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하지만 집안이 먹고살 걱정을 크게 안 해도 될 만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음에도, 아들들은 모두 중등교육 이상을 받았으나 자신은 싸움싸움 해서 국민학교만 겨우 나왔다는 경북 의성 출신의 박영순 씨(1947년생). 그렇다면 이 경상도 여성은, 스스로가 극심한 차별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자신이 낳은 자식들은 철저히 차별 없이 키웠을까?대답이 시원찮다. 주저하다 내놓은 변명이 “나는 그래도 조금밖에 차별하지 않았다”이다.“차별 안 하고 키운다고 키웠어요. 그런데 그게 참 이상해요. 집안에서 아이들이 싸우면, 아들
부실한 보리타작을 마치고 모내기하기까지의 과정은 실로 어떤 작전을 치른 것 같다.보리타작하는 클라스 콤바인이 맨 마지막 논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반대편 논에서 보릿대를 태우기 시작했다. 좋은 유기물을 태우는 것이 아깝지만 보릿대가 무더기로 둥둥 떠다니면서 심어놓은 어린모를 덮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보릿대를 태우면서 논두렁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풀을 한 번 베는 효과가 있긴 하다. 바람 방향을 맞춰 보릿대에 불을 붙여 놓으면 바람이 알아서 보릿대를 태워준다. 보릿대를 태우면서 논 물꼬도 막았다.보릿대가 얼추 태워졌다 싶
Q. 섬 전체가 온통 보라색인 전남 신안의 ‘퍼플섬’을 다녀왔는데요. 풍경이 참 이질적이면서도 환상적이었습니다. 생각건대, 다른 섬에도 마음만 먹으면 색깔을 이용한 관광지 조성이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요?A. 신안 반월도-박지도 일대가 요즘 ‘퍼플섬’이라 불리며 관광 명소로 부상했죠. 민가를 포함한 모든 건물 지붕과 교각, 구조물 등을 보라색으로 칠하고 들판엔 보라색 꽃이 피는 화초를 심어놨습니다. 5월 라벤더, 6월 버들마편초, 9월 아스타꽃 등 개화기에 맞춰 방문하면 눈이 시리도록 보랏빛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격리
지난 6월 한 달과 7월 초까지 과수원 일은 적과, 결과지 유인, 도장지 제거, 예초, 관수, 병충해 방제, 봉지 씌우기 등으로 분주하다. 그중 가장 신경썼던 일이 두 가지 정도 있는데, 하나는 흑진딧물 방제와 낙엽병·탄저병 등의 균 방제였다.5~6월에 병충해를 입으면 한 해 과수 농사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과수 화상병이 강원도 정선군에서도 발생했다고 해서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친환경 과수 농사의 경우 화상병 약제가 마땅히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자닮유황이나 석회보르도액 같은 살균제를 그냥 사용하는 수밖
며칠만에 고향집에 갔더니양귀비 한 송이가 홀로 피어서외롭게 서 있네.내가 가니반갑다고 방긋 웃으며 손짓하네.그걸 본 내 마음은어떤 표현도 할 수 없고마냥 슬펐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대한골프협회에 의하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골프 인구는 1,176만명이라고 합니다. 이 자료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여하튼 골프 인구가 엄청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몇 년 전부터 골프 후 통증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찾는 분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골프는 이제 소수만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대중화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골프로 인한 통증은 주로 손목, 팔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것이 주를 이루며 다음으로 허리, 목, 어깨 통증입니다. 심지어 과도한 스윙으로 인해 갈비뼈 골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떤 운동이든
경상북도 의성군 봉양면 안평리. 속칭 도리원이라고 불리는 그 면 소재지 마을에 ‘이른아침’이라는 간판을 내건 한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식당 주인은 금년(2002년) 쉰다섯 살의 박영순 씨다. 아들에 비해 차별받고 자라온 사연이라면 할 말이 참 많은 사람이라 했다.“같은 여자로서 엄마는 내 편이어야 하잖아요. 당신도 차별받고 살아왔으니까. 그 반대예요. 조선시대 사람도 아닌데 ‘여자는 땅이고 남자는 하늘’ 뭐 이러는 거예요. 남자 형제들은 다 상급학교 진학을 했는데, 나는 엄마하고 싸움싸움 해서 겨우 국민학교만 졸업했어요.”그래도 이
