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불안증 다스리는 법

  • 입력 2023.06.18 18:00
  • 수정 2023.06.19 06:35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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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범불안장애’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스로 조절이 안 되는 지나친 걱정과 불안 증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질환입니다. 걱정이 불안을 낳고 불안이 걱정을 부르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상황을 일컫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걱정과 불안이 서로 연관은 되어 있지만 막연한 불안을 다스릴 때는 되레 의식적으로 걱정에 집중하는 것이 치료방법이 된다는 주장이 있어 이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뇌에서 걱정과 불안이 일어나는 각각의 부위를 보면 걱정은 의식을 다루는 전전두피질에서 이뤄지는 반면, 불안은 변연계에서 특히 편도체와 해마, 시상하부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합니다. 한마디로 걱정은 잠재적 문제에 관해 의식적으로 생각함으로써 발생하지만, 불안은 잠재적 문제를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언뜻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보거나 이상한 냄새, 소리 등에서 전두엽피질은 전혀 그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해도 해마에서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공포나 불안의 요소를 느끼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사적인 불안감은 원시 시대로부터 수많은 위협과 위험 상황에 노출되며 살아온 인류가 생존을 위해 발전시켜온 뇌 진화의 산물로 이러한 본능적인 반응이 생존의 가능성을 높여 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원시 시대엔 도움이 되었던 반응이 현대에 와서는 생활 환경이 바뀌다 보니 항상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생활 속에서 주어지는 상시적인 스트레스는 몸을 항상 긴장 상태에 내내 놓이게 만들고, 이로 인해 불안이 내재화된 삶이 이어지며 별 것 아닌 소리나 장면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불안증에 시달리거나 밤에는 불면증으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최근 뇌과학의 연구는 이러한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할 때 이를 억지로 지워버리려 하지 말고 –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지만 - 내가 왜 불안해할 수밖에 없게 되었을까에 대해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상황을 되짚어 보고 이유나 원인을 찾는 것은 전전두피질의 활동을 증가시켜 불안을 주도하는 편도체의 반응을 잠재우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전두피질의 활동 증가로 불안이 조금 진정된 다음에는, 그러한 불안한 상황이 현실화되었을 때 내 나름의 대처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입니다. 생각만으로 그러한 상황의 도래를 막을 수는 없다 해도 마음의 대처만으로도 불안의 요소는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인체란 아직도 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우리가 늘 조심한다 하여도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알 수 없는 그 부분은 담담히 하늘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까지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현재의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미래의 불안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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