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라는 물의 온도의 변화를 이야기한지 3개월이 지났다. 이 물의 온도는 농사의 온도에 영향을 끼치는데 올해는 기습적인 폭우와 산사태 등을 불러일으켜 삶의 온도에 더 영향을 주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장마’는 장마전선이 제주에서 한반도까지 북상하면서 일주일 이상 자주 비가 오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었는데, 이제는 장마라는 말이 기습적인 폭우 같은 언어로도 쓰일 수 있게 되었다. 자주 오는 비가 아니라 한꺼번에 쏟아지는 비가 장마라는 말에 숨어들게 되었다.그 기록적인 한반도의 폭우들이 제주에서는 불규칙적인 비로 모습을 달리했다
8월 폭염 속 천막은 상상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힌다. 마치 한증막 속에 들어앉아 있는 듯하다. 염천에 두 개의 천막이 차려졌다.하나는 청송군청 앞 천막이다. 이는 청송환경공익위원회가 세운 것인데, 청송군민을 위해 풍력발전 증량을 반드시 막겠다던 군수가 돌연 ‘어쩔 수 없다’며 풍력발전 증설에 속도를 내자 주민들이 투쟁 의지를 담아 설치했다. 청송지역 농민들은 덜 뜨거운 새벽부터 과수원 일과 밭농사를 하고 무더위 휴식 시간에는 군청 앞 펄펄 끓는 아스팔트 위 천막을 지키고 있다. 풍력발전 반대 투쟁을 한 지도 올해로 8년째다. 주민들
2019년 12월「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전부 개정됐다. 기존의 직불제도는 2000년 5월부터 공익직불제로 개편됐고 대표적으로 소농직불과 면적직불로 구분되는 기본형 공익직불사업 등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 농가소득 보장정책의 대표주자인 직불제는 농업예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큼 관심도 많고 중요하다. 직불금 제도가 바뀌면서 과거부터 제기됐던 문제점이 일부 보완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도 있고, 새롭게 부각된 문제도 있다.최근에는 공익직불제로 바뀌면서 문제가 됐던 부분이 일부 개선됐다
한우 수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인천항에서 말레이시아로 10마리 분량의 한우고기를 수출하는 선적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수출 이후로 3개월간 75마리 분량의 한우고기를 말레이시아로 추가 수출할 예정이며, 앞으로 3년간 7,500마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부풀어 있다. 아울러 홍콩으로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한우 수출 추진 배경에는 연간 한우 도축 마릿수가 80만두 수준에서 2024년에는 100만두 이상으로 늘어나, 국내 소비만으로는 한우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원가 세일, 한우 안심 100g 8,900원, 한우 등심 5,900원, 치마살 100g 8,900원. 최상등급 맛 보장’.삼겹살을 팔아줬더니 카카오톡으로 판매가격을 매주 알려주는 한 정육점이 얼마 전 보내온 신규 가격정보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우리 집은 한 곳에 둥지를 튼 이래 주로 근처 단골 중형 슈퍼마켓에서만 고기를 사던 이십년 가까운 관습(?)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구매 경로를 다양화했다. 나이 든 부모님은 물론이고, 나 역시 인터넷에서 (신선도를 보장한다는 대형 쇼핑 체인이 아니더라도) 고기를 사도 신선품 소비
연일 30℃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며 전국 대부분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폭염으로 농작물 생육이 부진해지고 품질이 저하될 수 있어 염려되기도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논, 밭, 하우스에서 일해야 하는 농민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환경이다. 농민들의 농작업 환경은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이처럼 힘든 상황에서 일함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에 대한 처우는 너무 보잘 것 없다.최근 인도의 쌀 수출금지 소식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최대 쌀 수출국가인 인도가 쌀 수출을 금지하면서 세계
논에는 벼, 밭에는 콩을 심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원론적이고 전통적인 농사 방식이다. 정부는 쌀값 폭락의 이유를 쌀 과잉 생산으로 규정한 뒤 기존에 쌀농사를 짓거나 새롭게 쌀농사를 시작하려 논을 구하는 전업농, 창업농, 청년농들에게 전략작물로 밭작물인 콩이나 사료작물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심게 했다.그러나 최근 ‘극한 호우’로 인해 콩을 심은 논이 물에 잠겼고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아예 발아가 안 됐거나 물에 잠겨 고사한 경우도 있다. 또, 죽지는 않았지만 물에 잠겼던 콩의 뿌리가 상해 열매가 달릴지 의심스럽다
