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 세계적으로 농장동물의 복지체계 확립이 강조되면서 우리나라 축산업계도 변화의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밀집도의 측면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산란계 사육은 그만큼 동물복지형 농장도 많이 탄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가 인증을 획득한 428개의 동물복지축산농장 중 절반이 넘는 228개의 농장이 산란계 농장이다.그러나 현재 4,500만개에 달하는 국내 계란 일일 소비량을 지탱하고 있는 건 여전히 배터리 케이지에서 키우는 산란계들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탓에 규모화·시설화된 농가의 직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정부가 신동진을 보급종 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품종의 다수확성 때문이다. 국립종자원이 제공하는 품종정보에 따르면 신동진은 평균 10a(300평)당 596kg가 생산되는데, 일반적으로 벼는 10a당 생산량이 570kg 이상일 경우 다수확 품종으로 구분된다.벼의 수량성은 신품종 출원 전 수행하는 지역적응성검정시험의 평균값으로 결정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역적응성검정시험은 육성계통의 공시지역(3개소 이상)의 재배법에 따라 보통 3년간 치러지는데, 신품종 개발을 위해 수행되는 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품종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껏 재배하고 있다. 낟알의 크기가 다른 품종과 비교해 월등히 큰 데다 밥맛이 좋고 소비자도 이 품종을 선호하다 보니 다른 것보다 수량이 적게 나와도 재배가 쉽게 확대됐다. 품질 좋고 소비자들도 신동진을 찾으니 가격도 다른 품종보다 높게 형성됐고, 수량이 적어도 가격이 높아 소득이 유지되니 농민들이 지금까지 재배 중인 거다. 그런데 정부에선 지난해 쌀값이 폭락한 게 과잉생산 때문이고 쌀을 적정 생산하기 위해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 재배를 막겠다는 얘길 하고 있다. 현장서 직접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전 국민의 화두가 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함께 최근 쌀 생산 농민들을 분노케 하는 사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신동진’ 벼 품종의 정부 보급종 퇴출 건이다.지난달 초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쌀 적정생산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고품질 쌀 생산 확대를 위해 10a당 570㎏ 이상 생산되는 다수확 품종 재배를 축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쌀 수급 안정에 부담이 되는 다수확 품종을 밥맛 좋고 재배 안정성이 높은 품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며, 다수확 품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심화되는 농촌 인력난의 해소를 위해 각 지자체에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만성적인 농촌 인력난 해결이 난망한 만큼, 정부의 근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현장 농민, 그리고 지자체들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선 계절근로자 제도 등 외국인노동자 관련 정책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접근’ 필요성도 제기된다.지자체 차원의 대안 모색현재 기초지자체들이 농촌인력 문제 해소를 위해 주로 활용하는 대책은 크게 △농촌인력중개센터 지원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 등으로 나뉜다.이 두 가지 제도를 효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불법체류자’를 뿌리 뽑아 엄정한 법질서를 세우겠다는 법무부(장관 한동훈)의 의도는, 결과적으론 외국인노동자 없이는 단 하루도 농사가 이어질 수 없는 농촌 지역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현장 농민들은 백번 양보해 단속을 감행하더라도, 최소한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부터 정부 차원에서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경기도 여주시의 경우, 법무부가 단행한 ‘불법체류 외국인(미등록 외국인노동자) 단속’의 주된 타격 대상 지역이었다. 농촌 인력난이 여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호에선 최근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우리도 ‘합법’ 노동자를 고용하고 싶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 정부는 단속을 할 거면 최소한 지금의 농촌 인력난에 대한 대책이라도 마련해 놓고 단속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식으로 대책 없이 단속만 하면 농민들은 농사짓지 말라는 건가?”지난달 17일 경기도 여주시청 앞에서 ‘농업인력수급여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외국인 농업노동자 단속 중단 및 농업인력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여주 가남읍 농민 고석재(57)씨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상황을 토로했다. 졸지에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유주영 사당마을 이장은 남편 김기형씨와 함께 이 마을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다. 8년 전 이장을 맡은 이래 연로한 주민들을 규합하며 관지미의 지속을 위해 헌신해왔다. 비록 관지미는 여전히 작은 마을이지만, 주민들의 삶을 함께하고자 후손과 친지, 친구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밝은 마을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묵묵부답으로 수용재결 심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봤다. 소감이 궁금하다.지금까지와 똑같다. 비참할 따름이다. 주민들은 합심해 마을을 지키고 싶다고, 나가지 않겠다고 늘 일관되게 얘기해왔지만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작은 마을을 푸근하게 감싸주던 뒷산이 시뻘건 흙더미로 변했다. 동식물이 죽거나 떠나버린 자리에 널찍한 길이 닦였고, 그 길로 공사차량이 들어가 매일같이 산을 헤집는다. 평생을 정들었던 새 소리, 풀벌레 소리 대신 중장비 소리가 바로 집 뒤에서 주민들을 겁박한다. 진천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사업 예정 부지인 충북 진천군 이월면 관지미마을.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령의 주민들이 3년째 한 주도 빠짐없이 군청 앞 수요집회를 벌이고 있지만, 소유권이 개발업체로 넘어간 산지부터 공사는 보란 듯이 진행 중이다.지난 21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사당리 일대에 24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진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건설사업의 여파로 오랜 세월 이 지역에서 농촌과 농업을 지킨 자연부락 ‘관지미(사당마을)’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이들의 삶의 터전인 집과 농지를 대상으로 한 최종 강제수용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주민의 의견과 의사를 듣기는커녕 설득을 위한 노력조차 없이 마지막 순간까지 독단적 행태를 이어가고 있는 지방정부의 모습을 담는다.