하지가 지나고 장마가 온다니 급한 마음에 토요일, 일요일 감자를 캤습니다. 다 못 캔 감자는 비가 잠깐 그치는 틈을 타 캐야 합니다. 심을 때의 한 상자가 캘 때는 스무 상자도 넘게 나옵니다. 감자는 잘 되었는데 그 감자들을 캐고 고르고 담고 하다 보니 잘 돼도 너무 잘 됐다는 약간의 불만이 나오고, 급기야 다 먹지도 못하는데 잔 것은 담지 말고 버리자는 아들의 제안도 나옵니다. 그래, 저거 주워가봐야 먹지도 않을 텐데 하면서도 아들 몰래 잔 감자들을 통에 담습니다.후덥지근한 날씨에 감자를 캐고 들어와 씻고 밥 차리고 할 일들을 하
Q : 제철인 복숭아에 어떤 효능이 있나 궁금해요. 맛있는 복숭아, 몸에도 좋은가요?A : 요새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을 둘러보다 보면 제철을 맞은 여러 품종의 복숭아가 눈에 띄죠.맛도 맛이지만, 복숭아는 여름 과일의 보약이라고 불릴 만큼 그 효능 또한 우수합니다. 먼저 복숭아 과육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많아 숙취 해소는 물론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 주석산과 구연산 등 각종 유기산이 많이 함유돼 흡연 욕구를 감소시키고 니코틴 제거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밖에 복숭아의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딸이 어릴 때 예쁜 원피스를하나 사입히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사줬고남의 헌옷을 얻어 입혔지요늦둥이 아들 태어날 때 모유가 안나오는데돈이 없어 우유 한통 못 사줬고찹쌀가루 풀을 갈아서 먹였지요그렇게 자라왔지만 사회에 나가서 고생은잊어버리고 남에게 도움 주는 딸과 아들이 되어라사진 한 장도 찍어두지 못한 예쁜 내 자식들아너희들과 추억도 마련하지 못했구나어미로서 미안하고 할 말이 없구나딸과 아들 어릴 때 사진 한 장 박아주지 못했으니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니 그저 미안하다는 말뿐이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
다방면으로 효과적인 부항 요법이지만 몇 가지 잠재적인 부작용과 주의해야 할 위험이 있습니다.1) 멍부항 요법의 일반적인 부작용 중 하나는 멍입니다. 부항 컵 안으로 피부를 당기므로 작은 혈관이 끊어져 피부에 멍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멍의 정도는 개인과 부항 요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며칠에서 일주일 이내에 사라집니다.2) 피부 자극컵에 의한 흡입으로 인해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움증, 발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토피나 건선 등 알레르기성 피부이거나 피부 궤양 부위, 피부의 국소 종양 부위에는 부항을 하지 않는 게 좋
“딸은 어차피 놈의 집으로 갈 자식잉께, 글자를 갈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제, 글을 갈쳐서 시집 보내 놓으면 사네, 못 사네, 함시로 친정에 이렇게 저렇게 편지질이나 해싼다고….”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한 할머니 학생(73세)의 얘기다. 딸을 차별하는 가장 원시적인 근거로 삼았던 것이 이른바 ‘출가외인’이라는 인식이었다. 따라서 일단 시집을 가고 나면 철저히 그 집 식구가 돼야 하는데, 글자를 가르쳐서 보내면 쓸데없이 친정에 ‘편지질’이나 하면서 시집살이의 고충 따위를 이러저러 고자질이나 할 게 뻔하니…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논리
얼마 전 대산농촌재단으로부터 원고 부탁을 받았는데, 1990년대 이후 2000년대까지 약 30여년 간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이 어떻게 변화했고 미래는 어떨 것인지에 대해 꽤 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이었다. 써 보겠다고는 했는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지난주 말에야 겨우 완성해 보냈다.그 원고를 쓰면서 느낀 것은, 우리의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농업·농촌·농민 부문은 늘 외세의 간섭과 국가 권력에 의해 왜곡돼 온 질곡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할 수 있었다. 1910년 일제강점기 하에서의 농업은 일제의 전쟁을 위
