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나 들에나 어디 없이연분홍빛 꽃이 피었습니다.장미도 한창 제 자태를 뽐내는계절이니다. 이제 코러나도 약간은 고개를 숙인 듯합니다.우리도 2년 넘게 집에 갇혀있느라 마음도 몸도 고생 많이 했습니다.이제 활짝 웃으며 가방 메고신나게 복지관에도 다닙니다.그동안 마음에도 담아두고 있던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은언니도 있고 동생도 있습니다.모두가 하나가 되어 활발한 모습으로웃고 떠들며 만나는 시간을 오늘도 기다립니다.이제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나에게 찾아온 봄날을 즐겨 보려고 합니다.그 봄날이 길었으면 좋겠습니다.삶의
음양오행은 한의학의 기본이론이라고 합니다. 저도 한의대 학창시절 이게 뭐지 하면서도 음양이 이렇고 목화토금수는 저렇다 했던 기억이 납니다.음양은 2가지로 대별되니 쉽게 다가오는데 오행은 5가지로 설명하니 상대적으로 어렵게 여겨집니다. 오행은 목화토금수, 즉 나무·불·흙·쇠·물의 5원소를 이야기합니다. 이는 동양고전 사서삼경 중 이라는 책에 나오기 시작합니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5세기 엠페도클레스라는 그리스 철학자가 바람·물·불·흙 4원소로 만물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비슷비슷합니다.서양이나 동양사람 모
서기 2002년 6월 초순의 어느 이른 아침, 서울특별시 중구 회현동 쪽의 남산공원 입구에 승용차 한 대가 달려와 멎더니 50대 후반의 한 남자가 차에서 내린다. 그가 서둘러 들어간 곳은 남산 식물원이다. 식물원에 들어간 그는 누군가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어디 이 녀석들 밤새 잘 있었는지 문안 인사를 좀 받아볼까. 어이구, 이 녀석은 이파리에 주근깨가 생긴 걸 보니 영양 상태가 안 좋은 모양이로구나. 넌 또 왜 맥이 빠져 있는 것이야? 알았다, 알았어. 목이 마르다 이 말씀이지?식물원의 통로를 따라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마
추석 때 수십 년 교직을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오신 외숙을 뵀는데, 불쑥 말씀하신다. “앞으로 누가 농사짓는다니? 동네 이장이 그래도 젊은 축이라고 더 늙은 사람들 논을 맡아 농사짓는 게 200마지기란다. 그런데 자기도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여서 힘들다더라. 시골에 이렇게 사람 없으니 논을 그냥 두어 피농사를 짓거나, 마구잡이로 약을 쳐 풀이 누렇게 마르다 못해 논둑 무너지는 꼴 자주 본다. 네 조카를 자세히 보니 집안일 도울 때 성실하고 꼼꼼한데, 학교 공부는 싫어하니 앞으로 크면 농사를 직업으로 갖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그때쯤이면
얼마 전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랫동안 시름에 젖어있던 우리의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주었다.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땀 흘린 선수들의 모습에서, 뭉클한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항저우에서 만난 남북 선수들 간의 모습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국제대회에 입장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남북은 바로 옆에 있어도 쉽사리 인사조차 나눌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 어쩌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린 것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됐는지, 남북 모두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기분 좋은 북한 관련 뉴스를
2023년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국회 농해수위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특히 기후위기 속에서 농사를 짓고 농업소득은 매년 감소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농민들의 심경을 대변해 농정당국을 감사해야 한다. 윤석열정부의 농업정책은 과연 농민들의 숨통을 열어주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것이다.그런데 지난 16일 농해수위 소속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진보성향 농민단체가 보조금을 받아 정권 퇴진 집회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이를 문제 삼았다. 홍문표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전국 지방정부에 특정 4개 농민단체 보조금 지원 현황만 자료제출을 요구
결실의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수확철이지만 일년 내내 농민들을 힘들게 한 이상기후의 결과는 벼 작황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본격적인 벼 수확이 한창인 전남 곡성, 해남 등지에서는 벼 병충해로 인한 피해 필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량 감소뿐 아니라 품질도 좋지 않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농가경제에도 잿빛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농가경제를 대표하는 농가소득에는 농업소득, 농외소득, 이전소득이 있다. 이 중에서도 농외소득이 41.6%로 가장 많고, 이전소득(33.0%), 다음이 농업소득(20.6%)이다. 연간 벌어들이는 농업소득이 1,
집안 걱정을 하는지 사람들이 한둘씩 흩어져 이양선을 따르는 무리는 이제 반 토막이나 다름없었다.“넌 이름이 무어냐?”“다금발이요. 아저씨는요?”“난 김필상이다. 전라도 금구에서 왔지.”좌강돈대와 가리산돈대를 무인지경으로 통과한 포함이 갑곶진에 이르러 갑자기 쾅, 쾅 포를 쏘았다. 좌현이 연기에 휩싸이며 포탄이 성곽을 넘어가자 흙더미가 치솟고 어떤 것은 건물을 때렸는지 목재와 기와 조각이 솟구쳤다. 방포는 몇 번 더 이어졌는데 조선 병사들이 개미 떼처럼 쏟아져 나와 줄행랑을 놓았다.“쳐 죽일 놈들!”필상이 이를 갈자 다금발이가 쳐다보
추석 다음 날 단톡방에 뜬금없는 글이 올라왔다.‘철균이가…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다.’도대체 무슨 말인지 감을 못 잡고 이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더니 ‘죽었다. 살아서 이 카톡을 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답이 왔다. 그제야 부랴부랴 진주에 전화해보니 철균이가 추석 당일 오후에 단감밭 농막에서 잠을 자다 화재가 발생했고, 미처 피하지 못해 운명을 달리했다고 했다. 아… 얼마 전부터 얼굴 한번 보자고 그렇게 연락했는데 못 본 게 미안키도 하고, 뭐 한다고 추석 당일까지 단감밭에 올라갔는지 원망도 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우리 농사꾼들
