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서울에는 115년만의 큰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는 물론 인명피해가 속출했다.이곳 내가 사는 영동지역도 호우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 그 후로도 많이 무덥고 비는 매일 오다시피 하고 하늘은 늘 흐려 있다. 예전에는 7월 중순이 지나 8월이 되면 장마도 끝나고 햇볕이 따가워 온갖 곡물이며 열매가 영글어 가는 성하의 계절이었다.그러나 내가 사는 곳, 좀 더 나아가면 한반도, 그리고 지구 전체에 이르기까지 지구 환경은 변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 지
Q. 시중에 ‘참송이’·‘맛송이’·‘꽃송이’ 같이 이름에 ‘송이’가 붙은 버섯들이 많이 보이는데, 어떤 버섯들인지 궁금합니다.A. 송이버섯이 워낙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다 보니 다른 버섯들에도 왕왕 그 이름을 차용하는 것 같습니다. 공식 명칭인 것들도 있지만 농가나 지자체에서 마케팅 목적으로 이름을 자체 부여한 것들도 있는데요. 시중에 많이 보이는 이름들로 몇 가지를 추려 보겠습니다.가장 유명한 건 양송이겠죠. 송이와는 아무 연관이 없지만, 동그란 갓 모양이 송이를 닮아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선 양송이를 더 크게
성준, 성욱이와 토마토 하우스 차광망 씌우고, 단호박밭 정리 후 들깨 심습니다. 아들들과 함께 일을 하니 억대농부 부럽지 않습니다.
올여름 더위는 평년기온보다 더 높을 확률이 50%라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해마다 여름 기온이 더 올라가니 찜통더위에 땀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질병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고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의료기술이 발달해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질병은 끝도 없고, 따라서 먹어야 할 약들도 늘어만 가는 추세입니다.질병도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약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약의 경우 간혹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가 효과가 없다는데”라고
우리가 깜박 잊고 있는 흑백사진 시절의 삽화 중에는, 그 시절을 건너온 사람이라면 누구 할 것 없이 “아, 그 때 그랬었지”하고 공감할 대목이 또 하나 있다. 1960~70년대의 어느 주말, 이상훈 사진사가 ‘사진 영업’을 하는 용두산공원으로 가보자.-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됐습니다. 다음 일요일에 공원에 나와서 찾아가시면 돼요. 혹시 내가 안보이거든 ‘1번 사진사’를 찾으세요.-아, 참, 아저씨! 중요한 걸 빠뜨릴 뻔했네요. 사진에다 글씨도 넣어줄 수 있지요?-그럼요. 뭐라고 써넣을까요? -음, 고향 친구하고 용두산공원에
농산물 판매장을 열고, 택배를 취급하면서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여름철 옥수수와 농산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말 그대로 눈코 뜰 새가 없어 그저 이 여름이 어서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그러던 중 내 마음이 울컥하는 일이 생겼다. 얼마 전 동네 체육공원 앞에서 어릴 적 알던 옆 마을 어른을 만났는데 순간 하시는 말씀이 “결혼하더니 아주 좋은가봐~ 몸이 편한가 본데”라고 말을 건넸다. 결혼식을 치른 4월부터 이미 ‘남편이 잘해주나봐~’부터 시작해서 ‘남편을 기쁘게 해주려면 좀 더 찌워야지’ 등의 조
“아프리카 아니다. 라이베리아지.”피부가 검은 외국인노동자와 일을 하다가 ‘아프리카’라는 단어가 내 입에서 여러 번 나왔다.30세로 보였는데 45세이다. 아내는 50살이고 영국에서 회사 다닌다고.나이지리아 아니고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온 노동자이다.한국말, 영어, 몸짓으로 소통하며 일을 하였는데 손발이 마저 힘들지 않았다.페북 한다고 하여 친구가 되었다. 샴볼라 이력을 보니 서울내셔널유니버시티(서울대학교) 공부. (중략)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다고 허락받음.내 이름을 물어보길래 “이씨 아저씨다”….
