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은] 일본, 25년 만에 농업기본법 개정 추진

  • 입력 2024.01.21 18:00
  • 수정 2024.01.21 18:47
  • 기자명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 소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 소장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 소장

 

일본 정부는 2024년도에「식료·농업·농촌기본법(농업기본법)」의 개정안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 1999년 제정된 이후 25년 만의 일이다.

농업기본법은 농정의 헌법이라 불리며, 농정의 기본이념과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농업기본법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 확보’, ‘농업의 다원적 기능의 발휘’, ‘농업의 지속적 발전’, ‘농업발전의 기반인 농촌의 진흥’을 4대 이념으로 정하고, ‘식량자급률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된 지 20여 년을 지나오면서 국제정세의 변화와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에 따른 식량 안전보장에 대한 위협, 기후변화 등의 지구환경문제, 해외시장의 확대, 광우병으로 경험한 먹거리 안전문제 등 농업·농촌을 둘러싼 상황이 크게 변화해 왔다.

이러한 최근의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22년부터 농업기본법의 개정을 검토해 왔다. 특히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국제 에너지·자원·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일본 국내에서도 식량안보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지면서 농업기본법의 개정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9월 9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농업기본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같은 달 29일 농림수산대신의 자문기관인 ‘식료·농업·농촌정책심의회’에 농업기본법을 검토하는 ‘기본법검증부회’를 설치했다. 검증부회는 2022년 10월부터, 최종 검토 결과를 농림수산대신에게 제출한 2023년 9월 11일까지 17차례에 걸친 논의를 이어왔다. 농림수산성은 개정안을 2024년 초에 열리는 통상국회에 상정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개정되는 농업기본법은 ‘식량 안전보장의 강화’, ‘농림수산물·식품의 수출 촉진’, ‘농림수산업의 그린화’, ‘스마트농업’ 등의 추진을 기본 방침으로 한다.

우선 식량 안전보장의 강화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뿐 아니라 평상시에 있어서도 국민 개개인의 식량 안전보장체계를 확립한다는 것이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에서의 자급력을 높이고, 식량 조달처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식품 물류체계를 개선하고, 푸드뱅크나 어린이 식당 등 먹거리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을 통해 일상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식량 안전보장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둘째, 농림수산물·식품의 수출을 촉진하고자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농업·식품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출 목적의 산지를 육성하고, 수출 지원을 위한 플랫폼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셋째, 농림수산업 그린화는 유기농업 등의 확대와 농업분야 온실가스 감축, 생물다양성 보전 등을 통해 환경부하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주류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넷째, 스마트농업의 추진은 농업종사자의 감소 및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농업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식량 공급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생산성 높은 농업을 확립한다는 것이다.

이번 농업기본법의 개정을 통해 일본 농정은 대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농업기본법의 개정과 맞물려「농업경영기반 강화 촉진법」,「농지법」등의 개별법을 어떻게 개정하고 조정해야 할지가 관건이라는 주장도 많다. 또한, 기본법을 근거로 5년마다 작성하는 기본계획을 얼마나 구체성 있게 수립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 정부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이 최근 국내외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 알립니다 

이번호부터 이웃 나라 일본의 농업·농촌 현황을 소개하는 새 칼럼 ‘지금 일본은’이 매달 1회 실립니다. 일본 농업·농촌을 장기간 연구해 온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 소장과 김기흥 아시아농업농촌연구원 원장이 필진으로 참여해 주십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키워드
#지금일본은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