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김수나 기자]오늘날 한국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인 농민의 목소리는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지고 있을까? 한국 언론지형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강한 편인 소위 ‘중앙언론’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국회, 대기업 등 극히 일부 공간만을 바라보거나 특정 현안이 발생하면 그것을 쫓기 바쁜 사이, 도시 바깥 농촌의 이야기는 극히 예외적 사례로서 취급됐다.몇 군데나마 ‘중앙언론’이 최근 농업 현안을 어떤 식으로 다뤘는지 살피는 것은, 향후 언론이 시민에게 농업문제를 어떻게 전할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원래 동생이 많이 도와줬는데 동생도 할 일이 있다 보니 일이 겹쳐서 혼자서 하게 됐어. 농번기라 인력이 달리니까. 논에 모판도 갖다 놓고 하면 좋은데 혼자서 하니까 못자리한 데서 이앙기에 직접 싣고 오는 겨. 올핸 내 거랑 남의 논이랑 해서 한 2만평 좀 넘게 해. 지금 심는 건 중생종인데 모내기는 거의 마무리여. (6월) 15일 안쪽이면 끝난다고 봐. 군 제대하고 92년도에 내려왔으니 농사지은 지 꽤 됐지.”
과수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올해와 같은 해가 또 있었을까? 이야기로 듣던 기후위기를 몸소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한해가 되고 있다.사과의 경우 4월 평년보다 열흘 이상 빠른 개화로 인한 냉해와 결실 불량으로 전년보다 착과량이 16% 줄었다. 중심화 결실율은 전년에 비해 89% 적다(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 6월호).5월 말과 6월 초순엔 우박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수천ha의 과수원이 초토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전국 곳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번지고 있다. 올해 과수 농가들은 냉해와 결실 불량, 우박에 과수화상병까지 3중, 4중의 재난을 겪
[한국농정신문 권순창·한우준 기자]농촌 주민과 농업 관련 전문가·언론들은 식상하다 할 만큼 일상적으로 농업·농촌 문제와 부딪히고 있지만 도시민들에겐 좀체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요행히 농촌에 밀접한 연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편적·표면적인 정보들만 보면서 농촌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의 절대다수는 도시민이며, 도시민들의 농촌 인식은 농촌의 지속성 보장과 농정의 효율적 설계에 알게 모르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본지는 농업·농촌 문제를 바라보는 도시민들의 시각을 살펴보기 위해 기존의 설문조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민과 도시민 사이에는 농산물 생산과 소비라는 밀접한 연결고리가 존재하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농업·농촌에는 각자 거주하는 장소의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큰 격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농업·농촌의 문제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며 도시민이, 나아가 국민이 함께 풀어내야 할 문제기도 하다. 은 지난달 23일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도시민·농민 대표의 목소리를 모아봤다. 사회 원재정 편집국장·정리 장수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농업계에선 ‘농업 문제는 섬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정말 섬 속의 농민들만 농업
농촌에서 농산물을 생산해 도시 소비자에게 먹거리를 공급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농민이다.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중요한 것 3가지만 뽑으라고 한다면 농민들은 단연 땅과 농업기술과 사람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사람은 농업기술을 수년에서 수 십년 동안 습득한 농민을 뜻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농업기술을 습득한 농민의 숫자가 줄어 현재 200만명 정도로 보고 있고 그마저도 나이가 많은 연로하신 농민들의 숫자가 많다. 우리나라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적정인구는 500만명 정도라고 얘기를 하는데 현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의 한 들녘에 접한 국도변에 농사용 트럭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트럭 난간을 붙잡고 서있는 농민 A씨는 연거푸 담배만 태우며 자신의 양파밭을 바라보고 있다. 양파 수확기가 거의 저물어가는 지금, 밭에는 내국인 노동자 한 명만이 남아 힘겹게 비닐을 걷고 있었다.사정은 이랬다. 약 1만평 규모의 양파농사를 짓는 A씨는 이날 인력중개업체를 통해 인당 13만원을 약속하고 10명의 노동자를 불렀다. 한 필지의 작업을 끝내고 수확한 양파를 망에 담아 공터에 내려놓기까지는 했는데, 딱 거기까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정부가 미등록(불법체류) 이주노동자와의 ‘결별’을 선언한 가운데, 사실상 이들로 인해 지탱되고 있던 농촌사회는 농번기를 맞아 비명을 지르고 있다.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엄정한 외국인 체류질서’를 확립하겠다며 불법체류에 대한 정부합동단속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익에 도움이 되는 유연한 외국인 정책의 전제는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이라며 단속을 계속할 것이라 말했고, 그 말대로 올해엔 1차 합동단속(3~4월)에 이어 지난 6월부터 2개월 간 2차 합동단속이 전개되고 있다. 41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촌 지역, 그중에서도 면 단위 지역 주민을 위한 먹거리돌봄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까?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잘 논의되지 않은 해당 주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대표적으로 충북 옥천군 주민들이 ‘먹거리돌봄을 통한 면 단위 통합돌봄체계 구축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옥천군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추진단 주최, (재)지역재단 진행으로 옥천읍 옥천공동체허브 ‘누구나’에서 옥천군 신활력아카데미 정책포럼 ‘먹을거리돌봄을 통한 면 단위 통합돌봄체계 구축방안 정책포럼’이 열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그간 과수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강원도 정선군과 양구군에서 지난 16일 연이어 발병이 확인됐다. 각각 사과 과수원 2곳씩 총 1.7ha, 0.83ha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며, 과수화상병 정기예찰 중 농가가 자발적인 예방관찰(예찰)을 펼쳐 의심 증상을 발견·신고한 사례다. 정선군과 양구군의 사과 과수원에서는 나뭇잎과 새로 나온 가지(신초)가 적갈색으로 마르는 전형적인 과수화상병 증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정선군은 기존에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영월·평창군과 인접해 있다. 