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농민을 위한 농민기본법을!노동자를 위한 근로기준법, 공무원을 위한 각종 공무원법처럼 다 있는데, 농민을 위한 농민법은 없다. 농민들 사이에선 ‘농민들이 가장 천민’이라는 말까지 한다. 기본적 권리조차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하나도 없는 신분이라서다.이번 총선과 다음 국회에선 농민기본법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농민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권리와 의무를 지니는지, 그 신분이라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최소한 내가 농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민이 국민으로서 대우받지 못
[한국농정신문 임순만 기자]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출근 시간(오전 8시 30분~9시)마다 전남 영암군청 앞이 시끌시끌했다. 영암군의 군정이 농업·농민을 도외시한다며 농민들이 1인 시위를 전개한 것이다.김원근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영암읍협의회장은 이 기간 동안 상복과 근조 팻말을 갖추고 “조직개편 등 주요 정책에서 군민들의 이해와 요구가 소외된다”며 시위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지난 11일 마지막 시위에서 “민선 8기(우승희 군수) 들어서 2년 동안 진행한 조직개편이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공무원 조직에서도 혼선이
7. 분명코 봄이로구나(1873)해동이 되자 병호네와 김기범의 원정마을 친구 박치수 억구지, 강화도에서 온 다금발이는 엄재에 있는 숯막에 모였다. 눈비나 면하려고 만든 숯막 옆에 칸을 달고 구들을 깔아 사람이 살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필상은 다금발이에게 노는 방에 머물며 농사일을 거들고 집을 비우면 집안일도 맡아 달라 요청했지만 다금발이는 빈집이 있으면 골라 살겠다는 뜻을 비쳤다. 필상이 처음에는 서운하였으나 다금발이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막 고삐가 풀렸는데 종살이로 전락할 우려가 있었다. 병호도 거야마을이 번다하므로 관의 눈에 띄어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요새는 땅값이 올라서 남자는 하늘하늘 눈치를 보며 살고/ 여자는 땅땅거리며 산다(박원철).’이런 시를 만나면 이름난 시인이 쓴 고색한 시들이 다 시시해 보입니다. 일단 너무 재미있습니다. 담백하고 재치가 넘칩니다. 시 첫 행에는 간이 몸 밖으로 나온 남자가 아니라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불경한 언어가 박혀있습니다. 여자가 땅이라면 요새 땅값이 너무 올라 신분 상승한 여자 앞에서 남자는 하늘하늘 연체동물처럼 몸을 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여기서 ‘땅땅’은 시적으로는 총을 쏘는 모습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계약 임대료가 10만원이라면 농지 주인은 10만원을 다 받고 싶은데 왜 (수수료를) 까고 주느냐고 한다. 그럼 임차농은 고지서대로 이미 돈을 내고서도 주인에게 더 줘야 한다. 계약엔 없었어도 본인들끼리 추가로 주고받는 거다.”한국농어촌공사(공사)를 통해 논 1700㎡(약 500평)를 임차한 양동일(전남 장흥군)씨 사례다. 개별 농민 간 거래에서 별도 수수료 없이 합의된 임대차료를 주고받았던 방식을 농지 소유주가 고수하는 경우다. 농민들에 따르면 이 같은 사례는 흔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로 추가 금액을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농지임대수탁 수수료(농지임대수수료)는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병호, 공사)가 농지 소유주를 대신해 농지임대 업무를 해준 대가로 농지 소유주에게 부과하는 돈이다. 농지 소유주는 이를 공사에 직접 내지 않고, 매년 받는 임대료에서 차감하는 방식(연간 임대료의 5%)으로 납부한다. 이 돈은 공사의 인건비, 출장비(계약체결 전후, 채권·사후관리 등 현장 조사), 시스템 개발·운영비, 계약 안내와 임대차료 고지 등 통신비, 사업 홍보비 등에 쓰인다. 간단히 말해 임대차 관련 업무에 대한 ‘행정서비스 비용’으로 수익
최근 전남지역 농민들이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의 ‘농지임대위탁 수수료’가 부당하다며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지임대위탁’이란 농지소유자가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경우 농지를 다른 농민에게 임대하는 일을 맡기는(위탁) 것이며, 농지은행은 이 농지임대차를 맡아 운영한다. 농지임대차를 중개하면서 농지은행이 받는 비용이 ‘농지임대위탁 수수료’로 1년 임대료의 5%다. 임차농민이 임차료를 선입금하면, 농지은행은 이 임차료 중 5% 수수료를 떼고 농지소유자에게 후불제로 임대료를 전달하는 방식이다.2023년 기준 농지은행의 임대위탁 계약유지건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 행보를 하고 있다. 