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협다운 농협’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공부한다

노종진 농협조합장 정명회 회장

  • 입력 2023.07.16 18:00
  • 수정 2023.07.16 21:47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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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엔 1,100여명에 달하는 농협 조합장들과 수십개의 조합장 모임이 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정명회) 역시 수많은 조합장 모임 중 하나지만 그 성격만큼은 어떤 모임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농민조합원을 위한, 농협다운 농협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이고 순수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조합장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 모일 때마다 친목·회식·유람 대신 공부와 토론에 몰두하는 모임이라는 점이 그렇다. 내년이면 발족 10주년이 되는 정명회를 최선두에서 이끌어갈 새 일꾼, 지난 5월 31일 선출된 노종진 정명회장(전남 화순 능주농협 조합장)을 만나봤다.

 

노종진 농협조합장 정명회 회장
노종진 농협조합장 정명회 회장

내년이면 정명회 창립 10주년이다. 지금까지의 활동 의의와 성과를 얘기한다면.
뭐든지 모순을 깨는 데는 내부의 힘이 필요하다. 협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려면 조합장들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의 관계를 지배적·경쟁적 구조가 아닌 협력적 구조로 만드는 데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정명회 조합장들이 끊임없이 함께 공부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주시하며 문제제기를 해왔고, 중앙회장 간선제→직선제 전환 등 몇몇 사례에서도 정명회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정명회 5기’ 조직 정비 현황은 어떤가.
조합장 선거 때마다 출마를 포기하는 분도 있고 낙선하는 분도 있어 매번 30% 정도의 회원이 교체된다. 그만큼 선출직인 조합장들이 자발적 모임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이번엔 그래도 처음으로 전국 농협에 공문을 보내 회원을 공개모집했고 기존 회원들과 전혀 안면이 없는 조합장들도 속속 가입 신청을 하고 있다. 일단 계속 조직 정비에 힘쓰고 있다. 전남·전북은 회원이 특히 많아 지역 자체 회장·총무를 뽑아 지역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개성 강한 전국 조합장들이 모인 데다 신규회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조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농협개혁’에 대한 꾸준한 공부와 토론인 것 같다. 농협에 대한 근본적 생각들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과정이다. 애초에 농협에 애착이 크고 농민들께 제대로 봉사하려는 의지를 가진 조합장들이 정명회에 가입한다. 회원 조합장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고 일정이 제각각인데도 모여서 공부하는 데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정명회’는 농협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농협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농협이 농협답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뭔가.
협동조합에서 중요한 건 사람이다. 조합을 민주적으로 이끌고 협동조합답게 발전시키기 위해 조합원의 의식과 직원의 사명감이 필요하며 때문에 조합원·직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덧붙여, 우리 농협만 잘 된다 해서 끝이 아니다. 지역농협이 조합원을 위해 경제사업을 열심히 하려 해도 중앙회가 받쳐주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중앙회가 지역조합과 농민조합원을 위해 적재적소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중앙회의 역할엔 특히 아쉬움이 많은데, 가령 지역·중앙에서 정치권과 다방면의 접점을 가진 농협중앙회가 지난번 「양곡관리법」 개정 문제에 왜 침묵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신임 회장으로서의 계획은.
정명회에 보다 많은 조합장들이 가입해 농협을 고민하고 농협개혁을 의논하며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전남·전북 외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별 조직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열심히 조합장들을 만나고 있다. 정명회가 조합장 모임 중 으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명회의 ‘회원 자격’이 있다면.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조합장, 조합원들을 위해 좋은 농협을 만들고 싶은 조합장, 그런 열정과 의지를 가진 조합장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설령 모르는 것이 많더라도 같이 공부하며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이 정명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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