와 서리, 살얼음의 풍경이 돌림노래처럼 반복된다. 그런 날씨를 뒤로한 채 농민들은 수차례 태풍으로 쓰러진 벼를 겨우 일으키며 수확을 마쳤고 지금껏 미뤄뒀던 콩, 들깨 등의 갈무리와 김장 준비로 나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요즘 허리와 무릎이 말썽인 탓에 지난 부여군 농업인의 날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행사에 다녀온 아내의 말과 각종 기사를 보니 행사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2019년산 쌀 생산량은 374만4,000톤으로 신곡수요량 380만톤보다 약 6만톤 부족할 전망이다.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12일 통계청 발표를 인용해 올해 쌀 생산량은 전년 386만8,000톤보다 12만4,000톤 감소한 374만4,000톤이라고 밝혔다. 신곡 예상수요량 380만톤과 비교해 약 6만톤 부족한 물량이다.올해 벼 재배면적은 73만ha로 집계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논 타작물재배지원사업 등으로 지난해 73만8,000ha에서 8,000ha가 감소됐다. 여기에 태풍과 잦은 비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업인의 날’인지도 헤아리지 못한 채 구슬땀 흘리는 농민이 있다. 전남 순천 낙안들녘에서 마지막 추수에 나선 농민이 있다. 태풍에 힘없이 쓰러진 나락, 콤바인으로 애써 수확하며, 중간 중간 낫으로 벼를 갈무리 할 수밖에 없는 농민이 있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석양을 오롯이 받으며 쓰러진 나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농민이 있다. 제발, 이 쌀값·저 농산물값, 고생한 보람만큼만 나오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 가득한 농민이 있다.오늘은 ‘농업인의 날’인데, 농민은 식량안보를 지키는 공직자라며, 공공연하게 농업을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업분야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값 폭락, 쌀 목표가격 폐지 논란 등 참담한 농업 현실과 문재인정부의 지속된 농정 실패에 분노한 농민들이 ‘농업인의 날’인 11일 농기계 투쟁에 나서 현 정부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농업 정책에 분명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이날 오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순천시농민회 회원 50여명은 트랙터 20여대와 트럭 20여대를 이끌고 순천시청 앞에서 모여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일방적 쌀 목표가격 폐지 저지를 위한 전국 동시다발 농기계 투쟁 선포식’을 열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업관측본부는 11월 농업관측을 통해 태풍 피해를 입은 배추·무의 출하량이 당분간 평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9~10월 가을장마와 태풍은 시기상 가을배추에 큰 피해를 안겼다. 가뜩이나 지난해 가격이 폭락해 재배면적이 줄었는데 유실 피해까지 겹쳤고 단수도 5%가량 줄었다. 올해 가을배추 예상생산량은 평년대비 21% 감소한 110만4,000톤이다.겨울배추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하다. 재배면적은 평년보다 3% 많지만 단수가 줄어 예상생산량은 평년대비 2% 감소한 33만2,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마늘 심으려고 날 다 잡아놨는데 태풍이 오는 바람에 밭이 이렇게 됐어. 비도 많이 오고 물이 안 빠져서 엄청 질척거려. 온통 진흙이라 신발 버리니까 들어오지 마요. 같이 일할 사람들도 불렀다가 취소했어. 물이 좀 빠져야 일하기도 편하고 제대로 심지. 그냥 있긴 뭐해서 나왔어. 혼자 쉬엄쉬엄 해보려고.”
[한국농정신문 안기원·김희봉·윤병구 기자]충북과 충남 보령, 전남 순천 농민들이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을 맹성토하고 나섰다.충북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서원복, 충북농단협)는 지난 4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를 정부에 요구했다.충북농단협은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자국의 농업과 농민의 운명을 내팽개치고 스스로 통상주권을 포기했다”며 “개방농정과 무차별적인 농산물 수입으로 농업이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또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주권 포기, 농업 홀대의 결정판, 굴욕외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2019 우리쌀 한마당 행사’가 지난 9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사)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김영동, 쌀협회)가 주관한 행사로 우리쌀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고, 1인가구 증가 등 소비환경 변화에 따른 쌀 가공식품 모델 마련을 위해 추진됐다.행사에선 우리쌀과 잡곡, 우리밀 등 농민들이 전국에서 생산한 우리 농산물이 눈길을 끌었으며 떡메치기와 인절미 시식, 김장담그기, 팔도막걸리 시음 등 다채로운 체험거리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또한 우리쌀 OX 퀴즈와 장기자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가락시장에서 중국산 신선무가 거래될 뻔한 일이 발생했다. 비록 거래는 무산됐지만 기어코 공영도매시장에 수입무가 발을 들였다는 사실이 농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수입무 반입 과정에서 도매시장 거래제도의 편법운영 실태까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올 초부터 줄곧 폭락에 시달리던 무 가격은 최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일시 상승해 있다. 이미 작황 피해를 크게 입은 농민들은 가격 상승을 틈타 수입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경계심을 품어왔다. 지난달 초 평택항에 입항한 중국산 신선무 사진이 나돌면서 산지의 긴장감은 극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쌀 목표가격 결정을 2년째 미루는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에 국회 내에서도 쓴소리가 터졌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 무소속)은 5일 ‘쌀 목표가격을 조속히 결정하고 변동직불금 예산 즉시 지급하라’고 논평을 냈다.이용호 의원은 “쌀 목표가격 재설정이 2년 째 국회에 표류 중”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로 연초에 지급됐어야 할 2018년산 쌀 변동직불금이 아직도 지급되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 추수도 끝났다. 