안녕하세요. 길벗의 한의사 나영철입니다. 한의원이나 의료기관에 치료받으러 가보면 빨갛게 불이 나오는 적외선 치료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적외선 치료기는 어떤 원리로 우리 몸을 낫게 하고, 어떤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적외선 치료기는 단어 그대로 ‘적외선’을 활용하여 치료에 사용합니다. 빛은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엑스레이(X-ray) 등으로 나뉘는데요,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입니다. 즉, 적외선은 가시광선과 달리 보이지 않습니다. 적외선은 보이지는 않지만 열전달을 잘 하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물을 제작할 때 ‘로케이션 헌팅(location hunting)’이라는 말을 쓴다. 시나리오에 맞춤한 야외촬영 장소를 찾는 일이다. 그런 거창한 용어를 쓰지 않을 뿐, 용두산공원에 사진 찍으러 나온 관광객들이라고 해서 아무 데서나 사진을 촬영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공원 사진사에게 돈을 지불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바에.촬영장소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 ‘꽃시계 앞’이었다는 사실이야 앞서도 언급했었는데, 나중에 인화된 사진을 받아든 사람들이 한 결 같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대목이 있다.-꽃이 암만 이쁘면 뭐 하노?
여름이 시작될 무렵 폭염도 같이 시작되더니, 늘어지는 장마 덕에 살인적인 더위는 주춤합니다. 그 사이 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산불까지 나서, 생활 자체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연중 고른 날씨와 고른 강수량을 자랑하는 지역인만큼 모든 생활이 거기에 익숙해져 있겠지요. 심지어 에어컨이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라는데, 40도가 넘는 폭염에 어찌 견뎌내는지 먼 나라에서도 염려스럽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날씨는 4계절이 뚜렷하고, 계절따라 강수량의 차이가 커서 또 거기에 따른 삶의 방편들이 많습니다
오늘 아침 농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아랫동네 이웃과 옛 이장님을 우연히 마주쳤다. 집에서 10분 거리지만 차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이웃들과 길에서 마주치는 경우는 좀 드물다. 반가운 마음에 셋이서 차 시동을 끄고 30여분 동안 유쾌한 길거리 수다를 떨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수년간 애쓰는 교수님의 사과는 언제 나올 거냐며 걱정해 주셨다.속으로 환경과 생태를 살리고 안전한 유기농 사과를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걸 심각하게 얘기할 분위기는 또 아니어서, 그냥 걱정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렸다.그날 모처럼 비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Q. 쌀도 가끔 수입산을 볼 수 있는데, 수입산 배나 사과가 전혀 없는 이유는 뭔가요?A. 우리나라가 어떻게든 완전 개방을 막고자 하는 쌀 시장의 경우, 국내 생산량의 10%를 조금 넘는 41만톤의 물량에만 저율 관세가 적용됩니다. 그 이상을 우리나라에 들이려면 513%의 관세를 감당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산비가 낮은 수입쌀일지언정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렇듯 관세를 통해 자국 시장을 막는 걸 ‘관세장벽’이라고 합니다.고율 관세 이외의 방법으로 무역이 막히기도 합니다. 한 국가에서만 통용
고구마밭에 비상입니다.멧돼지가 뒤집었네요.농사는 그래서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해요.멧돼지 방지가 늦은 탓입니다.쉬운 방법을 두고 놓쳐 어렵고 돈도 많이 드는 방법을 취해야 하네요.
