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농정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묻는 질의에 송 후보자는 정황근 전 장관 청문회 당시와 똑같은 서면 답변서를 제출했다. 정황근 장관의 농정철학을 확실히 이어가겠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잘못 보낸 문서인지 심지어 띄어쓰기 오류조차 똑같았다.거기에 한술 더 떠 ‘농가소득 안정이 제1과제’라면서도 농산물가격보장제 도입에 반대했고, 쌀값이 폭락해 정부가 약속한 20만원 선조차 무너졌음에도 ‘쌀값은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농식품부는 곧 공공비축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생산비 폭등, 농축산물 가격 폭락, 그리고 기후위기로 빈번해진 농업재해의 문제까지 다양한 악재로 인해 유난히 힘들었던 해였다. 2024년 새해는 작은 희망이라도 찾을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한 가지 기대해 본다면, 농업 현장, 농민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어쩌면 산적해 있는 농업 문제의 대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이 생기는, 바로 선거철이기 때문이다.내년 4월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얼마 전, 때아닌 많은 겨울
8년 전인 2016년 2월, 30여년의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서울을 떠나 양양으로 내려왔다. 평생 농업이 소중하고 농촌지역을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구하고 강의해 왔으니, 이제 은퇴한 후에는 농촌지역으로 삶의 자리를 옮기고 직접 농사지으며 농민으로 살기로 작정했다. 평생의 연구대상인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객관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문제로 체내화해 인식하기 위함이기도 했다.사실 이렇게 작정은 했으나 50여년 간 익숙해진 도시에서의 삶의 자리를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더군다나 농사를 직접
45년 만에 최대치로 떨어진 쌀값 폭락에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외침이 거세졌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제1호 거부권을 행사했고, 농민들을 거리로 내몰았다.올 한 해 고물가·고금리로 민생이 파탄났고 농민들 또한 생산비 폭등과 기후재난으로 더 큰 고통을 겪어냈지만, 윤석열정권은 아무런 대책 없이 그저 고물가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시키기 바빴다. 게다가 수확기 무관세·저율관세할당(TRQ) 수입으로 농산물 가격까지 폭락시키며 농민들을 무참히 짓밟았다. 이에 농민들은 더이상 윤석열정권을 가만둘 수가 없다고 선
[한국농정신문 강석헌 기자] 강원 홍천군농민회(회장 정종민)가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함께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30년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지난 15일 홍천 영귀미면 생활체육공원 다목적실에서 개최된 홍천군농민회 30주년 기념식은 전현직 임원·회원 등 6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념영상 시청 △시상식 △30주년 선언문 낭독의 순서로 진행됐다.홍천군농민회는 30주년 선언문을 통해 “지난 30년 농민회는 ‘투쟁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승리의 역사를 개척했다”며 “새로운 30년은 ‘농민집권’의 웅대한 꿈을 실현해 가
서울 가는 길지루하게만 느껴지던 길글을 배우고 나니 창문 사이로보이는 간판이 읽힌다.형형 색색 간판 읽다 보니지루함이 싹 가신다선생님 덕분에서울 가는 길이 재미있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1960년대 말쯤, 시골의 어느 남자 중학교 교실의 점심시간 풍경을 구경해보자.-에, 그러면, 20일 동안의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어제 막 귀국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카수 김달수의 노래가 있겠습니다!자칭 오락부장이 책받침을 동그랗게 말아서 마이크 삼아 들고는 호들갑을 떤다. 학생들은 손뼉을 치거나, 도시락 뚜껑을 두드리거나. 혹은 휘파람을 불면서 환호한다, 김달수가 책받침 마이크를 건네받고는 큼큼, 목청을 다듬더니 한껏 감정에 겨운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한다.-‘삼각지 로타리엔 궂은비는 오는데 / 잃어버린 그 사람을
나이를 묻는 할머니에게 기범이가 대답했다.“계축생이니 올해로 열아홉입니다.”“병호하고 두 살 층하가 지는구먼. 형 노릇도 어려운데 잘 봐주시우.”“알아서 살피겠습니다.”기범이는 부러 크게 답하였고 할머니가 다시 물었다.“부모님은 다 계시고?”“어릴 적에 돌아가셨습니다. 장형님 댁에서 자랐고 혼인하구서 갈렸습니다.”“농사짓는 손이 아니니 과거를 생각하는 게지. 병호랑 떡하니 붙어서 집안도 일으키고 입신도 허도록 하우.”“할머니 뜻대로 하겠습니다.”식사를 끝내자 병호가 밥상을 들고 나갔다. 기범이가 따르는데 할머니의 한 마디가 들려왔다
12월 15일(양력),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 본대가 후퇴를 거듭하여 전주에 이르렀다. 청주성 전투에서 패한 김개남은 논산에서 전봉준과 합류하여 함께 전주로 들어왔으나 곧 다시 헤어졌다. 손화중과 최경선은 나주를, 순천의 김인배는 전라좌수영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를 치르고 있다. 이들에게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전봉준은 12월 21일과 23일 원평과 태인에서 마지막 전투를 치른 후 부대를 해산하고 잠행에 들어갔으나 28일 순창 피노리에서 피체되었다. 하루 앞선 27일 손화중과 최경선이 부대를 해산했다. 이날 태인에서 피체된 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28번째인 당사국총회는 각국의 정상, 국제기구, 정부 관계자, 전문가, 산업계 등 7만여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자리다. 전 세계적 위기인 기후변화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는 이번 회의에서 지금까지는 주요하게 논의하지 않았던 식량, 농업부분에 대한 의미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반면 최종 합의안에 대한 논란도 많다.먼저 농업분야 의의를 찾는다면, COP28에