북한은 요즘 전국 곳곳에서 집짓기 공사가 한창이다. 북한식 새마을운동인 농촌 마을 개선사업을 전국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 마을마다 새집을 짓고 주민들이 모여 집들이하는 모습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새로 조성된 마을에는 유치원 수백 개가 건설됐다.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고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을 생산하고 있디.농촌발전정책이 구체화된 것은 2021년 제8차 당대회부터다. 당시 북한 당국은 도시와 농촌, 전국적으로 ‘균형적동시발전’을 목표로 10년 장기계획의 추진을 독려했다. 대표적인 사업인 농촌살림
지난달 9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자연재해로 집과 시설물이 허물어지고 벼, 콩, 복숭아, 수박, 멜론 등 많은 농작물이 물에 잠기고 휩쓸려 사라졌다. 한순간에 많은 것을 잃게 된 농민들은 눈앞이 캄캄함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해 피해복구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피해 농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너무나 미흡한 실정이다.이러한 상황에 더 가슴이 아픈 것은 정부의 수입의존 정책이다. 집을 잃고, 비닐하우스를 잃고, 키우던 가축도 폐사하고, 심어놓은 농작물도 폐작이 돼 망연자실해 있는 농민들에게 정
이야기 하나. 핸드폰으로 입금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내역 : 종자반환금, 금액 : 80,000원’.이건 뭐지? 한참의 두뇌회전 끝에 내역을 생각해 내었다. 올 초 전라북도에서 벼농사를 위해 구입한 보급종 종자값에 20kg 1포당 1만원씩을 지원하겠다더니 이제야 입금이 된 것이다. 지난 해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은 벼 40㎏ 기준 6만4,530원(포대벼 1등급)인데 반해 올해 공급되는 보급종 가격은 같은 40kg 기준 8만9,760원으로 그 차이를 생각하면 그저 생색내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그런데 정말 어이가 없는 것은 보급
여주통합RPC가 운영위원회 구성에서 농민 위원들을 퇴출시킨 일로 여주 일대가 시끄럽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여주통합RPC가 전국 쌀값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농협의 협동조합 정신이 어떻게 훼손되는지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지역농협의 주인이 조합원이라는 건 굳이 법이나 정관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협동조합’이라는 태생이 보장하는 바다. 건강하지 못한 조합이 간혹 조합원을 배반하는 일은 있지만 조합원은 그런 조합을 정당한 권리로써 응징하고 바로잡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주객전도. 지금 윤석열정부의 행태를 요약할 단어들이 많겠지만, 본인은 이 단어를 꼽으련다. 정부의 주인인 국민은 무시하고, 우리 국익에 맞지 않는 ‘남’의 선택은 존중하는 상황. 이걸 주객전도라 표현하지 않으면 뭐라 할까.국민을 무시한 사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지난 4월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더는 쌀값 폭락이 반복돼선 안 되며, 쌀값 폭락으로 인한 쌀 농가의 파탄이 국내 농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양곡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던 농민의 목소리는
양파를 우리 농장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일이 끝났다. 양파를 수확하여 발송하는 일은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면서 하는 큰 일 중의 하나다.작년 8월 말 포트에 씨를 넣는 것으로 양파 기르기는 시작되었다. 싹이 난 양파를 한 달 보름 간 길러 가을에 밭에 내다 심었다. 얼어 죽지 말라고 왕겨로 덮어준 어린 양파는 추운 겨울을 잘 나고 봄이 되자 파랗게 자라나기 시작했다.남편과 나는 가능한 비닐 멀칭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름을 나는 채소는 제초가 감당이 안 되어 비닐 멀칭을 한다. 우리가 비닐 멀칭을 하는 작물은 고추와 토마토 두 가지
