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경북 예천군 은풍면에서 25년째 사과를 키우고 있는 박성훈씨는 지난해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듯 농사를 지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로 인한 피해가 연중 계속됐기 때문이다. 4월이 다 지나갈 무렵 때 아닌 한파가 등장하고, 우박은 6월과 10월 두 번이나 쏟아져 박씨의 사과들을 수시로 괴롭혔다. 지역에 산사태까지 부른 여름철 집중호우조차 이제는 그저 연중 일어나는 사례들 가운데 ‘하나’로 치부해야 할 정도가 됐다.“아직 추워야 할 3월 중반에 날씨가 이미 따뜻해져버려요. 그러니 잎이 나오려고 막 폼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떫은감 주산지인 전라남도 영암군의 농민들이 다시 한번 농작물재해보험 약관 개정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유난히 다난했던 이상기후로 이미 착과량이 평년대비 50%가량 크게 줄어든 가운데, 최근에는 일소피해마저 발생했는데 보험의 불합리한 약관과 단서조항으로 보상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서다.영암군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일소피해로 인한 피해 규모는 전체의 약 20% 이상이다. 봄동상해와 여름 폭우·폭염으로 발생한 피해 50%까지 더하면 평년대비 수확량은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정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최근 경기도 파주시에서 접경지역 농민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제도개선 논의가 활발하다.지난달 31일 민북지역파주농민회(공동회장 전환식·김용구·이형일)·파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회장 이성렬) 공동주최로 열린 ‘2023 파주시 L-SDGs(지방의 지속가능한 발전) 포럼-지속가능한 접경지역 농업과 생태관광’ 토론회는 본격적으로 파주시 민·관이 접경지역 농업 살리기를 결의하는 자리였다.이날 참가한 접경지역 농민들이 주장한 정책은 무엇이었을까. 문산읍 마정2리 임진강 하천부지에서 논농사를 짓는 박해연 민북지역파주농민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올해 제주 노지감귤 생산량이 제주시 지역의 착과량 감소로 인해 4% 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제주특별자치도 감귤관측조사위원회(위원장 김철수, 제주 감귤조사위)와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원장 고상환, 제주농업기술원)은 지난 1일 2023년 노지감귤 착과상황 관측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이번 조사는 지난달 16~22일 320곳·640그루를 대상으로 열매 수·크기·품질(당도, 산 함량)을 조사한 결과다. 서귀포시는 최근 5년 평균 수준을 보였으며, 제주시는 그보다 착과량이 적었다. 제주 전체 생산예상량은 45만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3~5명의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충북 괴산 박형백씨의 복숭아 출하 사무실. 예년 이맘때면 매일 100상자씩 출하하느라 분주했겠지만 박씨는 한가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냉해와 폭우, 병충해 등 한 해를 관통한 재해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일 20~30상자 출하가 고작이며 심지어 이날은 작업물량이 아예 없는 날이었다.박씨는 로컬푸드·생협·관행유통 등으로 복숭아를 나눠 출하해 왔다. 하지만 하루 20상자면 로컬푸드 한 군데 납품으로 끝나는 양이다. 생협 납품 차질로만 하루에 1,000만원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상북도(지사 이철우. 경북도)가 태풍 ‘카눈’으로 낙과 피해를 입은 경북도 내 사과를 전량 긴급 수매하기로 했다.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달 초 ‘카눈’으로 인한 도내 사과 피해면적은 11일 기준 375ha(낙과 352ha, 침수 23ha)로 집계됐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사과 수매기관인 대구경북능금농협 측과 태풍 피해 사과를 즉시 수매하기로 긴급 협의했으며, 수매부터 먼저 하고 정산은 나중에 하도록 함으로써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지시했다.경북도는 사업비 20억원(도비 15%, 시·군비 35%, 대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침수됐던 농경지에 물은 거의 빠졌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소강상태였던 지난 18일 찾아간 충남지역은 여전히 호우경보 아래 종일 굵은 비가 쏟아져 복구 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침통한 분위기였다. 충남은 이번 폭우 피해가 가장 집중된 지역 가운데 하나다.