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치료와 관련해서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것이 비용과 치료기간입니다. 비용은 치료방법과 장치의 종류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어서, 오늘은 교정치료 기간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일반적으로 교정치료의 기간은 환자의 나이와 성별, 부정교합의 유형, 그리고 교정의사가 사용하는 치료의 방법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성장기에 골격적 원인이 동반된 주걱턱이나 상악전돌증 등을 동반한 아동의 교정치료는 본격적인 치열교정에 앞서 성장조절 치료를 하게 됩니다. 주걱턱인 경우 아래턱을 후방으로, 위턱을 전방으로 견인하는 치료를 합니다. 상악전돌증인 경우는 반대로 위턱의 성장을 억제하고 아래턱의 성장을 유도하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대개 1년 내외의 적극적인 치료를 하게 되며, 부정교합의 난이도에 따라 기간이
임플란트 시술에서 난이도가 높은 영역은 심으려고 하는 부분의 뼈가 현저히 양이 적은 경우다. 이때 할 수 있는 것이 뼈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상악(윗턱)의 경우 치아뿌리 바로 윗부분에 상악동이라고 하는 빈 공간이 있다. 이는 눈(眼) 아래, 코 옆, 구강 윗부분에 위치하는 공기가 들어있고 점막으로 덮여있는 피라미드형 부비강(副鼻腔)의 하나이다. 소리를 공명하고 온도습도조절기능을 하고 코를 통해 이물질을 배출하고 중요기관이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축농증(상악동염)이다. 흔히들 콧속 즉, 비강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으나 바로 이 공동에 생기는 것이다. 이 상악동은 사람에 따라서 크기가 다르고 모양도 다르다. 크기가 크거나 작은 사람이 특별히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하지만 치아가 상실되
하지만 캄캄한 밤에 은은하게 켜진 십자가의 불빛은 커다란 유혹이었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밤늦도록 찬송을 부르고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떡과 과자를 나누어 주곤 했다. 과자는 모두 영어가 쓰여 있는 미국 과자였고 매끄러운 종이에 싸인 캐러멜이나 통조림이라고 부르는 깡통은 거의 숭배의 대상이었다. 모두 바다 건너 미국에서 보내온 것이라고 했다. 미국 사람들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제일로 친다고도 했다. 크리스마스라는 말도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 마치 어느 별나라의 명절인 것만 같았다. 선택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 꼭 한 번 성탄절에 교회를 찾았다가 통조림 깡통을 하나 받았다. 할아버지가 무서워 집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친구와 둘이 깡통을 열었는데, 그 안에는 희한하게도 작은 오징어가 네 마리 들어 있
어릴 때를 기억하자면 집집마다 누에를 키우는 방이 따로 하나씩은 있었다. 파리똥만한 누에의 알이 놓여있는 종이를 면에 가서 받아다 누에를 키우는 방에 놓아두면 거기서 애벌레가 나온다. 그 애벌레를 우리는 누에라고 불렀고 뽕잎을 따다가 누에가 누워있는 곳에 얹어주면 되었는데 4번 잠을 자고 일어난 누에들이 주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뽕잎을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누에를 키우는 방에서는 소나기 오는 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그 소리는 누에가 뽕잎을 갉아 먹는 소리였다. 그때는 집집마다 뽕잎을 따오는 것이 큰일이었는지라 어린 나도 이모들을 따라서 뽕밭엘 가곤 했었다. 특히 이맘때는 검게 익은 오디가 흔하여 그걸 따먹는 재미로 더욱 열심히 따라다녔다. 손과 입이 새까맣게 물들었지만 간식거리 하나 제대로 없던 시
1904년 대한제국은 농사의 개량과 상공발전에 관한 회칙을 발표하고 서울에 농상공학교를 세운다. 그리고 그 실습농장(권업모범장)을 뚝섬에 두었다. 그러나 1906년 일본은 우리나라를 자신들의 식량보급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아래 수원역에서 둔전지에 이르는 넓은 터에 권업모범장을 설치한다. 이후 일본은 대한제국의 뚝섬 권업모범장을 수원으로 일원화할 것을 종용하고 뚝섬 권업모범장은 원예모범장으로 축소한다. 뚝섬 원예모범장은 이후 조선의 각종 과일류, 과채류, 채소류들을 신품종으로 대체하고 보급에 열을 올렸다. 뚝섬주변은 보급종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그 바람에 우리나라의 토종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뚝섬은 퇴적토의 비옥한 땅으로 채소농사가 아주 잘 됐는데 그중 상추가 유명했다. 서울 사람이면 누구나
