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수확이 끝나, 이제는 황량하기까지 한 논을 가로질러서라도 트랙터는 기어이 가고자 했다. 인도와 도로를 구분하는 얕은 턱은 넘어가면 그만이었다. 경찰은 온갖 술수를 써가며 막았다. 처음엔 행진은 안 된다. 그 다음엔 트럭에 단 깃발을 묶어라. 다시 그 다음엔 적재함에 실린 나락, 볏짚을 내려놓기 전엔 안 된다. 결국엔, 트랙터는 절대 안 된다. 트랙터(를 실은 트럭)만 돌려 세우면 농민들이 몰고 온 화물차는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하겠다. 말을 자꾸 바꿨다.‘박근혜 퇴진’ 이 구호 하나로 전국에 들불을 놓으며 올라온 트랙터였다. 전남 해남, 경남 진주에서 열흘 넘게 20km, 30km의 속도로 국도를 넘나들며 질주해 온 농민들이었다. 때로는 수십여 대의 트랙터가 함께 대열
확실히 달랐다. 예전 같으면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나와 교통이 막힌다고 짜증을 냈을 법도 하지만 이번엔 완전히 달랐다.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 깃발을 달고 트랙터로 상경하는 동안 국민들이 보내준 성원과 지지는 뜨거웠다. 트랙터를 몰고 오는 농민과 이를 응원하는 국민의 마음은 하나였다.트랙터 상경 시위를 허용한 법원의 결정도 무시하고 경찰이 불법적으로 강제로 물리력을 동원해 상경을 차단함에 따라 차가운 겨울철 고속도로에서 노숙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을 위해 한 밤중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동참했다. 노숙에 필요한 물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외로움이나 추위조차 느낄 수 없었다. 모든 사회관계망(SNS)과 게시판은 경찰의 불법 폭력을 비난하고, 농민을 응원하는 메시지로 넘쳐났다. 농민과 국민은
올해 들어와 정부는 직불금과 관련해 두 가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에서 각각 직불금 개편을 위한 외부 용역을 의뢰해 올해 말에 일단락 짓겠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 11월 말에 용역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늦어져 12월 말에 용역결과가 나올 모양이다. 그에 앞서 지난달 29일 농식품부 의뢰를 받은 농촌경제연구원이 중간발표 형식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기존의 틀에서 부분적 손질을 하는 선을 넘어서지 않았다. 오히려 참여한 농민단체들은 이번 직불금 개편이 결국은 쌀값 폭락으로 인한 변동직불금 지급액 급증에 따른 것이 아니냐, 결과적으로 변동직불금 폐지와 지불금 예산 축소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지난 5월 김재수 장관의 언
논밭을 갈아야 할 트랙터가 세상을 갈아엎는다고 나섰을 때 이처럼 열광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농민투쟁 과정에서 트랙터가 갖는 의미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전부터 농기구 중에서 역사성이 깃든 것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낫이다. 낫은 나락을 베고 나무를 치고 깍지를 크게 묶는 역할을 한다. 들에 나갈 때 반드시 지참하는 것이 낫이다. 농민의 손이고 농업 도구의 기초이다. 그런데 그 낫은 지배자들에게 섬뜩한 무기이다.‘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주인이 종을 깔보자 종이 주인의 모가지를 베어버리더라. 바로 그 낫으로’이 김남주 시인의 시 한 구절로 모든 것이 표현되고 있다. 낫은 사회적으로 저항이고 혁명의 무기로 자리잡은 것이다. 트랙터는 그 동안 농가부채의 상징이었다. 겉으로는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이 땅의 농민들은 정말 농사짓기 힘들다. 취재 차 만나는 현장 농가마다 비싼 농자재 비용, 그리고 농사 과정에서 생기는 빚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쌀 농가는 트랙터가 한 번 고장 나도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의 돈이 수리비용으로 들어간다. 그런가 하면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가는 1,000만원이 넘는 유기농자재 비용을 대며 힘겹게 농사를 잇고 있다. 어떤 농가는 비용이 많이 들 시 한 해 1,800만원의 돈이 든다고 했다. 그렇게 엄청난 비용을 대서 효과가 확실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고도 병충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농작물 가격은 날마다 폭락할 뿐, 조금이라도 가격이 오를 기색이 없다. 외국에서 수입해 온 쌀이 우리나라 최고급 쌀의 가격
불통과 비선 정치가 가져온 국정의 파국으로 95%의 국민이 경악-좌절-분노하고 있다. 불통은 불신을 낳고 분노를 일으킨다. 불통의 틈바구니에서는 독성 강한 곰팡이가 자라게 돼 있다. 정책은 정책수혜자와 정책비용부담자 모두에게 공개되고 함께 논의돼야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책이 권력과 밀착된 일부 집단의 의견만으로 결정되고, 또 그들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불공정하게 집행한 결과, 100만 명 이상의 국민을 광장에 나오게 했다.농정 추진체계와 방식에서의 불통도 심각한 실정이다. 농정에 대해 쓴 소리하는 농민단체를 정책협의과정에서 배제하거나 무시한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듣기에 달콤한 제언, 을의 자세로 갑을 모시는 집단과 친밀한 몇몇 소수의 의견만
우리나라 축산업 가운데 기업에 의한 수직계열화가 가장 고착된 분야가 육계산업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마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계열 같은 관계가 육계산업의 구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육계가공기업이 대부분의 육계농가를 하청업체처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육계가공 대기업은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육계사육 농가를 쥐어짜야 한다. 육계사육에 가장 필요한 종계와 병아리 그리고 사료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은 육계사육의 원가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농가의 마진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육 수수료를 조정해 왔다. 육계사육 농가의 입장에서는 갈수록 낮아지는 마진율을 상쇄하기 위해 사육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적응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농가간 생존경쟁이 격화되면서 퇴출당하는 농가가