사당마을 주민들은 지난 21일 오후 1시 충북도청 서문으로 향해 수용재결의 기각을 촉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유럽 대륙의 농업·농촌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공동농업정책(CAP)의 최신판이 지난해 연말 최종 갱신돼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각 회원국은 EU가 정한 규칙을 지키는 가운데 수립한 ‘국가전략계획’을 토대로 농정을 펼치게 되는데, CAP 내 예산 비중이 가장 큰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요 내용과 쟁점, 전망을 간추려봤다.농가 소득의 ‘재분배’2023~2027 CAP는 유럽 농업이 그린딜에 부합할 수 있도록 10가지 핵심목표와 세부기준을 정했다. EU가 첫 번째로 내세운 목표이자 가장 중요한 과녁은 ‘공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 국가들은 도시권 대기오염 대응책의 일환으로 전기차를 판매하는 제조사에 대량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 덕에 소비자는 정상가격보다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행하는 동안 각종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정부가 전기차 구매에 지원하는 금액은 대당 1,000만원을 넘고, 매년 면제받는 자동차세의 규모도 내연기관 차량의 그것과 비교해보면 굉장한 수준으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정책적 혜택 가운데서는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이다.기본적으론 아직 상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있어선 결코 안 되는 일이지만, 만약 한반도에 대지진이 일어나 원자력발전소(핵발전소)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 정부는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까? 핵발전소 인근에서 살기 두려워 이주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외면하는 정부가, 과연 사고 이후 주민 생존권을 위한 근본대책 마련엔 적극적일까?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주민들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후쿠시마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면교사’로서 살피며, 우리 정부는 어떻게 행동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정확히 40년 전인 1983년, 경북 월성군 양남면 나아리(현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바닷가에서 월성핵발전소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이래, 대부분의 세월 동안 나아리 주민들은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 1986년 소련 체르노빌 핵발전소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했지만, 그저 공산권 국가의 낙후된 시설에서 발생한 ‘먼 나라 일’처럼 느껴졌다는 게 주민들의 회상이다.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이야기도 당시로선 크게 의심 가진 않았다.‘원전 안전성’에 대한 주민들의 믿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2명의 주민이 바퀴가 달린 상여를 끌고 간다. 목재 팰릿에 바퀴를 달아 만든 상여 위엔 ‘주민이주 지원법안 국회통과 촉구한다’라 쓰인 원자로 모형의 돔이 올려져 있다. 상여의 뒤를 이어 각각 관(棺)과 노란 드럼통(방사능물질 저장용 드럼통을 상징)을 같이 끄는 주민 6명이 줄지어 행진한다.월성원자력발전소(핵발전소)가 위치한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위원장 김진일, 이주대책위) 소속 양남면 주민 및 이들과 연대하는 울산 북구민들은 지난 6일 아침에도 2015년 이래 매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본지와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와 이개호·서삼석·김정호·신정훈·안호영·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불합리한 농사용 전력,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토론회가 지난달 2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설 명절 전 사전 계도나 안내 없이 농사용 전력 위약 사용 단속이 강행된 전라남도 구례군을 비롯해 현장 농민들의 요구가 한 데 모여 치러진 이날 토론회엔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 담당 부처 관계자가 자리했으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본지와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와 이개호·서삼석·김정호·신정훈·안호영·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불합리한 농사용 전력,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토론회가 지난달 2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설 명절 전 사전 계도나 안내 없이 농사용 전력 위약 사용 단속이 강행된 전라남도 구례군을 비롯해 현장 농민들의 요구가 한 데 모여 치러진 이날 토론회엔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 담당 부처 관계자가 자리했으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설 명절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전라남도 구례군에서 강행된 한국전력공사의 농사용 전력 사용 실태 점검은 구례군에 거주 중인 농민들뿐만 아니라 전라남도, 나아가 전국의 농촌을 불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전기요금을 비롯해 오르지 않은 생산비 항목이 없는 상황에서 한전이 농민에게 위약금까지 부과하자 분개한 농업계는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불합리한 농사용 전력 제도 전반을 제대로 손봐야 한다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단속에 대한 사전 안내나 설명 없이 이뤄진 이번 저온저장고 불시 단속은 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그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3월 8일 전국 동시조합장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왔다. 농협 조합장을 조합원 투표로 뽑기 시작한 건 1988년이지만, 조합마다 중구난방으로 진행하던 과거의 선거는 금품수수와 조작 의혹 등 극도로 혼탁한 양상을 띠었다. 이에 201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하에 전국 농협·수협·산림조합 조합장을 한날한시에 뽑기 시작했고, 이것이 이번에 3회째를 맞는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다.민주주의를 가장 강력하게 지향하는 조직이 협동조합인 만큼, 조합장 선거야말로 협동조합의 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 ‘난이도’란 게 존재해선 안되지만, 농협 조합장 선거는 유권자 입장에서 ‘난이도 극상’에 해당하는 어려운 선거다. 선거제도가 후보자들의 공정한 경쟁과 유권자들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전국 동시조합장선거의 근거법인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은 혼탁한 선거문화를 정돈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선거운동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건 후보자 본인뿐이고 기간은 선거일 직전 겨우 13일이다. 공개석상 연설이나 후보자 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