교실마다 이승만의 사진이 걸려있고 대통령의 생일날에는 모든 집에서 태극기를 게양해야 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풍금에 맞추어 ‘고마우신 이 대통령 우리 대통령/우리는 길이길이 빛내오리다’ 하는 대통령 찬가를 불렀다. 사실 집에서도 할아버지는 늘 ‘이 박사가 인물은 인물이야’ 하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세상 물정을 알 리 없는 선택은 그저 정말로 훌륭한 사람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선생은 거침없이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었다. “선택이 너도 서울에서 지내게 되면 알게 되겠지만 지금 나라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전쟁으로 수백만이 죽어나갔고 백성들 사는 형편이 기아선상인데 지도자라는 자들은 여전히 권력놀음에 빠져있으니, 믿을 데라곤 자네들과 같은 청년들뿐이야. 정신 차려서 이 나라를 제대로
상추는 생육기간이 짧고 추위에 강해 농가마다 재배하고 더러는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서도 키워먹는 국화과 채소다. 며칠 전 운봉에서 딸기농사를 하고 있는 지인의 하우스에 잼을 만들 끝물딸기를 얻으러 갔다가 상추도 한 아름 얻어왔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어머니랑 둘이 뽀글이된장 한 뚝배기 지져놓고 앉아 찬밥 한 사발로 입이 찢어져라 상추쌈을 먹었다. 어린 시절 자주 가던 외가에선 상추가 나올 무렵이면 쑥갓도 나오고 실파도 텃밭에 있었다. 그래서 상추쌈 먹을라치면 쑥갓도 뜯고 실파도 한 움큼 뽑아 다듬어 씻는다. 그러는 사이 작은 뚝배기에 막장도 보글보글 지진다. 상추 두어 장에 쑥갓과 실파를 얹고 찬 보리밥을 한 술 올린 다음 지져놓은 막장을 간으로 얹어 싸서는 입에 밀어 넣는다. 양 볼이
기차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잔다칙폭 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기차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잔다기차길옆 옥수수밭 옥수수는 잘도큰다칙폭 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기차소리 요란해도 옥수수는 잘도 큰다 어린 날 누구나 한번쯤 불렀을 윤석중 요 윤극영 곡 기차길옆이라는 동요다. 필자는 이 노래를 좋아해 옥수수를 해마다 심으며 흥얼거려 보기도 한다. 옥수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좋아하니 적잖이 심어 나눠먹기도 하는데 요즘 같은 세태에 GMO가 포함되지 않은 옥수수를 먹는다는 것은 기적에 다름 아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우리나라에 수입된 식용 GMO 옥수수는 총 305만2,000톤이다. 연도별로는 2008년 763만톤(식용 71만톤), 2009년 628만톤(
정확하게는 뼈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경우에 임플란트가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거창한 의학적인 사실이 아니라 일상에서 접하는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에 속한다. 임플란트는 뼈 속에 자연치아처럼 들어가는 것이다. 얇은 합판에 못을 박으면 그 재질이 단단해도 고정이 되기 어려운 이치와 같이 어느 정도의 두께는 못의 고정에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치아는 없고, 임플란트를 하고 싶어도 뼈가 없다면 낭패다.잇몸뼈도 30대 이후 서서히 줄어 두개골의 발생 성장은 평균 약 16세에 완성된다. 잇몸뼈(치조골) 성장이 완료되면 임플란트도 가능하다. 물론 어린 나이에 임플란트가 필요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사고나 선천성기형 등 원인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성장이 완료된 뼈는 30대중반까지 성숙된 상태로 최대부피를 유
홍동엘 갔었다. 내가 좋아하는 홍동엘 갔었다. 농촌에서 살아보려는 젊은이들이 모인 농장이 있어서 그곳에 갔었다. 이십 대의 젊은 친구들이 된장을 담아보고 싶다고 하여 재능기부 강의를 한 번 다녀왔었고 그리고 그 장을 가르기 위해 그 농장에 두 번째 방문을 했었다. 두 번에 걸쳐 만난 그 친구들은 그곳에 한시적인 정착을 한 친구도 있었고, 도시에서 식생활교육을 하는 친구도 있었고, 열심히 공부하는 요리사도 있었고, 아주 다양한 더 많은 친구들도 있었다. 그들은 농촌에서 혹은 도시의 텃밭에서 아니면 자신이 일하고 있는 건물의 옥상에서 손바닥 크기의 농사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키워낸 채소와 아는 농부들이 농사지은 야채들로
