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안정 위한 새로운 제안, 수급안정직불제

  • 입력 2023.12.24 18:00
  • 수정 2023.12.24 19:05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생산비 폭등, 농축산물 가격 폭락, 그리고 기후위기로 빈번해진 농업재해의 문제까지 다양한 악재로 인해 유난히 힘들었던 해였다. 2024년 새해는 작은 희망이라도 찾을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한 가지 기대해 본다면, 농업 현장, 농민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어쩌면 산적해 있는 농업 문제의 대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이 생기는, 바로 선거철이기 때문이다.

내년 4월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얼마 전, 때아닌 많은 겨울비가 쏟아지는 날 마늘·양파재배 농민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섰다. 바로 마늘·양파 농민들의 요구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았던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에 대한 새로운 제안도 담겨 있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이에 대한 배경 및 필요성과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배추, 무, 마늘, 양파, 고추는 우리나라 주요 5대 채소이다. 김치의 주재료이면서 채소류 중에서도 가장 많은 농민이, 전국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요 채소류 가격은 너무나 불안정하다. 기후위기로 영농활동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 생산비는 폭등하고, 가격은 폭락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서 농민의 생존권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마늘·양파의무자조금이 출범하면서 생산자단체와 함께 수급안정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전개됐다. 경작의향 조사, 경작사실 확인 등을 추진했고, 계약재배 활성화, 채소가격안정제 확대 등을 위해 끊임없이 농식품부 및 농협과 소통하며 대안 마련을 고심했다. 하지만 마늘·양파 농민의 소득보장을 위한 안정적 가격보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관련 통계의 부실 및 부정확성, 수입농산물 의존 정책, 유통구조의 문제, 주산지 및 비주산지의 생산량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요인들이 너무나 많다. 마늘·양파생산자협회와 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방도를 고심한 결과, 우선 수급 불안정 문제는 정확한 재배면적 파악을 전제로 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이번 토론회에서 부각된 것은 바로 가격정책에 대한 현장의 강한 요구였다. 한국양파연합회에서 양파재배 농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양파 농사를 지을 때 가장 힘든 부분은 가격하락이었고 그 가격하락의 주원인이 바로 수입농산물에 의존하는 정부 정책 때문이었다.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가장 보완돼야 할 정책이 농산물 수입관리였고, 농가 소득안정을 위해 우선돼야 할 정책은 바로 가격안정 정책이었다. 이처럼 현장의 요구는 명확했다. 가격안정 정책과 수입농산물 관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는 가격이 불안정한 주요 채소류의 수급안정을 목적으로 적정재배면적 유지를 기본으로 한다. 지금까지 수급문제와 직불제도가 연계돼 직접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낯설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의 요구가 명확한 만큼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는 정책이다. 재배면적을 제대로 파악해 통계가 정확해지면 수급도 얼마든지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가 불안정한 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농업정책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중요하게 논의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