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 온 국민이 한마음 돼야

  • 입력 2023.07.23 18:00
  • 수정 2023.07.23 21:0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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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너무나 무심했다. 며칠 동안 하늘에서 쏟아부은 비는 끝내 너무 많은 상처와 피해를 남겼다.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충남 논산·공주·부여와 충북 괴산·충주, 전북 익산, 경북 예천 지역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번 수해는 4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고 비가 그친 이후 드러난 수해 현장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다.

철도도 멈춰 섰다. 지난 며칠 동안 일반 열차는 운행이 전면 정지됐고 고속열차(KTX)도 일부만 운행될 정도로 전국 철길이 거의 정지되다시피 했다. 집중호우 피해는 아직 전부 다 집계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들려오는 소식만으로도 엄청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향후 농작물 생육과 생산량에 미치는 피해까지 집계되면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더 큰 피해액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주택이 침수, 파손되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은 무너졌으며, 살기 위해 언덕으로 도망친 소들만 해도 수백 마리다. 둑이 무너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마을을 덮쳤고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붕괴되거나 침수된 보금자리를 복구하는 데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 속에서 복구작업도 힘이 들지만 피해주민들의 정신적 고통과 함께 신체적 불편함도 우려된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령의 농촌주민들이 겪을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기록적인 폭우로 떠밀려온 토사와 잔해물은 논과 밭, 비닐하우스를 덮쳐 지금까지 3만ha가 넘는 농경지가 침수, 유실됐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과 감물면 등 지역의 인삼밭, 콩밭, 복숭아밭은 완전히 폐허가 돼 너무나 처참한 상황이다. 응급복구를 위한 지자체, 군부대 등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애써 심은 작물피해는 올해 농민의 소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격려, 적극적인 지원이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지금 당장의 긴급복구 지원뿐 아니라 앞으로 일상생활을 되찾을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지금 당장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때에는 정치권이 관심을 가지며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줄 것처럼 나서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면 온전히 피해주민들의 몫으로만 남겨져 버리는 문제가 반복돼서는 안된다.

현재 국회에는 자연재해 피해 예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들이 계류돼 있다. 계류 중인 수많은 법률개정안들은 그 당시에는 앞다퉈 발의한 것이다. 사회적 관심을 받을 때에는 제도적인 문제점이 부각되고 하루빨리 이를 개선하고자 법률개정안을 발의하지만 정작 또 다른 이슈로 묻힐 때가 많다. 사람의 생명과 지금까지 쌓아온 터전을 앗아갈 수도 있는 피해를 예방하고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도록 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

물에 잠기고 수많은 토사와 오폐수로 뒤범벅이 된 논과 밭의 작물들은 모두 폐기될 것이다. 농작물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수입농산물 할당관세를 언급하는 것은 피해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중단해야 마땅하다. 피해주민들에 대한 지원 약속이 변하지 않아야 하며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지속돼야 하는 것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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