모내기가 끝나자마자 미뤄뒀던 밭일에 비로소 눈을 돌립니다. 어느새 키가 훌쩍 자란 고추는 여차하면 가지가 쳐질 판입니다. 얼른 줄을 쳐야 고추가 주렁주렁 달릴 터이고, 소독소독 자란 참깨도 솎아줘야 합니다. 밭고랑 사이에 풀은 또 어찌나 빨리 자라던지, 자꾸 손을 잡습니다. 바쁜 일이 끝났다 해도 자잘한 일들이 넘치는 농촌 늦유월의 복판을 삽니다.젊은 시절에는 농사일이 힘들어서 가급적 일을 적게 하고 쉬고 싶은 마음이 많더니, 희한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농사일이 더 재미있고 애착이 가기도 합니다. 그것이 농민으로 살아온 세월의 증거라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자료 국립축산과학원] Q. 고온에 약한 돼지·닭, 폭염 대비 어떻게 해야할까요?A.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땐 보통 돈사·계사에 설치된 냉풍기, 냉각판 등을 가동해 환경온도를 낮추는데요, 축사 지붕에 단열 처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가동 효율이 낮아지므로 지붕 위에 그늘막을 설치하거나, 자동 물뿌리개를 가동하는 것이 좋습니다.땀샘이 없고 지방층이 두터운 돼지는 체열을 조절하는 능력이 낮습니다. 돼지의 체감 온도를 낮추려 차가운 물을 돼지 몸에 떨어뜨리기도 하는데, 이 때 페트병에 물을 담아 얼리고 작은 구멍을
날씨가 가물어서 곡식이 마르네내 마음도 같이 마르네하루종일 수돗물 퍼올려 주었네.물이 있어야 곡식이 자라지물이 없으면 곡식이나 사람이나살아갈 수 없지.며칠 뒤~비가 내리니온갖 잡풀이춤을 춘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범불안장애’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스로 조절이 안 되는 지나친 걱정과 불안 증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질환입니다. 걱정이 불안을 낳고 불안이 걱정을 부르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상황을 일컫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걱정과 불안이 서로 연관은 되어 있지만 막연한 불안을 다스릴 때는 되레 의식적으로 걱정에 집중하는 것이 치료방법이 된다는 주장이 있어 이를 소개해 드립니다.먼저 뇌에서 걱정과 불안이 일어나는 각각의 부위를 보면 걱정은 의식을 다루는 전전두피질에서 이뤄지는 반면, 불안은 변연계에서 특히 편도체와 해마, 시상하
2002년 5월 어느 날, 순창공공도서관의 여성한글학교에 40대 중반의 주부가 찾아왔다. 한글학교의 김만수 교장이 그를 맞는다. 여인이 대뜸 묻는다.-여그가 글자 모르는 사람들한테 한글 갈쳐주는 학교지라우?다른 데에서는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요모조모 별별 궁리를 다 하다가도, 여기 오면 누구든 일단 그런 부끄러움이며 조바심 따위 훌훌 벗어던진다. 그러라고 만든 학교다. 그런데 사는 곳을 물어본 김 교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여인에게 묻는다.-유등면 무수리라면, 강을 건너서도 한참 멀리 가야 나오는 동넨데…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Q. 더운 여름철, 비닐하우스 안 농작업 시 유의할 점은 뭘까요?A. 고온다습하고 바람마저 없는 여름 날씨엔 하우스병을 조심해야 합니다. 하우스 안은 바깥과 온도 차이가 나고 한밤중이나 새벽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우스 안 작업은 허리와 어깨통증 같은 일반적인 질환 외에도 심할 경우 현기증과 구토,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비닐하우스 안팎의 온도 차를 줄이기 위한 중간 휴식 공간은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데, 공간 마련이 어렵다면 하우스에 온도계를 달아 작
비가 몇 차례 쏟아지고 나니, 풀이 기세등등하게 올라오기 시작한다. 풀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나는 제초제를 비롯한 농약을 쓰지 않는다. 작은 풀일 때는 괭이로 긁고, 조금 더 크면 호미로 뽑고, 풀이 무릎 가까이 크기 시작했다 싶으면 예초기를 사용한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는 적은 규모라서 가능한 선택이다.그래서 농사짓기 시작한 해에 선물 받아 쓰기 시작한 충전식 전기예초기는 내가 좋아하는 영농도구이다. 작동이 쉽고, 가볍고, 무섭지 않다. 게다가 충전한 배터리가 다 되면 작업을 중단할 핑계도 만들어 쉴 수 있게 해주는, 눈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