2008년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한 농민주유소에 법인세 폭탄이 내려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산하 지역 농민회가 설립한 20여개 영농조합법인은 주요사업으로 농민주유소를 운영했다. 농기계와 농업용 난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농민들의 연료비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민주유소는 농민들에게 싼 값에 면세유를 판매해 지역의 면세유 가격인하를 유도했다. 당연히 농민들의 호응이 높아 사업성과도 좋았다.그러나 2008년 국세청에서는 농민주유소에 5년치 법인세를 부과했다. 주유소는 영농조합법인의 고유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자본금이 1억~2억 원에 불과한 농민주유소는 자본금을 초과하는 법인세 폭탄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됐고, 결국 그중 몇몇 주유소는 폐업하고 말았다.10년이 지난 지금 종자업계가 똑같은 상
2008년 광우병사태 때 광화문에 빽빽하게 사람들이 모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되는데 세계 시위진압 역사상 가장 획기적이라는 차벽에 막혀 전진하지 못했다. 그리고 촛불은 사그라졌다. 그때도 평화시위가 유행이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장한 한무리의 사람들은 쓰레기와 구호를 구분하지 않고 쓸어가버렸다.100만 항쟁의 동력은 민생파탄이다. 나락값 3만5,000원, 노동자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되는 세상이다. 중고등학생들은 원치 않는 역사를 배워야 했다. 2014년 우리의 아이들이 세월호에서 죽어갔는데 정유라는 2015년 이화여대에 특혜입학했다.민주압살의 압권은 통합진보당 해산이다. 사상과 집회의 자유는 사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 후 혹독한 투쟁이 시작됐다.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 농성장을 차린 것을 시작해 도보순례단, 청문회 실시를 위한 야당점거단식투쟁, 부검 투쟁 등 모두 열거할 수조차 없다. 그리고 수 많은 국민들이 “우리가 백남기다”며 이 투쟁의 힘든 고비마다 든든한 지지자가 됐다. 그럼에도 책임자가 처벌되지 않은 1년. 지난 15일 이 투쟁의 중심에서 활동한 손영준 백남기투쟁본부 집행위원장을 만나 지난 1년을 되짚어봤다. 올초 도보순례 때 “우리의 걸음은 씨앗과 같다” “도보순례 봄불이 새해 첫 민중총궐기 들불이 되길”이라고 말했다. 그 씨앗이 100만 촛불로 나타난 것 같은데 어떻게 평가하
지난 10월에 있었던 제43차 전국농기계전시회 및 창안자회의에 관한 소식이 남측의 언론매체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소식 가운데 두둑 짓기(논두렁 조성) 기계 2종이 현장 참가자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혹시 이 기계가 과거 통일농수산사업단이 진행했던 금강산지역 공동영농사업과 맥락이 닿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분단 후 최초로 남북이 금강산지역에서 협동농장을 대상으로 2004~2008년 공동영농사업을 진행할 당시 이앙기, 트랙터, 경운기, 콤바인 등과 같은 남측 농기계가 협동농장에 투입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북측의 농기계 일꾼들은 여러 농기계 가운데서도 유독 논두렁 조성기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경운작업과 정지작업 그리고 논두렁 조성작업을 한꺼번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회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의회에서의 비준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고, 오바마 행정부도 더 이상 의회 비준을 추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앞으로 미국이 기존의 TPP 협상을 폐기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도 TPP에 가입하려는 노력을 중단하게 됐다는 것이다.그런데 정부가 TPP 가입을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칠레 FTA 추가협상의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TPP 가입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입장을 정했다
가락시장의 도매법인은 5년에 한 번씩 재지정 심사를 받는다. 이 심사에서 탈락하면 해당 도매법인은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 그러나 가락시장이 개설되고 30년 동안 재지정에서 탈락한 도매법인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는 지금까지 도매법인 재지정이 형식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도매법인들은 가락시장이 개설될 때 만들어진 이후 암묵적으로 항구적인 사업체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체로 여겨져 왔다. 이는 결국 농산물 유통과 전혀 관련이 없는 자본이 도매법인 인수에 눈독 들일 만큼 자유롭고 무방비 상태였다.이런 연유로 도매법인의 재지정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사실상 사문화 돼 있었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도매법인 재지정 요건을 새롭게 정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침 올해 말 도매