그 많은 후보 중 농민의 호소에 제대로 응답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문득 34년 전 한 농민이 밝힌 심정이 떠오른다. 지금과 다를 바 없는 호소다.“우리가 무지하거나 게을러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가. 우리 주변에는 남달리 부지런히 일하여 전답을 사고, 새집을 짓는가 하면, 돈을 얼마만큼 저축해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그런 그들은 무지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아서 그런가. 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속된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 감소 및 품질 하락 등의 피해가 발생 중인 가운데 올해부터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강서시장)의 팰릿 출하 의무화 조치까지 겹쳐 수박 재배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2016년과 2021년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과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구리시장)이 수박 팰릿 거래를 의무화함에 따라 소규모 농가의 출하 선택지가 강서시장과 지방 도매시장, 공판장 및 포전거래 정도로 한정됐었는데 올해부턴 이마저도 축소되는 것이기 때문이다.지난 12일 전북 고창에서 만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한국유기농업협회가 안종윤 신임 회장을 선출하며 올해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한다.한국유기농업협회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한우타운 회의실에서 열린 2024년도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이해극 전 회장의 후임으로 안종윤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안 회장은 경북 상주시에서 38년간 유기농사를 지어왔으며, 한국유기농업협회 상주 은척면지회 및 상주환경농업협회 설립 등에 앞장서 왔다.3년간 한국유기농업협회를 이끌게 된 안 회장은 “유기농업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국 유기농업 기술보급 확산운동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맛의 다양성, 원료의 다양성이 핵심 가치였던 전통주 문화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그 다양성이 상당 부분 훼손됐다. 우리 술맛의 풍성함을 복원하는 과제가 대두된 2024년 현재,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맛과 원재료의 다양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일부 농민과 양조인의 공조가 눈에 띈다.원재료 다양성을 강화하는 핵심 원료는 토종벼다. 일제강점기 이전 한반도엔 1500여종의 토종벼 품종이 존재했다. 그러나 일제든,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든 생산량 증대가 용이한 품종의 선별에 집중하면서 토종벼 품종
[한국농정신문 최설화·권순창 기자]제22대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각 정당이 속속 당 차원의 농업분야 공약을 내놓고 있다. 지난주엔 녹색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하루 터울로 공약 발표 자리를 가졌다.녹색정의당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농어업·먹거리 분야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녹색정의당은 △공익직불제의 ‘기후생태직불금’ 중심 전면 개편 △농어업재해보험법·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 △식량주권법 제정 △친환경 공공급식 확대 △농어민 산업재해보험 확대 및 ‘산업·의료폐기물 발생지 책임제’ 도입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정책 발표에 앞서 김찬휘 녹
[한국농정신문 김한수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는 '흙의 날'인 3월 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로 9회를 맞는 흙의 날 기념식에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장태평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농민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흙의 날은 2015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3월 11일의 '3'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달을 뜻하고 '11'은 흙을 의미하는 한자(土)를 풀면 십(十)과 일(一)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수 1당이 지배했던 예산·홍성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1석 확보를 쉬이 점칠 국민의힘은 이곳에 현역 홍문표 의원 대신 ‘용산 출신’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내려보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맞서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를 전략 공천했다. 