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소금, 얼마나 먹어야 좋을까요?

  • 입력 2022.07.17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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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독보다는 약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소금, 얼마나 먹어야 적정할까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은 하루 5g이지만 이러한 권장량에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미국 고혈압학회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맥캐런(David A. McCarron) 박사는 2013년 자신의 논문에서 “소금 섭취는 뇌가 결정할 문제이지 정책적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같은 해 미국 국립의학학술연구원(NAM)에서도 “소금을 적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뇌가 결정할 문제라는 것은 소금은 부족하면 뇌가 소금을 갈망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염식을 강제하게 되면 반사작용으로 설탕을 탐닉하게 하거나 소금에 대한 갈망으로 끊임없는 식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체에 적정한 소금 섭취량은 얼마나 될까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소금 섭취의 적정한 범위는 8~16g 정도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대사작용인 땀과 대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소금의 양이 일반적으로 하루에 약 10g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운 곳에서 땀을 많이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은 더 많이 섭취해야 할 것입니다.

신장기능이 정상적인 사람들의 경우는 신체가 하루 100g의 소금을 섭취하더라도 신장에서 얼마든지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나트륨 과다증을 일으키지 않으며, 반대로 하루 1g 이하의 극단적 저염식을 해도 신장에서 나트륨을 재흡수하여 재활용하기에 저나트륨혈증에 빠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나트륨조절에 문제가 있는 특별한 병을 지닌 사람들(고알도스테론증이나 쿠싱병 등)의 경우는 소금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저염식에 대한 무차별적인 권장이 실은 우리 몸에 많은 지장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족냉증이나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변량이 줄고 소변색이 짙어지는 것도, 만성피로나 만성염증도 소금 부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입마름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으레 던지는 한마디인 “물 많이 드세요!”가 사실은 전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만 먹어서는 결코 구강건조증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물과 함께 적절한 소금을 섭취해야 비로소 그 증상이 개선될 것입니다.

환자들에게 저염식이 필요하다면서, 소금기가 전혀 없는 괴로운 식사를 권유하는 병원에서도 아무 거리낌없이 주입하는 주사액, 0.9% 생리식염액 1000ml 짜리엔 무려 9g의 소금이 들어있습니다.

소금이 부족하면 우리 몸의 원활한 생리 활동이 방해받게 돼 피로가 빨리 오며 신체 곳곳에 기능 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 몸이 스스로 알아서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는 소금. 지금과 같은 더운 여름철이라면 오히려 충분히 섭취하는 것에 더 신경써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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