이날 논산․부여․청양에서 만난 농민들은 모두 “올해 농사는 끝장났다”고 한숨지었다. 물이 빠져나간 하우스는 말 그대로 폐허. 하우스 뼈대가 주저앉았고, 내부엔 흙탕물을 뒤집어쓴 농작물이 나뒹굴며 썩고 있었다. 이번 폭우로 시설 농가들이 특히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15일 전북·충남·충북·경북 등 중부-남부지역 경계를 따라 쏟아진 폭우에 농경지·농작물에 대대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비가 그친 뒤 각지에서 복구가 한창이지만, 감당하기 힘든 짐을 떠안게 된 농민들의 얼굴엔 점점 더 짙은 어둠이 드리우고 있다.아찔한 대홍수를 겪은 지 이틀째인 17일, 충북 괴산의 풍경은 여전히 처참했다. 괴산댐이 월류하고 하천 둑이 터지자 비교적 고지대의 건물들마저 절반이 잠길 만큼 물이 들어찼고, 모든 농업시설과 창고가 엉망이 됐다. 냉난방기와 포장박스, 비축해둔 농산물이 모두 무용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달 초중순 무렵 전남 등에 닥친 집중호우의 여파가 농민들의 예상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확 막바지에 접어든 해남군 등에서 남도종 마늘의 생산량과 상품성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돼서다. 아울러 실제 해남군 주산지 농협 수매 현황에 따르면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못 미치는 데다 지난해 41·42·17%였던 상·중·하품 비율이 올해에는 10·60·4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이에 지난 5일 해남군 북평면 일원의 마늘 수확 현장에선 농민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생산량이 평년대비
엘니뇨는 남아메리카 페루 및 에콰도르의 서부 열대 해상에서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소년이라는 뜻, 반대로 그곳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라니냐라고 한다. 라니냐는 여자아이라는 뜻이다. 태평양 서부의 수온이 2도 오르고 내리는 현상은 지구의 기상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물의 온도의 변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규칙적으로 반복되어왔고, 일부에서는 지구환경 파괴의 생생한 증거로 이야기되곤 한다. 지구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려는 물의 온도변화를 지구온난화의 증후로 볼 수는 없지만 그 변화의 폭이 커진 것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진주지역 농작물 냉해 피해 대책위원회(대책위)가 지난 9일 경남 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내 과수 작목반과 수출농단 등 8개 농민단체가 꾸린 대책위는 배·복숭아 등의 과수 냉해 규모가 심각한 수준인 데다, 50%에 불과한 농작물재해보험 냉해 보상률 때문에 대부분 냉해 보상 특약에 가입하지 않아 농민들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했다.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3월 따뜻한 날씨로 과수 개화가 다소 앞당겨졌고 이후 영하권의 저온이 지속돼 농작물에 발생한 냉해가 그 어느 때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진주지역 농작물 냉해 피해 대책위원회(대책위)가 지난 9일 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내 과수 작목반과 수출농단 등 8개 농민단체가 꾸린 대책위는 배·복숭아 등의 과수 냉해 규모가 심각한 수준인 데다, 50%에 불과한 농작물재해보험 냉해 보상률 때문에 대부분 냉해 보상 특약에 가입하지 않아 농민 대부분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했다.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3월 따뜻한 날씨로 과수 개화가 다소 앞당겨졌고 이후 영하권의 저온이 지속돼 농작물에 발생한 냉해가 그 어느 때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추진할 농업재해보험 발전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농민들은 그간의 현장 요구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운영 편의’와 ‘제도 지속’에 중점을 둔 겉 번지르르한 계획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기상이변으로 인해 매년 다양하게 반복·심화되는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증가하고 농가경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농업재해 대책은「농어업재해대책법」에 의한 복구비 지원과 농업재해보험 운영, 단 두 가지로 추려진다. 이 중 피해
