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우리가 찾자!”

‘생명의 밥상’ 뒤에서 건강 희생하고 있는 학교급식 노동자들

전남도의회서 학교급식 노동자 권리보장 토론회, 열기 ‘후끈’

  • 입력 2023.06.19 17:20
  • 수정 2023.06.22 08:50
  • 기자명 임순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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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임순만 기자]
 

지난 15일 전라남도의회에서 열린 ‘학교급식 노동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전라남도의회에서 열린 ‘학교급식 노동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전라남도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박형대 전라남도의원(진보당, 장흥)과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전남지부(지부장 황호순) 주최로 ‘학교급식 노동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황호순 학비노조 전남지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역사가 12년인데 도의회에서 이런 토론회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 토론회는 시작의 의미이고 결국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학교 급식실 작업환경과 직업병’ 발제에서 “급식실은 소음, 고열, 각종 유해가스, 발암물질 등 환경적 요인과 작업 자세, 중량물, 반복동작 등으로 인한 인간공학적 요인 등 복합적인 유해환경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대안으로 △급식실에 특화된 작업환경 평가 △폐암에 특화된 특수건강진단 실시 △적정 환기장치 설치·관리 △조리방법 개선 △직업병 신청 진입장벽 완화와 추적관리 사각지대 해소 등을 제시했다.

장안석 안전보건연구소 ‘온전’ 소장도 ‘학교급식노동자의 육체적 작업부하 평가 등을 통한 인력충원 및 운영개선의 필요성’ 발제를 통해 “학교급식노동자 작업부하 평가 결과 ‘육체적으로 항상 지친다’, ‘시간 안에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작업환경에 따른 인원 충원 △여유 인력풀 운영 △세척 설비 증설 및 반조리 제품 사용 △근골격계질환 예방 △고령노동자 지원 및 관리 △작업-휴식 비율 개선 등을 주장했다.

청중들이 경청하는 가운데, 지정토론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청중들이 경청하는 가운데, 지정토론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토론에 참석한 이재진 학비노조 노동안전국장은 “무상급식 시행 13년차, 학교급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까지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지만 노동자들은 각종 산업재해로 고통받으며 이제는 폐암까지 속출하고 있다”며 “조례 등 법적인 제도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고 인력충원, 대체인력제도 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혜경 창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급식실’ 사태를 접하며 창원시민, 지자체 모두가 나서 해결 방법을 고민했고 ‘창원시 집단급식소 노동자 건강권 지원 조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돈보다는 사람’이라는 가치를 창원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박형대 전남도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박형대 전남도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박형대 도의원은 “요즘 국민의힘·민주당 의원들이 ‘천원의 아침밥’, 과일간식, 간편식 등에 앞다퉈 생색내는데 결국은 노동자가 하는 일”이라면서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다. 생명의 밥상 뒤에서 건강을 해치는 노동자가 있어서는 안 되고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 등 법적인 제도 마련을 위해 노동자·전문가 등과 끝까지 소통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토론회를 방청한 백진희 학비노조 전남지부 노동안전국장(전 나주 빛가람초 급식실 근무)은 “노동안전국장이라 많은 조합원을 만나고 다니는데, 만나고 나서 울지 않은 적이 없다”면서 “현장에서는 폐암으로 사람이 죽어가고 아파도 쉬지 못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이런 실태가 많이 알려지고 급식노동자들의 환경이, 이 사회의 노동환경이 나아지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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