군관의 재촉에 나졸이 꾸러미를 풀었다. 속단이며 녹각을 뒤적이던 군관이 나졸에게 턱짓하자 다시 포장을 하는데 솜씨가 시원치 않았다. 기창이 대신 포장한 꾸러미를 병호에게 건네자 군관이 말하였다.“나중에 경을 칠 일이 있거든 그때나 한번 뵈입시다. 가보슈!”무리에서 빠져나온 기창이 걷다 말고 뒤를 보았다.“나장님네들! 거 붙잡거든 살살 치시구려. 농사철이 아니오.”감곡천을 따라 뛰듯 걸었는데도 중화참 지나서야 거야마을에 닿았다. 병호는 이모할머니에게 큰절을 올리고 사랑채 쪽방에 봇짐을 풀었다. 해 안에 돌아가야 하는 기창이 길을 서두
소쿠리 머리 갓치아침에 아랏다 저역에 이저버려도공부를 하고 싶푼데주거라 가르처주고 까마케 이저머거도그레도 공부가 하고싶푼데겨울 마즌 늘근이한태도 다시 봄이 완는데그레서 공부가 더 미치게 하고 싶푼데이러캐 이저머거도이러캐 늘거도죽도록 공부가 하고 싶픈데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몇 달 전, 공영방송의 인기 건강 프로그램에 맨발걷기가 나오며 중장년층 이상의 환자들에게서 맨발걷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맨발걷기가 열풍이긴 하나 아직 주류 의견이 아니며 신발을 신고 걸었을 때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신발을 신었을 때가 더 낫다는 연구결과들도 있습니다. 과학적 검증이 다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맨발걷기는 신발만 벗고 걸으면 되는 아주 쉬운 실천방법을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의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맨발걷기의 효과에 대한 여러 이론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습니다.첫 내용은 ‘접지 효과(
1960년대 중반에 군을 제대한 총각 박해수는, 한지 만드는 일을 보다 규모 있게 해 보겠다고 작심하고는, 집안에다 공장을 새로 차렸다. 닥나무 다발을 개울가로 가져가 쪄서 껍질을 벗기고…하는 방식으로는 작업도 힘들뿐더러 생산량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작업환경이 그렇게 열악해서는, 장가를 가는 데에 애로가 있었다.-집에서 종이를 만든다고예? 그거 엄청시리 힘들다카던데….-아입니더. 이번에 공장을 새로 차려서 완전히 신식으로 종이를 만듭니더. 그라고 작업은 인부들이 다 맡아서 하이깨네, 내한테 시집오면 고생시러운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막바지 가을걷이가 한창인 민간인통제구역의 들판,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내포리 ‘평화의 논’에서 꽹과리와 징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북과 장구 소리도 이어졌고, 잘 벼린 낫을 든 사람들이 벼를 베기 시작했다. 사물놀이 소리에 놀라 날아오른 기러기 떼가 벼 베는 사람들을 지나 북쪽으로 날아갔다.철원군농민회(회장 위재호)의 ‘2023년 통일쌀 벼베기’ 행사가 지난 7일 평화의 논에서 열렸다. 철책 너머 멀리 파란 하늘 아래 김일성 고지가 선명했고, 한 농민이 한 마디 했다.“새들도 가는데 우리만 못 가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2023년 국정감사 첫날, 수입쌀이 양곡특별회계(양특회계) 적자를 야기하고 농가소득 감소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지난 11일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양특회계적자 구조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적자 원인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양곡매입비 상승과 의무수입쌀 수입양곡대 급증 등이다. 양특회계 규모는 세출 예산액 기준으로 2018년 1조6,582억원에서 2조7,454억원으로 65% 증가했다. 또 적자를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메우고 있다. 세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 양
사람들이 모이거나 어디론가 떠나고자 할 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교통수단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버스, 전철, 기차 등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움직인다. 도시는 전철이나 버스에서 내려서 또다시 마을버스나 자전거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집 앞까지 이동한다. 도시에서는 흔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 농촌지역에서는 너무나 귀하다.농촌지역은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동의 문제가 가장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자가용이나 트럭 등 운전이 가능한 젊은 성인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8년 전 귀농해 친환경 알프스오토메 농사를 시작했으나 경험과 실력 부족으로 4년 만에 실패하고, 5년 차에 시나노골드와 후지를 다시 식재해 올해 처음으로 유기농 시나노골드를 소량이나마 수확할 수 있었다. 그동안 멘토로서 지도해 주신 한연수 농부님께 깊이 감사드린다.오는 11월 초에 수확할 미야비후지를 합쳐 금년도 전체 생산량은 약 300kg 정도 될 것 같은 데, 벌레 먹거나 썩은 것, 못생긴 것, 너무 작은 것, 그을린 것, 떨어진 것 등 내가 먹을 것을 제외하면 약 210kg 정도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올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표현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보람이 없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 말은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불행하게도 농촌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 자주 인용되곤 한다. 농촌에는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왜 농촌정책(예산)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게 됐을까?우리나라의 농촌개발정책은 1950~1960년대의 농촌지역사회개발(Community Development)사업을 거쳐 1970년대는 생활환경개선과 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