‘이렇게는 못 살겠다! 농업 포기 농민 말살, 윤석열정권 퇴진하라!’ 어쩌다 농민들 입에서 대통령 퇴진하라는 구호가 나오고, 폭우 속에서 농민대회를 연단 말인가.농민들은 생산비는 폭등하는데 농산물 값은 폭락하는 이해 못 할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실제 2022년 농업소득은 전년 대비 27% 줄었다. 반면 농협 대출금 이자는 크게 올라 농사를 지어선 빚을 갚아낼 재간이 없어졌고, 그 결과 2022년 말과 2023년 6월 말 사이 연체율이 2배 넘게 올랐다. 또한 이상기후로 봄에는 서리피해와 동해가 발생했고, 우박과 극한 호우에 삶의
하늘도 너무나 무심했다. 며칠 동안 하늘에서 쏟아부은 비는 끝내 너무 많은 상처와 피해를 남겼다.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충남 논산·공주·부여와 충북 괴산·충주, 전북 익산, 경북 예천 지역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번 수해는 4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고 비가 그친 이후 드러난 수해 현장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다.철도도 멈춰 섰다. 지난 며칠 동안 일반 열차는 운행이 전면 정지됐고 고속열차(KTX)도 일부만 운행될 정도로 전국 철길이
정부는 지난 19일 호우 피해를 입은 세종시, 충북 청주시·괴산군, 충남 논산시·공주시·청양군·부여군, 전북 익산시·김제시 죽산면, 경북 봉화군·영주시·문경시 등 13개 지방자치단체에 우선적으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다.우선 선포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고 피해조사를 통해 특별재난지역 기준이 되면 추가 선포할 방침이라고 한다.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엔 해당 지자체의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해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특별재난지역 관계없이 동일 지원
“와따 형님, 오랜만이요, 엊그제 시청 앞 사거리에서 본께 현수막 들고 홍보하던디 아직도 팔팔하시데요. 안척하고 갈라 했는디 신호가 바꿔부러 말도 못하고 그냥 가부렀소.”“짜식~ 그래도 큰 소리로 안척하고 가지 그랬냐.”농민회 후배는 엊그제 트럭을 몰고 가다가 시청 앞 사거리에서 ‘바다야 미안해! 대통령 잘못 뽑아서!’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있는 나를 보며 지나갔던 얘기를 들려주었다.“그란디 뭣 좀 물어봅시다, 우리농협 조합장이 지난 1월 정기총회에서 부결되었던 우리조합 상임이사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이사회 안건으로 다시 올렸는데 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엔 1,100여명에 달하는 농협 조합장들과 수십개의 조합장 모임이 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정명회) 역시 수많은 조합장 모임 중 하나지만 그 성격만큼은 어떤 모임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농민조합원을 위한, 농협다운 농협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이고 순수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조합장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 모일 때마다 친목·회식·유람 대신 공부와 토론에 몰두하는 모임이라는 점이 그렇다. 내년이면 발족 10주년이 되는 정명회를 최선두에서 이끌어갈 새 일꾼, 지난 5월 31일 선출된 노
우리 국민이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밀은 대부분 수입산이다. 소비를 많이 하는 만큼 우리나라에서 많이 생산하면 좋을텐데 왜 밀은 자급하지 못할까? 가장 큰 이유는 국산밀을 생산해도 판매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밀 생산 농민들이 재배를 포기하게 됐고 밀 자급률은 수년간 1%대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2023년부터 2027년까지의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에 정부가 5대 분야 중점과제를 담았다. 그중 가장 기본은 바로 식량자급률 향상 목표다. 정부가 목표한 2027년 식량자급률 55.5%, 곡물자급률 27%에 가장 근본이 되는
지난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가진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에 면죄부를 주는 입장을 발표했다.첫째 일본의 해양투기 계획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표를 존중한다는 것, 둘째 오염수 해양투기 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 셋째 오염수 해양투기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것, 넷째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는 등의 문제 발생 시 즉각적으로 방류 중단을 통보하겠다는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