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몰아치는 1월이다. 연이은 대설주의보와 강풍으로 하늘길이 막히고 매서운 한겨울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겨울이 되면 우리네 식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 위치한 제주도의 월동채소들이 책임져준다. 무,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만감류 등 대부분 노지에서 생산되는 월동작물은 제주의 거친 바람에도 굳건히 자라난다.우리가 건강한 식재료를 부족함 없이 느낄 수 있는 것은 농민이 있기 때문이다. 농사의 주체는 바로 농민이고, 농민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먹거리 걱정 없이 일상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농업의
농산물값 폭등락의 배경은 분명하다. 가격이 오르는 건 수확량 감소가 주원인이고, 가격이 폭락하는 건 수입농산물이 주원인이다. 수확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른 농산물은 하느님의 소관이고 가격이 떨어진 농산물은 대통령의 소관인 셈이다. 2023년 수확된 쌀값이 4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하락의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지난해 10월 5일 산지쌀값이 20kg 기준 5만4,388원이었다. 하지만 한 번의 반등도 없이 쌀값은 계속 떨어졌고 새해 들어선 낙폭이 더 커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15일자 쌀값은 4만8,958원으로 넉 달 만에 무려 10%(
연말 연초 김정은 위원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매우 이례적인 용어 두 개를 사용했다. ‘식량난’과 ‘의식주’다.지난해 말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국가 경제실적에 대해 “올해처럼 경이적인 승리와 사변들로 충만된 해가 없었던 반면에 지난해(2022년) 농사를 잘 짓지 못하여 심각한 식량난을 해결해야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가경제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2020년 대비 2023년 국내총생산액이 140% 증가했고, 금속공업이 평균 270%, 공작기계부문이 510%, 그리고 농업에 필수적인 질소비료 생산이 130% 증가했
연초부터 한우 가격하락이 심상찮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의하면, 지난 19일 1등급 한우 1kg당 도매가격이 1만3,685원으로 전주보다는 754원, 5% 떨어졌고, 전월 평균 가격 1만4,622원 대비 937원, 6% 이상 하락했다. 수급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최고급 등급인 투뿔(1++) 등급도 전월의 1만9,809원에서 1만8,303원으로 하락해 1만9,000원대가 무너졌다. 1년 중 한우고기 최대 성수기인 오는 2월 10일 설날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이처럼 한우 가격이 무너지면서 농가들의 불안감은 점점 깊어지고
기범이가 헛웃음을 지었다.“뭐가 행운이란 말이오? 배가 고프면 탁주나 한잔하고 가시구려.”“내 말 허투루 듣지 마시오. 나는 혼자가 아니라 사수와 선접군까지 접으로 움직인단 말이오. 거자만도 기천명인데 꼬래비에 앉아보슈. 시제를 읽는 데만 한나절이요, 언덕 같이 쌓이는 게 시지(試紙)인데 뒤에 놓이면 시관(試官)이 읽어나 볼 것 같소? 서울의 대갓집 자제들이 경쟁률 때문에 농토를 연고 삼아 대거 내려왔단 말이우. 그들이 한양의 거벽 사수를 죄 끌고 왔는데 지방 선비들이 어찌 당하겠소.”“그러면 그런 한양의 거벽 사수를 댁은 당한단
유기농업의 한 종류로 생명역동농업(Bio-Dynamic Agriculture)이 있다. 지금부터 꼭 100년 전인 1924년에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로부터 시작된 농법이다. 이 농법은 현재 유럽과 미주, 호주 등의 40여 개국에서 실행하고 있다. 우리 농장에서도 19년 전부터 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생명역동농법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가 파종달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달력은 어느 날에 어떤 종류의 작물을 심어야 좋은 농산물을 얻을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독일의 마리아 툰 여사가 20년 동안 실험과 관찰을 통해 황도상의
2024년 올해는 갑진년 청룡의 해라고 합니다. 갑진년처럼 한 해의 이름을 예전 식으로 부르는 원리는 천간 열 개와 지지 열두 개의 조합입니다. 갑진년 할 때 첫 번째 글자 갑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0간에서 차례대로 가져옵니다. 두 번째 글자 진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12지에서 순서대로 선택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2025년은 갑 다음 천간 을과 진 다음 지지 사를 붙여 을사년, 2026년은 병오년이 됩니다.한의학 약 중에는 소청룡탕, 대청룡탕이라는 처방이 있습니다. 이 중 소청룡탕은 현재
스카라 극장 인근의 다방에서 ‘럭키 송’에게 무용수로 깜짝 발탁된 김미성(김미숙)은, 유명 연예인들이 포진한 공연단에 가담하여 순회공연에 나선다. 그런데 공연단이 이용하는 교통편에서부터 인기의 등급이 확연히 드러난다.“멀리 부산 공연을 간다 치면 특별 게스트인 트위스트 김, 문희, 윤정희 이런 사람들은 그 시절에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어요. 박재란 같은 유명가수는 평소에 여기저기서 개인 리사이틀을 개최하기 때문에 고급 자가용을 타고 다니고요. 우리 같은 무용수나, 이름 없는 만담꾼이나, 악단의 연주자들은 물론 버스를 타고 가지요.
