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건강에 좋은 스트레스, ‘호르메시스’

  • 입력 2023.12.10 18:00
  • 수정 2023.12.10 18:39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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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호르메시스’란 최근 노화연구에 관한 보고서들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어원은 그리스어로 그 뜻은 ‘자극한다’ 또는 ‘촉진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 몸에 가해지는 자극(스트레스)들중에서 우리 몸에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스트레스를 바로 ‘호르메시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피하며 사는 것이 마냥 좋은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자칫하면 여기에 우리가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맹점이 숨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온실 속의 화초’나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저항력이 떨어져 나약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화초도 동물도 자연이 주는 적절한 스트레스를 겪고 이겨내야 더욱 건강하고 아름답게 생존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몸도 적절한 스트레스, 즉 호르메시스를 겪을 때, 더욱 건강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스트레스, 즉 호르메시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것이 운동이 될 것입니다. 즉 운동하는 순간은 몸이 힘듭니다. 숨이 가쁘고 근육이 피로하여 쉬고 싶지만 그것을 참고 견뎌내면 우리 몸의 심폐기능과 근력이 향상되어 더 큰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호르메시스가 되는 운동은 우리가 견뎌낼 수 있는 강도로 몸을 좀 힘들게 할 것이 요구됩니다. 걷는 운동이 좋다고 하지만 전혀 숨가쁘지 않게, 소위 말하는 ‘세월아 네월아’하면서 걷는다면 우리의 육체엔 전혀 호르메시스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걸음도 정신적인 안정이란 측면에선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지만, 같은 걷는 운동이라 하여도 숨이 좀 차면서 걸어야 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운동 외에도 우리 몸에 좋은 호르메시스로서는 ‘간헐적 단식’을 들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영양분 공급을 차단하여 일시적으로 우리 몸에 에너지 고갈 상태란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혹 영양분이 될 만한 것이 어디 없을까 하고 비상등을 켜고 우리 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생리작용이 발동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바로 ‘아포프토시스(apoptosis, 세포자가분해작용)’로서 우리 몸의 쓸모없는 세포들을 분해하여 영양분으로 재활용하는 작용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포자가분해작용의 대상이 되는 세포가 바로 염증세포나 노화 세포 등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키는 세포들이기 때문에, 간헐적 단식은 우리 몸의 세포들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호르메시스가 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호르메시스가 되는 스트레스를 찾아보면 추운 겨울 냉수욕을 하거나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운동하며 우리 몸을 추위에 노출하는 것도 호르메시스가 될 수 있습니다. 추위에의 장시간 노출은 우리 몸을 상하게 하지만 적절한 노출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오히려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잠을 잘 때도 온도가 높은 곳보다는 약간은 서늘한 곳에서 자는 것이 숙면을 유도하는 것도 같은 이치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일시적인 열충격을 가하는 뜨거운 열탕이나 사우나도 우리 몸을 이롭게하는 호르메시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말처럼 고생은 당장은 힘들지만 그것을 극복해낸 경험은 두고두고 인생의 약이 되듯이 무조건 편하게만 지내는 것보다는 좀 더 과감한 활동과 절제로 우리 몸 가득 호르메시스의 효과를 누리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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