집으로 돌아와 인사를 하고 난 선택은 파김치처럼 지쳐 있었다. 앞섶에 묻은 피를 보고 놀란 어른들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였다. 할아버지는 긴 장죽으로 괜히 놋재떨이만 땅땅 두들기었다. “시험 치른 것은 어떠했는고?” “그냥저냥 본 거는 같은 디유, 서울애덜 실력이 어떤지 모르니께 장담은 못하겠어유.” 서울에서 묵은 한규네 집 사정에 대해 물어보던 삼촌의 얼굴빛도 어두워졌다. “그리 녹록지 않은 살림이겄구나. 우리가 늬 하숙비를 대줄 헹편두 아니구, 철철이 쌀 가마니래두 보내줘야 할 건데.” “그 사람이 마음 쓰는 게 보통 사람하구넌 다른 거 같더라. 헹편 닿는대루 할 도리를 허자.” 그 정도의 대화를 나누고 쓰러졌다가 깬 것은 다음 날 해가
고초균(Bacillus subtilis)은 잘 마른 풀이나 토양 공기중에도 분포하며 병원성은 없다고 한다. 납두균이라고도 하는데 메주나 청국장을 만드는데 중요한 곰팡이다. 이는 특히 벼농사지역인 우리나라 짚풀에 다량으로 있다. 우리나라 발효문화의 결정품인 간장, 된장은 이것으로 비롯 된 것이다. 우리네 삶은 바로 고초균과 함께 한 삶이었다고 보면 정확하다. 아이가 태어날 집에는 깨끗하게 추린 짚다발이 준비돼 있다. 이는 해산자리로 이용될 것이다. 깔자리가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이로 인해 자궁을 빠져나온 아이와 처음 대면하는 외부환경 조건은 고초균에 노출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대문에 금줄을 친다. 새끼줄이다. 이때 새끼줄은 금역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고초균으로 산실 주위환경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지난 번에는 우리 아이들의 이를 썩지 않고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좀 더 원리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밥을 오래 먹거나 우유병을 빠는 등의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음식물이 치아의 표면에 오래 부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충치를 만드는 세균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됩니다.치아 표면에 당분이 부착되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충치세균들이 충치를 유발하며 살아가는 데에는 더욱 좋은 환경이 되는 셈이니까요. 역으로 생각하면 충치세균들이 왕성하게 살아가지 못할 환경을 만들면 우리 아이들의 이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그래서 엄마들은 아이들의 이가 썩을까봐 단 것을 못 먹게 합니다. 아이들은
우울하고 슬픈 소식이다. 후배의 농지가 경매위기에 몰렸다. 농지뿐 아니라 그가 운영하는 라이스센터와 집까지도 포함됐다고 한다. 백방으로 경매를 막아보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선뜻 돈을 빌려줄 이웃도 친구도 없다. 농촌경제가 모래알처럼 부숴진지 오래다. 경매는 제값을 쳐주지 않는다. 농지의 특성이 그렇다. 그러니 경매를 통한 부채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농협빚 청산이나 제대로 하면 다행이다. 그러니 주변사람들로부터 쌀값이나 빌린 돈은 갚을 길이 없는 것이다. 시커멓게 변해버린 후배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위로의 말뿐이기 때문이다. 아침 뉴스에 죤 버냉키 전 연방준비위원회(FRP)의장과의 점심이 경매로 7만 불에 낙찰 됐다고 한다. 우리돈 7,000만원이
지리산 인근으로 이사를 하고 처음 얼마간은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호기롭게 도시의 생활을 툭툭 털고 산골로 이사를 하였지만 이곳 지리산에서 밥 먹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다들 비슷비슷한 처지였으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몇 달간이나마 일찍 내려온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쫓아다녔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만났던 여러 사람들 중 나보다 2∼3년 일찍 귀농을 한 한 친구가 ‘지리산에서 밥 먹고 사는 일은 쉽다. 뒷산에 가서 파드득나물을 뜯어서 팔면 된다.’는 귀띔을 해주었다. 그날부터 나는 생면부지의 파드득나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웹서핑은 물론 아랫집, 윗집을 돌아다니며 어른들께 묻기도 하면서 파드득나물과의 조우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놀라서 얼른 고개를 들어 보았지만 이어서 몇 방울의 피가 더 떨어져서 답안지 위에 붉게 퍼졌다. 순간,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큰일이 났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아뜩해졌다. 코피가 문제가 아니었다. 