Q. 산에 가서 함부로 나무열매를 따면 안 된다는 뉴스를 봤는데요. 가로수에 열린 열매는 어떨까요?A. 자기 소유의 나무가 아니라면 언제 어디서든 열매를 따는 행위는 자제해야 합니다. 과수·인삼 등 비교적 단가가 높은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나 텃밭을 가꾸는 도시민들은 ‘농산물 도둑’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 경우가 많은데요. 임자가 있는 밭의 작물을 훔치는 행위는 당연히「형법」상 절도죄에 해당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알고 계시다시피 산에 가서도 열매를 함부로 따거나 도토리·밤 등을 주워선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플럼코트에 10년 세월을 쏟았는데, 보람이랄 게 없어요. 지자체에서 권장한 작목이라 너도나도 믿고 재배했는데 그때 그 사람들 대부분이 버티다 버티다 결국 폐원했고, 나 역시 지금까지 버티고는 있지만 엄청난 생산비에 유통, 판매 그 어느 것도 여전히 원활하지 않다 보니 이젠 한계라는 생각뿐이에요.”지난 21일 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플럼코트 농원에서 만난 농민 나식(66)씨의 한탄이 이어졌다. 나씨는 나주시가 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하던 플럼코트를 10년 전 3,000평 규모의 과원에 심은 뒤 지금까지 재배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달 24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9.24 기후정의행진 중 한살림생산자연합회(회장 박용준) 농민들은 또 다른 ‘기후재난 피해자’들을 데려왔다. 농민들이 끌고 온 수레 위 상자에 담긴 오이·고구마·사과·대추는 가뭄과 태풍 등의 기후재난으로 생육부진 또는 낙과 등의 고통을 겪은 작물들이었다.상자에 담긴 작물들은 상처투성이거나, 쭈글쭈글하거나, 생육부진으로 인해 충분히 잘 자라지 못한 상태였다. 작물을 담은 상자 중 하나엔 큼지막하게 ‘기후폭탄 맞은 농산물’이라고 쓰여 있었다.‘기후폭탄’은 전국 각지 친환경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탄소중립도, 녹색성장도 아니었다. 서울 도심에 모인 농민·노동자·빈민·여성·장애인·반전(反戰)주의자 등 ‘우리 모두’가 외친 기후위기 극복 대안은 ‘기후정의 실현’이었다.지난달 24일 서울 시청-숭례문을 잇는 세종대로는 9월 기후정의행동 조직위원회 주최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한 약 3만5,000여명의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날 참가자들은 기후위기와 그에 따른 각종 기후재난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기후정의행진 본 대회에선 농민·노동자·장애인·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탄소중립도, 녹색성장도 아니었다. 서울 도심에 모인 농민·노동자·빈민·여성·장애인·반전(反戰)주의자 등 ‘우리 모두’가 외친 기후위기 극복 대안은 ‘기후정의 실현’이었다.24일 서울 시청-숭례문을 잇는 대로는 9월 기후정의행동 조직위원회 주최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한 약 3만5,000여명의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날 참가자들은 기후위기와 그에 따른 각종 기후재난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에서 기인하며, 이 자본주의 체제는 ‘부유한 이들(주요 선진국과 대기업)’이 야기한 위험이 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눈에 보이는 태풍안 그랬던 해가 있겠나만, 2022년에도 농민들은 태풍 걱정에 밤잠을 못 이뤘다. 올해 추석 직전 한반도를 할퀸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내습 직전까지 1959년 사라,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 역대 최악의 피해를 안긴 태풍들에 비견되는 초강력 태풍이라는 관측이 제기됐기에, 농민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힌남노는 남부지방에서 막대한 인명피해(11명 사망, 1명 실종)를 낳았으며 재산피해도 컸다. 농민들도 태풍으로 농작물 낙과·도복 등의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서울의 일부 호사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사과·배 등 과수농가의 경영안정을 돕기 위해 낙과 가공용 수매 비용을 지원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신고된 농작물 피해 면적은 약 1만5,602ha다. 제주도와 전라남도, 경상도를 중심으로 사과·배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세부적인 피해 내역은 낙과 3,404ha, 도복 3,301ha, 침수 8,897ha 수준이나 신고 상황에 따라 추후 변동될 여지가 있다.농식품부와 농협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과·배 낙과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