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의 농정개혁이 실종되었다는 평가가 농업계의 정설이다. 농업 적폐 청산도, 농정개혁도 물 건너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농정개혁은 정권 초기에 농정철학과 방향을 제시하면서 곧 바로 시작해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농정개혁의 적정시기를 놓치고 있다. 대선 농정공약 ‘살기 좋은 농산어촌’, 국정운영 5개년 계획(소위 100대 과제)의 ‘사람이 돌아오는 농산어촌’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번 양파 파동만 봐도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대통령 공약의 첫 번째는 농어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었다. 농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 중인 농기계임대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주산지일관기계화 농기계 지원’이라는 사업을 별도 마련해 시행 중이다.주산지일관기계화 사업의 경우 간단하게 농기계 장기임대로도 볼 수 있는데,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운영하는 시·군·구가 △고추 △마늘 △양파 △배추 △무 △감자 △고구마 △인삼 △참깨 등 주요 밭작물을 5ha이상 집단화해 공동경작·생산할 수 있는 주산지로 지정돼 있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임대사업소 1개소 당 지원 최대한도는 2억원이며, 자금으로는 기계화율이 저조한 파종·정식
며칠 전 영암지역에서 참 어이없는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하필이면 농사 일당벌이 나갔다가 귀갓길에서 당한 사고인지라 안타깝고도 애석하기 짝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사고의 이면으로 한국농업의 현주소를 보게 되니 더욱 참담합니다.버스에 탑승했던 분들이 대부분 7~80대 고령의 여성농민들인 만큼 젊어서부터 평생을 골병이 들도록 농사일을 하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뒷모습이 어떠했는지 안 봐도 뻔합니다. 옆으로도 휘어지고 거기에다 앞으로도 굽은, 바로 내 이웃들의 모습이니까요.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새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달 25일 광주광역시 남구 대촌동의 한 시설하우스에서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양파를 수확해 손질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여성농민들이 일어서면 허리, 다리 제대로 펴지는 사람이 없다. 그렇게 농사를 짓는데 조생양파 나올 시기가 되면 정부가 수입양파를 퍼붓는다. 농협도 싼값에 사들여서 푼다. 20kg 1망에 1만5,000원은 돼야 헌디 1만원만 넘으면 저리 한다. 또 농약값, 비료값 줄줄이 다 올리면서 농산물값만 제자리다. 산지폐기한다고 생색만 내는 것도 문제다. 문재인정부 들어 달라졌다고? 뭣이? 집회하고 끝날게 아니다. 청와대로 가자.”전남 무안군의 양파 생산농가 고송자씨의 절규다. 마늘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무진 전농
마늘 값이 폭락했다. 전남 무안에서는 양파를 산지폐기한다는 소식이다. 지금 당장의 뉴스지만 낯설지 않다. 이미 수도 없이 겪어온 일이다. 농산물의 가격 폭락사태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단지 올해는 이번에는 어떤 품목인가만 다를 뿐이다. 원인은 수입농산물에 있다.1995년 WTO가 출범하면서 기존의 세계무역질서인 GATT체제는 끝났다. 새로운 무역질서의 구축은 강원도 산골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농민과 전라도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치명적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예외로 인정됐던 농산물이 무역의 대상이 된 지 20여
그동안 자주 겪었던 익숙한 광경을 우리는 또 다시 목격하고 있다. 근래 들어 양파, 대파 등 농산물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양파와 대파는 정부가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품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되던 사전에 가격폭락을 막지 못하고 뒤늦게 정부가 산지폐기 등을 비롯한 가격안정 조치를 취하고 있다.가격이 하락하기 전에 막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떨어진 후에야 뒷수습에 나서는 구태의연한 행태가 이번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가격안정 조치는 가격을 다시 정상수준으로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한국농정신문 배정은·강선일 기자]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일부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대체로 조용했다. 그때 한 농민이 토론회장에 앉아있던 세계 각국 농민들 옆을 지나며 “하이, 에브리원!” 하고 호남 억양이 물씬한 영어 인사를 건넨다. 일순 정적이 깨졌다. 세계 농민들은 그에게 환하게 웃으며 “하이”, “땡큐” 인사를 했다. 한반도와 세계의 농민은 그렇게 만났다.