사과·배 재배면적은 341개 농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각 부처가 2024년 예산안을 편성 중인 가운데, 농민단체들이 내년 국가 예산 대비 농업예산을 적어도 5%까지는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농민의길) 소속 8개 농민단체가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국가 전체 예산 대비 농업예산 5% 증액’과 ‘농민 직접 지원 강화’ 등 요구안을 농식품부에 전달했다.이날 농민의길은 “농업예산은 2021년부터 3년째 3%에도 못 미쳤다. 이마저도 전략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2024년 부처별 정부 예산안이 편성 중인 가운데, 농민단체들이 내년 국가 예산 대비 농업예산을 적어도 5%까지는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농민의길) 소속 8개 농민 단체가 22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 앞에서 ‘국가 전체 예산 대비 농업예산 5% 증액’과 ‘농민 직접 지원 강화’ 등 요구안을 농식품부에 전달했다.이날 농민의길은 “농업예산은 2021년부터 3년째 3%에도 못 미쳤다. 이마저도 전략작물 직불지원 및 논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대한한돈협회(회장 손세희)가 돼지 축종만을 단독으로 다루는 ‘한돈산업육성법’ 제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의 도입 필요성을 논의할 국회 차원의 현장토론회를 연다.대한한돈협회는 오는 21일 충남 홍성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대강당에서 홍문표(충남 예산·홍성)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 주최, 대한한돈협회·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축산신문사 주관 ‘한돈산업 육성법 도입을 위한 현장토론회’가 열린다고 알렸다.홍문표 의원은 지난달 17일 ‘한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한돈산업육성법)’을 대
[한국농정신문 임순만 기자] 지난 15일 전라남도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박형대 전라남도의원(진보당, 장흥)과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전남지부(지부장 황호순) 주최로 ‘학교급식 노동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황호순 학비노조 전남지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역사가 12년인데 도의회에서 이런 토론회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 토론회는 시작의 의미이고 결국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학교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전국먹거리연대(상임대표 권옥자)가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만들었던 먹거리기본법안을 토대로, 지난 4월 2개의 먹거리기본법안(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 강은미 정의당 의원 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두 먹거리기본법안의 의미와 공통점, 각각의 특징, 향후 법제화 시 보강해야 할 내용은 무엇인지 살펴보자.먹거리기본법의 의의시민사회의 먹거리기본법 제정 시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첫째, 인류 공통의 과제인 ‘먹거리기본권 실현’을 한국 사회에서도 법적으로 보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2004년 국제연합(유엔) 식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4년 단임인 농협중앙회장에 연임을 허용하자는「농업협동조합법」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일사천리의 진행 상황과는 반대로, 현직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을 위한 특혜 논란과 이를 둘러싼 각종 추문으로 이미 심각하게 얼룩져 있으며 그 내용 역시 모순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본지는 법안에 연루돼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주제별로 정리해 매주 순차적으로 연재한다.농협중앙회는 전국 1,111개 지역 농·축협의 이익을 대변하고 200만 농민들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에 이어 미등록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2차 합동단속이 전개되면서 농번기를 맞은 농촌이 비상상황에 처했다. 특히 양파 수확이 한창인 전남 무안 등지에서 수십명 규모의 외국인노동자 연행이 이어지자, 지역구(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인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산업화 이래 꾸준히 진행된 탈농과 농업인구 고령화로 현재 우리 농업은 인력의 80% 이상을 외국인노동자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미등록 신분이다. 농민들로선 외국인노동자의 등록 여부를 확인하기 이전에, 웃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최근 네덜란드에서는 태어난 지 갓 3년을 넘긴 농촌 태생 신생정당이 지방선거에서 단숨에 1위를 획득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정부와 국회가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축산정책을 강행하다 농민 저항에 맞닥뜨렸고, 평소 정치에 회의감을 느끼던 국민들이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농민정당은 집권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시민들이 기후정책을 거부한 이번 사례는 향후 전 세계의 탄소중립 대응정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주인공은 지난 2019년 10월 대규모 농민시위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지난해 농가의 평균 농업소득 949만원. 전년 대비 26.8% 하락.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감소.세 자릿수로 떨어진 농업소득. 긴말이 필요 없다. 농업‧농촌‧농민이 위기다. 일 년 내내 농사지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해 손에 쥐는 수익이 1,000만원에 미치지도 못한다. 재작년까진 농업소득이 10여년째 1,000만원대에 정체돼 있다며 관련 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촉구하곤 했는데 이제 이마저도 옛말이 됐다. 그때가 ‘호시절’이었다니, 생각하면 할수록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사실, 농업소득 감소는 예견된 일이라 볼 수 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물가 따라 지속적으로 상승한 자재값도 모자라 인건비까지 최고점을 찍었다. 몇십 년 동안 농사를 지어왔으니 계속하긴 하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 못하겠다.”최근 내린 강우 탓에 마늘·양파 수확기 일정에 대단한 차질을 겪고 있는 경남 일부 시·군 농민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농민들은 “외국 인력 하루 인건비가 18만원까지 치솟아 수확 포기까지 고민 중이다”라고 토로했다.지난달 31일 경남 창녕군 대합면 일원에서 만난 성유경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경남 사무처장은 “인건비가 18만원까지 오른 건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