독보다는 약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소금, 얼마나 먹어야 적정할까요?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은 하루 5g이지만 이러한 권장량에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미국 고혈압학회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맥캐런(David A. McCarron) 박사는 2013년 자신의 논문에서 “소금 섭취는 뇌가 결정할 문제이지 정책적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같은 해 미국 국립의학학술연구원(NAM)에서도 “소금을 적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여기서
-이보라우, 15번! 그 자리 15번이 혼자서 전세냈간? 빨리빨리 찍고 비키라우!-나는 오늘 여기서 처음 찍는데 와 그리 성화를 합네까?-이것 차암… 가위바위보를 해서 순번을 정하든지 해야지 안 되갔네.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진 찍을 장소로 가장 인기가 있던 꽃시계 앞에서 벌어지는 소란이다. 더구나 그 곳은 장소가 협소해서 세 팀이 한꺼번에 찍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는데, 30명의 사진사들이 제가끔 고객을 데리고 와서는, 서로 꽃시계를 차지하려고 다투다보니 사진이 맘먹은 대로 나올 리가 없었다. 드디어 용두산공원 사진사들이 시내 음식
20대 중반 이런저런 사회생활 끝에 택한 농사를 천직으로 여긴 나와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 약초 일을 해왔던 배우자가 만났기에, 필자의 농장 이름은 ‘농부와약초꾼’이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들 위주로 알음알음 팔곤 하니 내 이름 석 자로 충분했지만, 인터넷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농산물을 판매하게 되고, 약초 농사를 지속하며 나름의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이 생겼기에 이러한 신념과 철학을 먼저 공감받는 단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다.농사와 채취라는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근본적인 업, 농부와 약초꾼의 핏줄을 이어서 살자고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Q. 에도 나오는 비파, 맛이 궁금한데 언제 어디서 맛볼 수 있나요?A. 굴곡진 한국 현대사와 분단의 비극을 절절하게 담아낸 조정래 작가의 소설 초반부에는 어린 정하섭이 비파 두 알을 따서 소화에게 건네는 장면이 나옵니다. 소화는 ‘그 달고 연한 맛을 뭐라고 형언할 수 없었다’고 표현합니다. 소화는 이 맛있는 열매를 마음대로 따먹을 수 있는 하섭을 더없이 부러워하기도 하죠.훗날 애틋한 사랑에 빠지는 두 인물의 첫 만남의 매개체였던 비파는 4~6월에 출하되는 황금색 과일로, 맛과 향이
상(上)농군은 나방을 잡고 하(下)농군은 나방이 낳은 벌레를 잡는다.나방 한 마리가 300~400개의 알을 산란한다 하니 나는 몇 마리의 벌레를 포획한 것일까!먼저번 설치한 포획틀에 엄청 잡혔다. 잡힌 나방들을 걸러내고 다시 또 설치를 시도한다.나방은 엄청나게 포획하였는데도 벌레먹은 고추도 수두룩하다. 포획틀 설치가 늦었었나보다.설치하기 전에 이미 1차 산란이 이루어진 것도 있었나 보다.가뭄과의 전쟁.장마 물과의 전쟁.균과의 전쟁.벌레와의 전쟁.유기농부는 오늘도 벌레와의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아토피 피부염과 체질, 특히 사상체질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폐(肺)가 크고 간(肝)이 작은 체질을 태양인, 반대로 간이 크고 폐가 작은 체질을 태음인, 비(脾)가 크고 신(腎)이 작은 체질을 소양인, 반대로 신이 크고 비가 작은 체질을 소음인이라고 합니다.여기서 폐비간신(肺脾肝腎)은 실제 장기를 말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의 기운의 방향을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수많은 사람을 4가지로 다 나눌 수 있나”라고 묻는데 보통 힘의 방향을 4가지로 단순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폐가 크다는 것은 밖으로 뻗어
송도공원에서 관광객 대상으로 사진영업을 하던 피란민 출신의 이상훈이, 그 활동무대를 용두산공원으로 옮겼다. 서른 명의 허가받은 사진사들 중 결원이 생겨서 용케 한 자리를 물려받은 것인데, 운 좋게도 ‘1번’이었다.자, 이제 ‘용두산공원 1번 사진사’라는 완장을 찼으니 영업 준비를 해야 한다. 공원 안의 좋은 배경을 골라 찍은 사진으로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견본을 만드는 일이다. 동료가 이런저런 사진들을 붙인 판때기 하나를 갖다 준다.-자네 선임자가 서울로 이사 가면서 두고 간 사진 견본인데, 이래봬도 이 판때기에 붙은 사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