세계 농민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언어도, 피부색도, 종교도 다 제각각이다. 그러나 ‘자유무역’이라는 괴물로 인해 고통 받는다는 점, 자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출하기를 앞두고 양파값이 폭락한 가운데 주산지에선 속속 산지폐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 농민들이 살을 깎는 희생을 단행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선 중국·일본산 양파가 꾸준히 수입되고 있다. 산지에선 수급대책의 초점을 수입문제에 맞춰야 한다고 입을 맞추고 있다.지난 17일 찾은 전남 무안군 청계면의 들판엔 ‘파란 밭’과 ‘하얀 밭’이 반반씩 뒤섞여 있었다. 파란 밭은 출하를 앞둔 양파밭이고, 하얀 밭은 산지폐기를 위해 줄기를 자르고 비닐을 걷어 놓은 밭이다. 청계면은 조생양파 주산지로, 지난주 이 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8일 봄철 주요 농산물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 기존의 대책을 다시 한 번 정리한 성격이며 양념채소 등 폭락 품목들에 대한 추가 대책도 일단 유보했다.대책에 포함된 6개 농산물 중 가격이 높은 것은 무와 감자 두 품목이다. 무는 5월초 시설봄무 출하 전까지 공급부족이 예상되며 감자는 시설봄감자까지 생육이 저조해 가격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정부 무 비축물량 방출과 감자 TRQ 확대공급 등으로 가격안정을 꾀할 방침이다.배추는 5월 중순부터 출하될 노지봄
핵심은 WTO 농업협정 폐기사실 자유무역이라는 건 강자 보호무역이다. 자유롭게 같은 운동장에서 싸우자는 것인데, 철저히 강대국 보호주의 논리다. 글로벌 경제에서 자유무역의 근거 논리는 파산된 지 오래다. 오히려 FTA 비적용 품목의 수출은 꽤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자유무역을 통해 손해를 본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신앙처럼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자유무역 대연정이 전 세계를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특히 한국은 수출 만능주의가 지배담론으로 공고히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낡은 녹음기처럼 수출만이 살 길이라 되뇌고 있는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밭농업 기계화 현장 연·전시 및 농업기계 페스티벌’이 경상남도 상주시 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개최됐다. 이를 주최한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농진청)은 생산성을 높이고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밭농업 기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논 배수개선 관련 기계인 무굴착암거배수기·심토파쇄기와 콩·잡곡·감자 등 밭작물 파종·정식기 포함 총 19종의 기계가 상설 전시됐으며 타작물 재배 및 기계화 기술도 함께 연시됐다. 또 첫째 날에는 밭농업 기계 연구 동향 및 개별현황과 보급·확산 관련 정책·전략 등을 주제로 ‘밭농업 기계 발전 방안 세미나’가 열렸으며 다음 날에는 농업기계 사고예방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준식, 경기친농연)가 산지 조사사업을 진행했다. 산지 조사와 이를 통한 체계적 생산관리를 추구하는 경기친농연의 향후 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경기친농연은 지난 9~13일에 걸쳐 감자·양파·마늘 등의 세 가지 품목 중 하나 이상을 재배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산지 조사사업을 벌였다. 이번 활동은 경기친농연의 산지 생산관리 시스템 강화방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경기도 전체 친환경 감자·양파·마늘농가의 전반적인 작물 재배 상황 및 재배과정의 어려움을 파악하는 게 목적이다.이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일 배추·무 중앙주산지협의회 제1차 정기회의를 개최했다.중앙주산지협의회는 농산물 수급조절을 위한 정부-현장 간 품목별 거버넌스로서 농식품부가 올해 초 도입을 예고했던 조직이다. 기존의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보다 현장성과 품목전문성을 강화한 성격으로, 생산 전 재배면적 조절 등 사전 수급대책을 강화하고 수급불안 발생 시에도 좀더 신속한 대응을 꾀하려 하고 있다.구성은 생산자·생산자단체·지자체·유통법인·도매법인·연구계·학계 등 총 20명 내외로 이뤄진다. 위원장은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과 민간위원 1명이 공동으로 맡는데, 배추는 유영환 대관령원협 조합장, 무는 현용행 성산일출봉농협 조합장이 민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앞으로 작기별 파종·정식 전에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aT)가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민단체장 초청 경영간담회를 열었다. 이병호 사장 취임 이후 농민단체장들과의 첫 공식 상견례다.간담회엔 총 26명의 농민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예년과 달리 거의 모든 단체장들이 발언에 참여하면서 예정시간을 40분이나 초과해 비교적 내실 있는 대화가 이뤄졌다.박기수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과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aT의 수급업무에 쓴소리를 뱉었다. 박기수 부의장은 “쌀값이 20년 전 가격에 이제 조금 미치려 하는 상황에서 최근 aT가 밥쌀용 수입쌀을 푼 건 다시 농민들 가슴에 아픔을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한파에도 불구하고 겨울작물인 대파·양파·마