광역지자체 최초로 전라북도에서 필수농자재지원조례가 통과됐다. 지난 13일 열린 전북도의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9명은 ‘필수농자재지원조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해 주목받고 있다.필수농자재지원조례는 생산비 폭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 사이에 숨통을 틔워보자는 농민들의 절박한 요구에서 출발했다.농사를 짓는 데 꼭 필요한 농자재값 폭등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1월 오미화·박형대 전라남도의원이 주최한 생산비 폭등과 농가경제 대책을 논의하는 긴급현안 토론회에서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스마트팜 농가가 하소연을 했다. 6,400평 유리온실 스마트
어느 매체에 실린 탈북민의 고향 이야기를 읽었다. 강냉이에 얽힌 사연이었다. 1990년대를 회상하며 글쓴이는 “그 당시 우리에겐 쌀값이 아닌 장마당 강냉이값이 살아가는 모든 지표의 기준”이었다고 표현했다. “굶지 않으려면, 아니 죽지 않으려면 강냉이가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고난의 행군 시기, 처참했던 북한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었다. 필자의 글을 통해 그가 2000년대 중반 탈북했음을 알 수 있었다. 때문에 그는 지금도 “가끔 북한 소식을 듣는 기회가 되면 쌀값보다는 강냉이값을 묻는다”고 말했다. 그에게 강냉이는 여전히
법은 누군가의 욕망을 반영한다. 법에 등재된 권리는, 특정한 욕망의 실현을 보장하겠다는 국가 권력의 선언이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의 실현을 보장한 것이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이다. 억압당하지 않은 채 거주하고 말하고 사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망의 실현을 보장한 것이 갖가지 자유권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이가 동의하는 욕망에 바탕을 둔 ‘기본권’을 보장하는 법만 있는 게 아니다. 한 가지 대상을 두고 사람들의 욕망이 서로 부딪히는 상황에서 법을 만들거나 바꾸거나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문제가 자주 생긴다. 입법자는 어떤 이유로 누
기러기 떼가 북쪽을 향해줄지어 날아가는 걸 보니아마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산에도 들에도 파릇 파릇새싹이 고개 드는 걸 보니아마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봄이 오면 경노당 문해교실이 열립니다문해교실 한글공부는나에게 편리함을 주고자신감이 생깁니다나는 한글공부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기다립니다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호르메시스’란 최근 노화연구에 관한 보고서들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어원은 그리스어로 그 뜻은 ‘자극한다’ 또는 ‘촉진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 몸에 가해지는 자극(스트레스)들중에서 우리 몸에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스트레스를 바로 ‘호르메시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흔히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피하며 사는 것이 마냥 좋은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자칫하면 여기에 우리가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맹점이 숨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온실
남산 식물원 아래쪽에는 자그마한 규모의 동물원이 있었다. 남산공원 관계자들은 이 동물원을 소동물원(小動物園)이라 불렀다. 그 호칭이 굳어져서 ‘남산 소동물원’이 공식 명칭이 됐는데, 아마도 서울에 있었던 큰 동물원(창경원)을 의식하고 붙인 이름이 아니었을까?“식물원을 개관하고 나서 3년여가 지난 1971년에 문을 열었는데, 처음엔 30여 종 230여 마리쯤 됐을 거예요. 그 중엔 꽃사슴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도 있었으나, 원앙이나 공작 등 새 종류가 많았어요. 부모가 아이들 데리고 오거나 혹은 단체로 소풍 온 아이들이 식물원을 관람
전 사회적으로 청년을 주제로 한 키워드는 주요 핵심의제이다. 농민의 고령화와 농촌지역의 과소화 문제는 청년의 부재를 더욱 부각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청년과 함께 할 수 있는 의제 마련에 골몰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청년을 주체로 세우기보다는 대상화하는 시각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청년의 삶을 청년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많이 마련돼야 하는데, 최근에 먹거리를 주제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농업계에 너무나 귀한 청년농민뿐만 아니라 농업·먹거리 분야에서 농업의 가치를 지키며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도 농민의 든든한 우군이며
시군 지역에는 의과대학이 없거나 관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단 한 곳도 없는 데가 많고 그나마 운영 중인 병원도 폐업 위기에 몰려있다. 모든 병·의원은 도시를 중심으로 빼곡할 뿐이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이 많이 사는 곳에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것도 당연하다. 소비가 활발하다는 뜻이며 그에 따라 쓰레기 발생량도 폭발적이다.우리는 현 시기를 기후재난 시대라고 한다. 기후위기 수준을 넘어 재난 시대가 됐다는 것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면의 시대를 뜻한다. 그리고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현재의 얘기라는 것이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