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맨발걷기, 건강에 좋을까?

  • 입력 2023.10.15 18:00
  • 수정 2023.10.15 19:07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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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몇 달 전, 공영방송의 인기 건강 프로그램에 맨발걷기가 나오며 중장년층 이상의 환자들에게서 맨발걷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맨발걷기가 열풍이긴 하나 아직 주류 의견이 아니며 신발을 신고 걸었을 때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신발을 신었을 때가 더 낫다는 연구결과들도 있습니다. 과학적 검증이 다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맨발걷기는 신발만 벗고 걸으면 되는 아주 쉬운 실천방법을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의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맨발걷기의 효과에 대한 여러 이론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첫 내용은 ‘접지 효과(earth effect)’입니다. 인체가 맨발로 땅에 접하면서 인체가 치유된다는 논리입니다. 우리 몸은 대사활동을 하면서 활성산소를 만들어냅니다. 산소는 생명활동에 필수적이지만 산소 분자 자체는 매우 독성이 강합니다. 특히 활성산소는 양전하를 띠어 건강한 조직에서 전자를 빼앗아 손상을 일으킵니다. 맨발걷기를 하면 땅에 있던 엄청난 수의 자유 전자가 체내로 유입되어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염증을 줄여주고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맨발로 걸으면 천천히 걷게 되면서 인체 관절에서 충격 완화가 더 잘 됩니다. 울퉁불퉁한 땅을 맨발로 걸으면 발이 다칠 수 있으니 자연스레 천천히 걷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발목-무릎-골반으로 이어지는 관절에서 충격완화가 차례대로 일어납니다. 평소에 신발을 신고 걸을 땐 신발의 쿠션에서 충격완화가 일어나니 빠른 걸음으로 걷게 되는 경우가 많아 무릎과 골반에서 충격을 완화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맨발걷기를 하면 천천히 걷게 되어 무릎과 골반에서 받는 충격이 줄어드니 무릎관절염 등의 증상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맨발걷기를 하면 수면 개선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맨발걷기를 한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입면시간, 수면의 질, 일어났을 때 편안함, 근육 강직과 통증, 만성적인 등·관절 통증, 대체적인 생활 개선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맨발로 걸은 뒤 잠을 잔 사람들은 수면을 취하는 동안 천식 및 호흡기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PMS, 수면 무호흡증, 고혈압도 크게 완화되었습니다.

통증 완화와 항염증 효과도 있었습니다. 체내로 들어온 자유 전자는 강력한 항염증제 역할을 했습니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한 후 근육이 하루 이틀 정도 욱신거리는 경험이 한 번쯤 있으셨을 텐데요, 이러한 지연성 근육통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맨발걷기가 통증 완화와 염증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맨발걷기는 혈류 개선을 도와 만성·퇴행성 질환, 고혈압 등이 개선될 수도 있습니다. 고혈압 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맨발로 걷는 사람들은 신발 신은 사람들에 비해 혈압이 유의미하게 낮아졌습니다. 혈액의 점도가 낮아지고 혈액의 흐름도 좋아졌습니다. 즉, 맨발걷기가 혈액의 점도를 낮춰 심혈관 질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맨발걷기는 지연성 근육통으로 인한 통증과 염증의 정도, 그리고 지속 시간을 크게 줄여줬습니다.

스트레스 감소 및 기분 개선에도 맨발걷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맨발로 걸으면 자율신경계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정상화되는 실험결과가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야간에 코르티솔 분비 수치가 높거나 범위를 벗어난 대부분의 피험자는 맨발걷기를 하면서 증상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맨발걷기의 효과가 모두 검증된 것은 아니며, 어떤 이에겐 맨발걷기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라면 맨발걷기를 조심해야 합니다. 당뇨가 있으면 작은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염증이 커져 조직의 괴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맨발로 땅을 밟으면 각종 이물질이나 감염에 취약해집니다. 파상풍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맨발걷기를 하신다면 안전한 길을 찾아 걷는 게 좋습니다. 또한, 걷고 난 뒤에 발을 깨끗이 씻어 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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