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표적 농업문제라고 하면 농산물 수입개방과 농산물 가격문제를 꼽을 것이다. 1995년 WTO 출범 이후 본격화된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농업은 지난 20여 년 동안 강력한 구조조정을 당해왔다. 농산물 개방과 맞물려 농지문제 또한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의 원칙은 지난 20여 년 동안 훼손될 대로 훼손됐다. 예외적으로 인정되던 비농민의 농지소유는 점점 더 확대되는 방향으로 농지법은 누더기가 됐고 농지를 둘러싼 불법과 편법 더욱 난무해졌다. 이제 경자유전이 사문화됐으니 폐지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들녘마다 푸름이 짙어가고 있다. 벼들은 마음껏 물을 빨아들여 새끼를 치다가 머지않아 벼꽃을 밀어 올릴 것이다. 벼꽃은 작기도 하거니와 색깔도 향기도 짙지 않아서 마치 농부의 겸손함을 고스란히 닮았다.농촌과 농민은 이 나라의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의 훌륭한 디딤돌이었다. 세계 10위를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경제는 농민의 뼈와 살을 짓이겨 이룬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국민들이 그것을 당연시한다는 것이다.생산비보다 조금만 비싸면, 그래서 농사를 지어 작은 이득이라도 볼라치면 농산물 값이 폭등했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호들갑을 떤다. 그러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쌀 관세율 513%가 올해 안에 확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513%의 적정성을 설득 못한 정부는 이를 지키기 위해 쌀 수출국들이 요구하는 국별쿼터를 관세화 이전보다 2배 늘리고 밥쌀까지 수입하는 타협안으로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 농식품부)는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에게 쌀 관세율 검증과정을 보고하고 동향을 설명 중이다. 관세율 검증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박완주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지난 2일 “농식품부 박병홍 식품산업정책실장과 김경미
“나는 56세, 한국에서 온 농민이며, 젊은 시절 희망을 가지고 동료들과 농민단체를 결성하여 우리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보자 노력하였던, 그러나 결국 실패만을 거듭한 많은 농촌지도자 중 하나이다. 우리는 우루과이라운드가 끝나고 곧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더 이상 우리 손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故 이경해 열사 유서 中).”2003년 9월 10일 WTO 5차 각료회의가 열리던 멕시코 칸쿤에서 한 명의 한국 농민 이경해씨가 바리케이트 위로 올라가 항의 시위를 하다가 “WTO kills farmers!”라는 편지를 남기고 반세계화 투
지난달 18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가 현판식을 갖고 1차 전체회의를 열어 운영세칙을 의결하고 운영방안을 확정하는 등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박진도 농특위원장은 농정의 틀을 바꿔 농정의 백년대계를 새로 설정하는 것을 농특위 목적으로 한다고 첫 회의에서 밝혔다.아울러 “농정 이념, 농정 목표, 농정 대상, 농정 추진체계를 새롭게 하는 것이 농정의 틀을 바꾸는 것이며, 이를 통해 농어업·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국민행복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박 위원장의 말은 그야말로 우리 농업을 이끌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이웃나라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농민이 신음하고 있는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농민운동전국연합회(노민렌)는 그 가운데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일본 농민운동의 기수다. 방법에 있어 정당한 요구가 적힌 깃발과 피켓을 드는 것은 한국의 농민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이들에게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과학적 연구를 이용해 보다 신뢰성 있는 근거를 만들어 도구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노민렌은 지난달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지역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아시아 각국의 농민대표들에게 산하 사단법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가수 박진도와 위원장 박진도는 다르다.”박진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새문안로 농특위 회의실에서 개최된 농업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과거 농특위와 현재 농특위가 다르다는 사실을 ‘동명이인 박진도’를 통해 표현할만큼 앞으로의 농특위 활동에 ‘개혁과 혁신’을 강조한 셈이다. 지난달 25일 출범한 농특위는 사무국도 채 꾸려지지 않았지만 오전에는 청와대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후에는 농업전문지 기자간담회까지 여는 등 농업계 관심에 적극 소통하고 있다. 박진도
여성농민들의 성장은 투쟁을 통해서, 교육을 통해서, 어린이날이나 한마당이란 문화행사를 통해서 다양한 경로로 나타난다. 그 중에서 특별히 여성농민들의 투쟁력과 조직적 성장을 가능케 해준 전국적인 투쟁은 단연 수세투쟁이다.수세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87년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고, 1980년대부터 개방농정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파동과 1986년 9월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 농산물 무역 완전 자유화 등 농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된 시기였다. 특히 1985년 전국적인 소몰이 투쟁이 전개되었고,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각 부분의 이슈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지난달 26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는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등 수입식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WTO 협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최종 판정을 공식 채택했다.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 외교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공동 발표했다.보도자료에 따르면, WTO 분쟁해결기구는 전체 회원국이 참석하는 정례회의에서 일본 원전사고에 따른 우리 정부의 일본산 식품(수산물 포함) 수입규제 조치가 ‘WTO 위생 및 식물위생(S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17년 12월 국회의원 시절 대표 발의했던 우리밀 육성법 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소위원장 박완주, 법안소위)를 드디어 통과했다. 우리밀 육성에 대한 법적 보완장치가 마련돼 그동안 ‘선언적’ 의미로 발표됐던 농식품부의 우리밀 자급률에 실효성이 더해질 전망이다.국회 농해수위는 지난 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국산밀산업 육성법안(이개호 의원 대표발의)」을 수정의결했다. 이날 수정의결된 법안은 WTO 협정(내국민대우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등이 소속된 전남농업인단체연합회 및 농협 전남지역본부, 소비자교육중앙회 전남지부, 전라남도 공무원노동조합 등이 전남도의회 앞에 모여 국산김치 소비확대 결의대회를 열고 캠페인 확산을 다짐했다.이번 결의대회는 수입김치 증가로 어려움에 처한 배추 및 양념채소류 생산 농가의 활로를 모색하고 국산 농산물로 만든 김치 소비를 확대해 도민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방점을 뒀다.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국산 농산물과 국산김치 제공 음식점 우선 이용 △음식점의 국산김치 제