문재인정부의 농정 컨트롤타워는 지난달 14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붕괴됐다. 그 전에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역시 사퇴했다. 정부와 청와대에서 농업을 책임질 사람이 동시에 사라진 것이다.이는 전적으로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다. 이들이 동시에 똑같은 선거에 경쟁하고자 사표를 제출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왜 이를 받아들였는지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8개월 만에 농정의 지휘체계는 붕괴됐다. 농업문제에 대해 논의할 책임자가 없는 상태다.이로써 지난달부터 대한민국 농정은 농정관료들의 차지가 되었다. 관료들을 이끌어갈 책임주체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청와대엔 농업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후보의 농정 철학,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적채(붉은 양배추)의 꽃이 노랗게 핀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시선을 끄는 노란꽃 사이에서 한 여성농민이 허리를 숙인 채 적채를 수확하고 있었다. 지난 2일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의 한 들녘에서였다.여성농민은 꽃이 필 때까지 적채를 놔둬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진즉에 끝났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생산비에도 터무니없이 모자란 경매가에 수확을 미루다 지금까지 왔다고 하소연했다.최근에 휴대전화로 알려온 경매가는 적채 16kg 한 상자에 4,000원이었다. 만원을 받아도 각종 수수료를 제하면 5,000원이 남을까말까 한 상황에 4,000원이라니,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 게 당연했다.그녀 또한 이럴 바에 일이라도 덜자는 마음에 밭 일부를 갈아엎었다. 그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기도 학교급식 상의 친환경농산물 공급량이 확연히 늘고 있다. 이는 조직화된 지역 친환경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품목을 늘린 것과 함께, 민·관 간 논의 강화로 계약재배물량을 확대시킴으로서 가능했다.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서재형, 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친환경농산물 계약재배 참여농가 및 납품량이 크게 늘어났다. 경기도 친환경출하회의 친환경농산물 공급량은 2016년 5,654톤에서 지난해 6,979톤으로 약 23% 증가했다. 경기도 학교급식 상의 전체 농산물 공급량이 2016년 2만594톤에서 지난해 2만388톤으로 오히려 1% 줄어든 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친환경농산물 공급액 측면에서 봐도 2016년 약 311억6,800만원이던 액수가 지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달 초반 충청남도 서산시 지곡면과 대산읍 일대를 중심으로 마늘·양파에 심각한 고사 피해가 발생했다.100여 가구에 달하는 피해 농민들은 대책위원회(위원장 채수호, 대책위)를 구성해 “지곡농협이 지난해 영농교육 당시 신규 제초제를 권장하며 기존 약제와 혼합해 사용해도 괜찮다고 지도했다”며 “그에 따라 제초제를 사용한 결과 작물이 고사했기 때문에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지곡농협 측은 “올 겨울 유례없는 혹한으로 동해 가능성도 존재하며, 새로운 제초제 사용법을 농민들에게 알려줄 당시 농약회사에 문의한 결과 혼용해도 무방하다는 답을 얻어 지도한 것”이라고 답했다.논란이 확대되자 서산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16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 이른바 쌀 생산조정제 목표 달성을 놓고 정부와 농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지원과 패널티권을 쥐고 있는 정부에 농민들이 “대안 없는 압박”이라며 항의방문에 나선 것이다.쌀 생산조정제 마감이 오는 20일로 다가왔지만 5만ha 목표달성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목표면적의 35%, 1만7,000ha가량이 생산조정제 참여 규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패널티도 밝히는 등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농식품부는 지난 3일 ‘2018년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 강화 및 제도 개선 계획을 추가 발표했다. 우선 논 타작물 재배를 확대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