집이 어려워 국민학교도 졸업하지 모해다일을 해야만 햇다 어린 나이에 시집가시부모의 구박 남편의 술주정 나는하루도 편안 날이 업시 하두 일을 해 출가 해살만에 되었다 시부모 돌아가시고 애들 출가해살만했는데 남편이 치매가 걸렸다늘그막에 큰걱정이다그래도 선생님이 동성이 자주 와한글공부 그림그리기를 가르쳐주어참 고맙다 내인생 참 조은 날은 언제 오려나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
2024년에는 농업·농촌정책에 몇 가지 변화가 있는데 그중에서 발전적 변화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여성농민 특수건강검진이 본사업으로 확대된 것이다. 특수건강검진은 만 51~70세 여성농민을 대상으로 농작업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2~2023년 두 해 동안 몇 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는데 올해 본사업으로 전국화됐다.오랜 세월 여성농민단체를 중심으로 여성농민 특수건강검진 사업을 안정적으로 시행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고 이는 그 투쟁의 성과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고 멈추기
농업문제가 우리 삶을 척박하게 만들고 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농산물은 우리 밥상을 위협하고, 만성적인 농산물 공급과잉에 농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농민들은 수십년 간 농산물 수입반대 투쟁을 벌여왔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을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중이다. 또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도적 투쟁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선거 때 농민들은 조례제정운동을 진행했고, 국회의원 선거 때는 법 개정 운동에 힘을 모았다.오는 4월 10일은 22대 국회를 구성할 국회의원을 우리 손으로 뽑는 선거날이다. 4년 전보다
일본 정부는 2024년도에「식료·농업·농촌기본법(농업기본법)」의 개정안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 1999년 제정된 이후 25년 만의 일이다.농업기본법은 농정의 헌법이라 불리며, 농정의 기본이념과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농업기본법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 확보’, ‘농업의 다원적 기능의 발휘’, ‘농업의 지속적 발전’, ‘농업발전의 기반인 농촌의 진흥’을 4대 이념으로 정하고, ‘식량자급률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된 지 20여 년을 지나오면서 국제정세의 변화와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에 따른 식량
2024년 새해가 밝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바뀌었다. 농정을 대표하는 수장이 바뀌었으니 무엇인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다. 과거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희망하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가져보지만, 21종의 수입과일 30만톤을 들여오기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관세 면제와 인하라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보고 이내 기대감을 내려놓았다.사과, 배, 단감, 복숭아, 포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일은 저마다의 새콤달콤한 맛을 뽐내며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증가하는 수입 과일과 기후변화로 과수농가의 상황은
2024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내가 사는 나주 금성산에도 새해 해맞이 인파로 북적였다. 떡국을 먹기 위해 서 있는 시민들이 새해 소망을 가득 담아 기꺼이 나이 한 살을 맛있게 챙겨 먹는 풍경에 마음이 훈훈하다. 기다리고 기다린 새해 아침 붉은 태양이 저 멀리 동녘의 구름 안개를 뚫고 솟아올랐다.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었다.우리 가족의 건강과 큰딸의 임용고시 합격을….4월 총선에서 진보당의 국회의원 당선을….올 한 해 농민들의 농사가 무탈하고 좋은 가격을 받아 웃을 수 있는 해가 되소서….나는 지역에서 의용소방대와 자율방범대 활동을 하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역사는 이 스트레스를 극복하며 발전해온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몸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 또한 바로 이 스트레스이기도 합니다.인간의 수명이 증가하면서 점차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치매 환자의 급증입니다. 그런데 치매에 걸린 노인 뇌의 특징을 스트레스란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치매 환자의 뇌는 스트레스를 전혀 극복해낼 수 없는 뇌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암이 무섭기는 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살아있는 한
석 달 동안 쇼단 전속 가수의 쓴맛을 보았던 김미성이 이번에는 서울의 스카라 극장 앞에 나타났다. 당시에는 쇼 공연단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영화사들도 사무실 한 칸 없이, 충무로 일대의 다방에 모여서 배우들과 출연 계약을 하고 스태프를 구성하고 물주를 구하고 하던 시절이었다. 김미성이 조심스레 다방 문을 밀고 들어선다.‘그 악단장하고 무용단장이 찾어오라는 다방이 여그가 틀림없는디….’널따란 다방은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고, 군데군데 빵모자를 쓴 ‘예술가 모습’의 남자들도 눈에 띄었다. 다탁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무리 지어 앉아
병호네 집 토방에는 할머니와 아버지 신발 외에도 둥구니신 두 켤레가 놓여 있었다. 황새마을 살 때부터 기창은 약초꾼이나 심마니들과 교류하더니 약재를 받아 중개하는 일로 거간비를 챙겼다. 기창이 어떤 연고로 그들과 어울리는지 알 수 없지만 양반네와도 교류하는 편이라 호구책이 될 만하였다. 병호가 들어서자 백구가 손을 핥으며 법석을 떨었다. 지금실로 옮겨올 적에 거야마을 이모할머니가 선물한 강아지는 어느덧 버티고 서면 늠름한 기상이 엿보였다. 유난히 장씨를 따라 외출할 때 같이 갔다가 한발 앞서 돌아오므로 집에서는 할머니의 귀가를 미리
보통, 지면(地面)에서는 농사를 짓고 신문 지면(紙面)에는 글자를 새깁니다. 저는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서 땅에 곡식을 심습니다. 저는 이 지면에 과거의 농지제도와 미래의 농지개혁에 대해 쓰겠습니다. 저에게 모내기하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은 같은 일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일 년 열두 번 글을 쓰겠다는 뜻을 제가 먼저 신문사에 전했습니다. 땅 한 평 살 수 없는 아픔과 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억울함과 지주가 원하는 대로 임차료를 지급해야 하는 농민의 가슴앓이를 세상에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정광훈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님은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