연이은 태풍으로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시름에 빠져있는 농가를 위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가을걷이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경북 의성군 단북면 이연리 들녘에서 안병기(65)씨가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고 있다. 4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온 안씨는 “단북 들녘이 의성에서도 쌀로는 내로라하는 곳”이라며 “다행히 태풍 피해도 없어서 농사가 잘 됐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1년 내내 바닥에 붙었던 배추·무 가격이 반짝 상승하자 수입 증가에 대한 우려가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폭락에 시달렸던 농민들이 또 다른 근심에 휩싸였다.올해 연초부터 배추는 10kg당 2,000원대, 무는 20kg당 7,000~8,000원대의 낮은 도매가격이 계속 돼 왔다. 그러나 최근 작기전환과 재배면적 축소, 태풍피해 등이 겹치면서 배추 가격이 1만원대 초반, 무 가격은 2만원 전후까지 올라와 있다.가격은 올라왔지만 작황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터라 농민들의 소득 전망은 밝지 않다. 오히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회장 백현길, 한유련)와 가락시장 농산물 품목별 생산자협의회(회장 곽길성, 품목별협의회)가 지난달 29일 가락시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분별한 농산물 수입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공영도매시장을 규탄하는 자리였다.한유련은 산지유통인들이 만든 이익단체, 품목별협의회는 농산물 품목별 생산자단체들이 모인 협의체로 모두 가락시장의 대표적인 출하자단체다. 수급상황이나 도매시장 동향에 대해 최근 산지의 목소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이날 기자회견의 가장 큰 목적은 수입 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는 배추·무 수급불안 상황을 맞아 지난달 28일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다.올해 배추·무는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가을장마·태풍 등 재해까지 입어 생산량이 상당 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평년대비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21%, 가을무 생산량이 18% 감소할 전망이다. 평년 이상의 공급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양념채소(고추·마늘 등)는 가격이 부진하겠지만, 배추·무는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농식품부는 단기적 물량부족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배추·무 수매비축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충남 일대에서 통일벼베기 행사가 진행됐다.지난달 19일 서천군농민회를 시작으로 27일엔 논산시농민회, 11월 1일 부여군농민회, 2일 당진시농민회, 3일 예산군농민회가 통일벼베기 행사를 개최했다.정효진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은 “통일농기계 품앗이 운동의 모체가 된 통일모내기와 벼베기 행사는 우리 농민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노동자,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하면서 충남농민들이 갖고 있는 통일의 기운을 나누는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충남에서 하고 있는 통일품앗이 운동을 지속 추진해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간 교류의
Q: 날이 추워진다 싶으니 노점이나 마트에 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군침은 도는데 신 걸 잘못사면 어쩌나 걱정도 됩니다. 귤은 언제 사먹어야 가장 맛있을까요?A: 바야흐로 감귤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감귤,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귤이라고 다 같은 귤은 아니랍니다. 10월부터 11월까지는 극조생귤,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는 조생귤이 나옵니다. 과일의 맛은 기본적으로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아무래도 출하 초기보단 뒤쪽에 나오는 게 더 잘 익었겠죠? 극조생은 10월 말 이후, 조생은 11월 말 이후에 구입하시면 당도가 좋을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전북 정읍의 샘골농협에서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지난달 9일부터 농작업대행사업(콤바인 수확작업)을 실시하고 있다.특히 올해의 경우 잦은 태풍으로 쓰러진 벼가 많은 가운데 기계가 없는 소농과 여성농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효자사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농작업대행사업 신청 요건은 샘골농협 조합원이면서 경작면적이 5필지(6,000평) 이하 농가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고령농가(70세 이상)와 여성농민은 우선순위 대상자다.허수종 샘골농협 조합장은 “농작업대행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농촌의 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도올 김용옥 선생은 인터뷰 막바지에 1948년 제주 4.3민중항쟁(4.3항쟁)과 여수·순천 민중항쟁(여순항쟁)의 역사성을 강조하면서 올해 초 출간한 본인의 저서 '우린 너무 몰랐다'(통나무)를 소개했다.도올은 “이 책을 씀으로써 이승만정권에 의해 시작된 남한의 역사가 얼마나 왜곡됐는지 이야기하고자 했다”며 “제주 4.3항쟁 과정에서 학살당한 사람이 최소 3만명 이상이며, 여순항쟁에서 학살된 사람도 최소 2만명 이상이다. 이처럼 수만명이 학살당한 역사가 우리 농촌의 역사, 농민의 역사”라 강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논이 600평이라. 근데 지난 태풍에 절반이 넘어갔어. 아직 물이 안 빠져서 논에 물이 흥건하잖아. 안사람이랑 하루는 꼬박해야 다 세우지 싶어. 이게 안 세우고 그냥 놔두면 누렇게 변하거든. 그러면서 썩어. 오는 태풍을 막을 수도 없고. 다 안 넘어간 게 다행이지. 잘 세워서 말려봐야지. 원래 보름 후엔 수확하려고 했는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달 28일 전남 곡성군 입면 창정리의 한 지방도로에서 박기례(67)씨가 10년을 넘게 사용한 수레에 갓 수확한 콩을 싣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박씨는 “올해는 태풍 때문에 모든 게 엉망이었다”면서도 “그래도 잘 말려서 메주 쑤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