뚜렷한 연고가 없는 ‘외부인’들이 예산과 홍성의 미래를 위해 일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지역 농민 출신의 김영호 진보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역구 단일화 경선에 도전해 주목받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 없이 치르게 된 이번 22대 총선에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김옥임 녹색정의당 제주도당위원장(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다음 달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옥임 위원장은 녹색정의당의 농민전략명부 비례대표 후보로 배정됐다.녹색정의당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농민 비례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을 녹색정의당 농민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했음을 발표했다.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1년 동안 한 명의 아이도 태어나지 않은 마을로 둘러싸여 인구소멸, 지역소멸의 위기가 가장 먼저 찾아온 곳이 농촌”이라며 “농민들은 어느새 216만명으로 줄어
아빠는 왜 그렇게 살아?시골 마을에 살다 보니 농사 이외에 다른 일도 조금씩 한다. 그중에는 동네 병원의 이사장이라는 직함도 가지고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이 이야기를 들었나보다.딸 : 아빠! 아빠가 동네 병원 이사장이라며?아빠 : 응, 이사장이지.딸 : 우와, 아빠 대단한데. 그럼 거기서 돈 얼마나 받아?아빠 : 돈? 안받는데. 도시의 의료사협(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약간의 활동비를 받는가 몰라도 우리는 안 줘. 오히려 내 돈 쓰면서 다니는데.딸 : 뭐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병원 대표가 돈을 쓰면서 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앞으로 4년,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 선거가 오는 4월 10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가 민생안정을 외치면서도 농업 문제는 등한시하는 정치권의 ‘농업 홀대’를 바로잡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는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과연 후보들은 어떤 공약으로 농업에 대한 진정성을 어필할까. 은 4주 연속 총선 기획을 통해 제22대 국회 입성을 위해 뛰고 있는 후보들에게 농민·농업·농촌 정책과제를 전달한다. 편집국‘친환경농업 확산’과 ‘먹거리기본권 확보’를 위해 연대하는 농민·먹거리운동 단체들도 오는 4.10 총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경기 용인 남사농협에서 조합장의 면세유 부정유통 정황을 내부고발한 직원이 연거푸 부당한 보복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남사농협 조합장 A씨는 조합장 선거를 앞둔 2022년 말 부정한 방법으로 특정 조합원에게 면세유를 증여해 재판을 받고 있다. 선거부정 문제도 문제지만, 이를 고발한 농협주유소 계약직 직원들을 부자연스러운 형태로 계약 종료시키면서 보복인사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관련기사: 남사농협 면세유 부정유통 사태 ‘점입가경’).계약이 종료된 B씨는 주유소 직원이면서 버섯을 재배하는 남사농협 조합
아침에 눈을 뜨면 비닐하우스에서 키우고 있는 브로콜리 모종을 살피러 트럭을 몰고 나선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때는 모종에 무름병이라도 생길까 눈여겨보고 햇볕이 나오면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금세 30도를 웃돌기 때문에 개폐기를 열어 온도를 낮춰줘야 한다. 1월 15일에 파종을 한 후 발아가 시작될 즈음에 한파가 왔다. 이제 막 껍질을 열고 있을 여린 싹이 혹시 얼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영하 10도의 한파를 이기고 상토를 뒤집은 채 빼꼼하게 싹을 내미는 모습은 새삼 경이로웠다. 무엇보다 고마웠다.엄지손톱 만 한 공간에 2~3개
“조선에 소개된 서학 관련 책자가 줄잡아 칠십 종이라 하니 더 궁구할 필요가 있겠지요. 필상 형님은 한양 나들이를 하시거든 다른 책자도 구해보시지요.”필상을 보고 나서 병호는 다시 말하였다.“저는 저 서양 사람들이 의지를 강조한다고 느꼈습니다. 사람에게만 영혼이 있다는 말도 사람이야말로 더 높은 의욕을 가진다는 논변이겠지요. 그 의지 때문에 신부라는 자들도 이 먼 곳까지 찾아왔을 겝니다. 리마두라는 자만 해도 그 방대한 경전을 어찌 독파했는지 유학을 공부하는 제가 벅찰 지경이었습니다. 저는 우리도 더 알아보고 고민하자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