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 선택이 아닌 필수

  • 입력 2020.09.20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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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부분을 삼켜버린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은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일상적인 삶의 패턴 변화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식량에 대한 중요성, 식량주권이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섭취하고 있는 먹을거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제2의 주식이라 불리는 밀은 99%를 수입하고 있다. 밀, 콩. 옥수수, 참깨 등은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급률을 높이기보다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2007~2008년 발생된 애그플레이션 등을 계기로 주요 국가들은 중장기적인 식량자급 목표치를 설정했고 식량을 안정적으로 자급하는 방안에 관심도가 집중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도 식량자급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식량자급률 향상은커녕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실정이다.

식량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후는 급격하게 변동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기후변화 체감도가 더 높아졌다. 물론 지금 당장 식량 부족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낮은 식량자급률에 대한 문제가 전 사회적으로 부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식량자급률을 더 높여야 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는 것은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식량의 수입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스스로 자급할 수 있는 길은 더욱 멀어진다. 수입에 의존하면 할수록 국내 생산기반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성을 인식해도 농사지을 농지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라는 감염증 확산과 냉해, 집중호우, 태풍 등에 의한 피해로 수확량이 급감한 상황은 우리에게 깨우침을 주기에 충분하다.

식량을 자급하지 못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식량은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무기가 돼 주권을 제약할 것이다. 미국 등 주요 곡물 수출국들은 세계 곡물시장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지고 막강한 정치적 힘을 가진 다국적 곡물메이저는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식량을 자유롭게 거래하게 됐다고 해서 누구나 필요할 때 원하는 값에 손쉽게 구입할 수는 없다.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위기상황에서 결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더 늦기 전에 식량주권을 지키는 방향을 농정의 중심에 두고 식량자급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품목별로 자급률 목표치 설정과 이를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제2의 주식인 밀 자급률 향상을 위한 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밀 자급률을 높이려면 우리밀 소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밀 품질 관리체계부터 정비해야만 한다. 국내산 밀, 콩 등의 소비확대를 위해 학교급식 및 공공급식의 가공식품 식재료 구매와 연계시키도록 공적 조달방식 도입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우리밀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해 국민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우리밀과 수입밀 차액지원 사업도 필요하다. 정부는 수입산이 아닌 국내산 비축사업을 확대해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정책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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