시험 규정 상 시험지와 답안지는 단 한 번만 제공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올려다 본 교실 천정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양쪽 옆에서 시험을 보는 아이들은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 있을 뿐 선택이 처한 곤경을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교실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시험감독 선생님을 부르려고 입을 움직이려 했지만 비릿한 코피가 자꾸 목울대로 넘어가고 있었다. “서, 선생니임.” 간신이 목소리가 밖으로 나와 주었다. 그제야 옆에 앉아있던 학생이 선택을 돌아보았고 감독 선생님이 다가왔다. 그는 이내 사태를 알아차리고 주
교정치료의 목적은 저작기능개선과 심미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송곳니(견치)가 보기 싫다고 즉흥적으로 뽑을 수는 없습니다.견치는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과정에서 가장 늦게 교환되므로, 다른 치아들이 견치가 나올 자리를 차지하여 보기 흉하고 거추장스런 덧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견치를 빼면 쉽게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그러나 송곳니를 빼면 안면의 균형이 깨지고 저작기능에도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앞니와 어금니의 경계를 이루는 송곳니는 독특한 형태와 고유한 기능이 있어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교정치료를 하여 제자리에 위치 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교정치료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 “치아가 삐뚤삐뚤 해요” “입이 튀어 나
치아는 우리 몸에서 씹고(저작), 말하게 하고(발음), 자신 있게 웃게 해주는(심미)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치아 중 어금니가 빠지게 되면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게 되고 인접한 치아가 기울어지거나 마주보고 있던 치아가 내려앉게 됩니다. 또한 앞니가 빠지게 되면 심미적인 이유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 할뿐만 아니라 발음에도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따라서 치아상실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고 이를 조기에 치료하여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질환이 급속히 진행되거나, 또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치아를 상실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치아상실로 인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상실된 부위의 조속한 치료가 가장 중요한
잠깐 잠이 들었던 것일까, 선택이 눈을 떴을 때 아직 방안은 어두웠다. 옆에 누운 한규는 여전히 가볍게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선택을 깨운 것은 귀에 익지 않은 어떤 소리였다. 전에 서울에 올 때 지겹도록 흔들리며 타고 왔던 트럭 소리, 바로 그것이었다. 잠시 끊겼다가 이어지며 차 소리가 간단없이 들려왔다. 잠시 후, 안방에서 괘종시계가 여섯 번 울었다. 여섯 시면 일어날 시간이긴 했다. 아랫배가 무지근하니 오줌이 마려웠다. 그다지 춥지는 않았지만 남의 집에서 남 먼저 일어나 변소를 간다는 게 썩 내키지 않아서 선택은 어둠 속에서 눈을 뜬 채 가만히 누워 있었다. 잠시 이불에서 손을 빼어 머리맡에 풀어두었던 손목시계를 더듬어서 찾았다. 얼마 전에 할아버지가 사준 시계였다. 쇠줄로 된 묵직하고
모든 음식은 냄새로 기억된다. 어린 시절에 먹던 음식의 냄새는 머릿속에 각인되어 나이가 들어도 잊히지 않고 남아 어떤 장소, 어떤 순간을 막론하고 불쑥불쑥 튀어나와 우리의 후각을 자극하곤 한다. 그러므로 어린 아이일수록 많은 음식의 냄새를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곳곳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써오던 질 좋고 독특한 향신료들이 있었다. 생강이 유입되기 전에 자주 애용되던 생강나무가 그렇고 중부지방의 사람들이 주로 즐기던 산초도 향신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리고 남부지역, 특히 지리산 주변에서 다양한 요리에 감초처럼 쓰여 온 향신료에 제피가 있다. 초피와 산초는 같은 운향과의 식물이다. 잎이나 열매의 모양은 물론이고 성분이나 그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