소탈한 웃음과 나긋나긋한 목소리에서 특유의 여유가 묻어나왔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단호하고 막힘없는 말투에선 가슴 속에 간직한 굳은 신념과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달 19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농민운동으로 시작해 통일농업과 농산물 유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새 정부 aT 수장의 적임자로 꼽혔다. 그 후 1년, 이 사장은 나름의 고민을 통해 지금까지의 aT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aT를 그려 나가고 있다. 급변하고 있는 농업 상황과 국내 정세에 발맞추고 있는 aT의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513% 쌀 관세율에 대한 ‘딴지’농식품부는 지난 1월 28일 쌀관세화 협상 검증 동향에 대한 기자회견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었다. 당시 정일정 국제협력국장은 “주요 쌀 수출국인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5개국이 관세화 산정방식과 TRQ 운영방식 등을 문제 삼아 이의를 제기해 검증 협의가 진행 중이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자들은 갑자기 열린 기자회견 배경을 두고 곧 협상을 마무리 한다는 신호인지 질문을 던졌다. 확답을 들을 순 없었지만 농식품부는 ‘오래 끌면 불리하다’는 취지로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전농 광주전남연맹과 민중당 전남농민위원회는 지난 14일 전남 영암군농업기술센터에서 전남 농민수당 도입을 위한 심화학습으로 ‘농업의 다원적 기능,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을 열었다(사진). 강사는 유찬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이다.유 부연구위원은 먼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의 정의와 논의 과정을 조명했다. 유 부연구위원에 의하면 다원적 기능을 둘러싼 논쟁은 1980년대 후반 WTO 협정 논의가 진전되면서 본격화됐고, 정부 정책으로 농업을 보호해야 다원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과 생산이
정부는 2014년 말 쌀 관세율을 513%로 산정해 WTO에 통보했다. 2015년 1월 1일부터 쌀 관세화가 시작됐다. 관세율 통보 이후 주요 쌀 수출국인 5개국(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이 관세화 산정방식과 TRQ 운영방식 등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여 2015년부터 검증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그런데 정부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이의제기 5개국과 검증협의를 하고 있으며, 주요 쟁점은 TRQ 운영과 관련해 자국의 수출비율을 안정적으로 배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기존의 국별 쿼터를 인정하는 선에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축산농가를 지원하려 마련한 FTA 대책이 도축·도계장의 전기요금 감면효과만 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축산농가 지원대책이 사실상 축산대기업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데 그쳐 재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현재 도축·도계장들은 지난 2015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전기요금 20% 할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는 2014년 11월 국회 여·야·정 협의체에서 마련한 영연방 FTA 대책 중 하나로 도축수수료 인하를 전제로 하고 있다. 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도록 축산농가를 지원하고자 도축장을 통한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쌀 관세율 513%를 지키기 위해 관세화 선언 이후 삭제한 ‘국별쿼터’를 되살리는 안이 검토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 농식품부)는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WTO 쌀 관세화 검증 협의 동향’을 설명했다. 이날 정일정 국제협력국장은 “지난 2014년 관세화 유예기간이 종료돼 우리 정부는 1986년~1988년 국내외 가격차에 따라 관세율을 513%로 산정해 국제무역기구(WTO)에 통보하고 2015년 1월 1일부터 관세화를 시행했다”면서 “하지만 주요 쌀 수출국인 미국, 중국,
‘513% 관세를 지키기 위해 밥쌀용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며 이것도 각 나라별로 수입량을 쿼터로 배정해 줘야 한다.’ 이것이 정부가 관세율을 지키는 협상 전략이다. 2015년 정부는 쌀 관세화 유예를 포기하고 쌀 관세화 완전 개방을 선언했다.DDA(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이 완결되지도 않은 시점에 관세화 개방을 선언한 것은 통상 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농민들과 전문가들의 ‘현상유지’ 주장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개방 정책이었다.당시 박근혜정부는 513% 관세를 설정하면 쌀 추가 수입 물량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협상에 최선을 다해 국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허헌중 :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농업과 환경과 먹거리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는 지속가능한 농정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당시 주요 발언을 반추해 보면서 문재인정부의 농정을 평가해보면 좋겠다.우희종 : 현 정부의 농정에 긍정적인 점수를 줄 수 없다. 공약처럼 적극 움직여줬으면 하는 기대를 가졌던 게 사실인데 굉장히 아쉽다. 경쟁과 효율에서 농업을 살리기 위한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책이 구체적으로 잡히는 게 없다.문재인정부, 농정철학 변화? 이전 정부 답습뿐이태헌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농사경력 25년 조원희. 농민으로써 이름이 있는 사람이다. 지난 25년간 해왔던 일도 많고 하고 있는 일도 많았다. 지금도 그가 맡고 있는 직책이 6~7개가 넘는다. 경북 상주시 낙동면 승곡리 이곳은 조씨의 고향이다.농사를 지었던 부모님은 일찍이 자식들을 서울로 보냈다. 그 역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서울생활을 했다. 서울 작은아버지집 근처에 방을 얻어 서울 유학을 했던 것이다. 그 시절 두메산골이나 다름없는 낙동면 승곡리에서 부모님은 어려운 살림에도 자식들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 유학을 보냈다.“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