요즘 축산농가들은 환경법에 건축법까지 뒤범벅이 된 무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다. 자식 같은 가축들 먹이고 축사를 치우기도 바쁜데, 동네 주민들의 민원까지 쏟아진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축사를 옮기려고 해도 받아주는 곳도 없다. 지자체 조례는 왜 그리 야박한지, 이러다 진짜 축사고 집이고 다 헐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겨우겨우 각 축산단체와 몇몇 지자체에서 적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2018년 3월 24일 기간이 만료되면 전국의 모든 축산농가 수는 3분의 1토막 날 것이라는 소문이 흉흉하다.충남 논산에는 860여 한우농가가 있지만 내후년이 되면 280농가나 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양돈이나 양계를 봐, 기업 손에 들어가니 농민을 이리저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대학교 유영봉교수팀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제주 농민들은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외면하고 있는 가격안정과 소득안정 그리고 농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의욕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제주 농민들은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를 핵심적인 요구사항으로 제시했고, 원희룡 지사가 이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연구용역을 시작하게 됐는데, 최근 연구팀이 발표한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 관리제도」 최종보고서를 보면 제주 농민들이 요구했던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의 주요 내용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최저가격’이라는 표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중앙정부의 행태를 고려하여 최
작년 4월 16일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과 국민들이 비통해 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칠레로 날아갔다. 학생들을 포함해 304명이 몰살을 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추모하고 성찰해야 마땅할 시기에 대통령은 칠레로 떠난 것이다.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칠레 FTA 개선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사전에 이해관계자들과 공감대는커녕 관계 부처와 협의조차 없었다. 당시 농식품부 관련부서에서는 한-칠레 정상의 발표 내용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으며,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현실화 되고 있다.지난 9월 8일 산업통산자원부가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는 가장 민감한 이해당사자인 농민들은 배제되고 몇몇 농민단체만 초대됐다. 그나마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지난 6일 백 농민의 삶을 옆에서 지켜본 고향 지인들의 추모사는 하나같이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고서는 들을 수 없는 애도로 가득했다. 고향 사람들에게 그는 “항상 강자에 맞서 약자를 배려했던 내 고향의 큰 어른”이었고, “무척이나 진실된 농사꾼”이었으며, 끝내는 “그 이름을 지우려 해도 우리의 기억이 그 이름을 또 다시 새길 것”이라던 잊지 못할 사람이었다.많은 사람들이 그가 병상에 있는 동안 그의 삶의 행적을 알게 되면서 놀라워했다. 이 나라 민주화의 중심에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를 올곧게 지키며, 평소 좋아했던 김남주 시인의 시처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모아’를 가슴에
전반적으로 고령 인구가 많은 농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비교적 높았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으로 중공업과 수출 위주의 산업화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농촌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경상도 지역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그의 딸인 박근혜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도농 지역을 떠나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지지 기반을 이루고 있었다.최근 네이처 리퍼블릭이라는 한 회사의 비리는 청와대와 조선일보 간의 갈등으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최순실이라는 일반인과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유착관계와 국정개입 사태가 밝혀지는 상황으로까지 전개됐다. 특히 최순실의 딸이 누린 이화여자대학교에서의 특혜 문제는 국민들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
통상적인 축산은 농가가 자기 책임 하에 어린 가축과 사료를 구입하여 자가 소유의 축사에서 사육한 후 시장에 내다 파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육계는 90% 정도가 수직 계열화방식으로 사육되고 있다. 즉, 육계 계열업체(닭고기 생산 전문 업체)가 병아리, 사료 등 생산자재를 계약사육 농가에게 제공(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맡김)하면, 계약사육 농가는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축사와 노동력을 이용해 닭을 키운 뒤 회사의 요구에 따라 출하하고 사전에 정한 사육보수(사육수수료)를 받는 것이 수직 계열화 방식이다. 현재, 전국에는 HR, CB, DW 등 50여개의 계열업체가 성업 중이지만 그동안 육계 계열화사업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핵심 문제는 생산자재의 품질문제와 육계 사육 농가가 닭을 키워준 댓가로 받는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우리나라 농업의 대표작목이라 하면 두말할 것도 없이 쌀이다. 그럼 두번째는? 배추, 양파, 한우, 사과… 시각에 따라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농촌에서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고추를 빼놓을 수 없다. 제주에서 강원까지 모든 지역에서, 영세농이든 대농이든 누구나 지을 수 있는, 또 지어야 하는 작목. 농촌의 빈틈과 농가경제의 빈틈을 가장 살뜰하게 메워 주는 작목이 바로 고추다.그런 고추가 4년째 내리 폭락을 맞고 있다. 쌀값 폭락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올해는 그 중에서도 대폭락이다. 농민들마다 근당 생산비를 5,000원에서 7,000원까지 주장하는데 지금 산지가격은 3,800원 수준이다. 영세농들의 가계경제는 메말라가고 전업농들은 농사일 이후 막노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