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Q : 유기농업 외에도 전통농업, 자연농업 등의 농업방식이 있더군요. 이 농업방식들 간의 관계는 어떻게 되며, 공통점과 차이점은 뭔가요?A : 유기농업과 전통농업, 자연농업 등은 모두 ‘생태농업’이란 큰 범주로 묶을 수 있는 농업방식들입니다. 생태농업은 그동안 농약과 화학비료 중심으로 이뤄져 온 농업 대신, 생태환경을 살리고 사람과 자연, 그리고 농업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농업을 말합니다.그럼 같은 생태농업이라도 유기농업과 전통농업, 자연농업 간의 차이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전통농업은 말
“내가 알기로는 서울에 전차가 도입된 때가 1899년 무렵으로 아는데…그러니까 당시 미국 사람이 조선 황실로부터 영업권을 얻어가지고 종로에서 청량리까지 갔던 것이 시초라던가….”1929년생으로 청계천 일대에서 ‘서울의원’이라는 동네의원을 운영하며 살아온 이성선 원장은, 우리나라에 처음 전차가 도입된 내력을 이렇게 들었노라고 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1898년 2월, 고종의 명을 받은 육군총장 이학균이 콜브란(Corlbran)이라는 미국 사람과 마주 앉았다, 이학균이 먼저 입을 연다.“궁궐 안에 전등이 가설된 이후에,
아랫녘 끝자락의 들판은 한겨울에도 푸르릅니다.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시금치나 마늘 등 월동작물이 한여름의 빛깔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나는 남해의 이 겨울이 따뜻해서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단 한 철의 휴식도 안 줘서 싫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노루꼬리만큼 짧은 겨울 해를 안고서 시금치를 캐는 농민들의 손놀림이 분주하기만 합니다.올해는 어쩐지 시금치 가격이 없습니다. 파종기에 넉넉히 내린 비와 초겨울의 온화한 날씨 때문에 발아율과 초기생장이 좋았던 탓일 것이고, 시금치 발아 후 연이은 폭우가 없었던 탓에 월동작물의 주적 노균병 피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농민소설가 최용탁님의 근대사 에세이를 1년에 걸쳐 매주 연재합니다. 갑오농민전쟁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근대사를 톺아보며 민족해방과 노농투쟁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을미년 민비의 죽음에 대해서 도성 백성들이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언들이 있다. 왕비를 죽인 일본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못된 짓을 일삼았던 그녀의 죽음 자체는 반겼다는 것이다. 분노가 폭발하여 의병이 일어난 계기는 단발령이 더 컸다.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것보다는 상투를 자르는 것에 대한 반감이
유구한 세월 동안 영천의 원도심은 금호강 남천(南川) 청계석벽 북쪽에 자리 잡은 과전, 창구, 문내, 교촌동이었다. 마현산 아래, 단표누항(簞瓢陋巷)의 딸깍발이들이 많이 살았고 지금도 그 풍경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채 늙은이들만 어슬렁거리는 달동네 교촌동 일대에서 한때를 구가했던 영천극장이 내리막길을 탄 시기는 70년대가 들어서면서부터였다.교촌동 영천극장이 세워지기 전, 영천은 이미 신시가지를 세울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예로부터 ‘잘 가는 말(馬)도 영천장, 못 가는 말도 영천장’이라는 말과 함께 ‘영천장에 콩 팔러 간다’ 말이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자문: 이홍구 건국대 교수·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Q. 요즘 견과류로 만든 우유가 많던데 우유에 아몬드나 캐슈넛을 넣어서 만들었다면 그냥 우유를 먹을 때보다 더 많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 좋지 않을까요?A. 우선 요즘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식물성 음료(견과류 우유 등)는 우유가 아닙니다.우유는 출산을 한 젖소가 새끼들에게 영양분과 항체 등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하는 생리적 분비물질을 뜻합니다. 하지만 아몬드우유와 같은 식물성 음료는 해당 식물의 추출액으로 만든 것으로 우유라는 단어의 뜻에도 맞지 않고
글을 쓰면서 역사적 인물에 대한 호칭 때문에 고민하는 때가 더러 있다. 이를테면 수군통제사라는 동일한 직책이었지만 이순신에게는 당연히 장군을 붙이는데 반해 원균에게는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시대가 준 소임을 다했느냐, 되레 해를 끼쳤느냐에 따라 후세의 평가가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칭 역시 역사적 책임과 연관 짓는 게 상식이다.그런 의미에서 늘 곤혹스러운 인물이 고종의 비인 민자영의 호칭이다. 민비라는 호칭이 널리 쓰이다가 어느새 명성황후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가 되었다. 이에는 뮤지컬과 드라마가 끼친 영향이 컸
온몸으로 한기가 느껴지는 맹추위가 연말연시를 강타하고 있다. 날씨만큼이나 농업·농촌·농민도 추운 농한기를 보내고 있다.위정자들의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대하는 자세와 철학이 현장의 농민들을 더욱 춥게 한다. 보도에 의하면 대통령은 농민대표들과 선도농 등 140여명을 대거 청와대로 불러놓고 발언자는 겨우 9명이었다고 하며 열여섯살 어린 농부의 노래도 들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직접 가보지 못해서 정확한 분위기는 알 수 없으나 3년만에 어렵게 만든 농민들과의 대화자리를 이렇게 이벤트성 쇼나 해서는 안되는 자리였다.그런 이벤트성 쇼나 하
괴물의 출현! 내 몸안에 어느 날 갑자기 암이란 미스테리한 괴물이 출현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순간부터 정신은 패닉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 때부터 우리는 자신의 몸을 찬찬히 살펴볼 여유도, 지난 날의 내 자신의 삶과 생활을 조용히 반추해 볼 여유도 없이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빨리 이 괴물을 내 몸에서 떨쳐낼 것인가만 생각하게 됩니다. 수술이건 항암치료건 내 몸에 궁극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지 어떨지 따져볼 여유도 없이 그저 주변에서 권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패닉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으로 슬픈 경우가
글을 쓴다는 건 이런 것인가 보다. 한 해가 다 가도, 새해가 밝아도 그게 그것이고 그 날이 그 날이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글을 쓴다고 앉아 있으니 지난 한 해가 돌아봐진다. 작년은 내게 어떤 한 해였을까?새로 사귄 친구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우리 집에서 제일 가까이에 있는 친구이다. 집이 가깝다보니 만나는 것이 부담 없어 자주 만날 거리를 만든다. 혼자서 하기 어려운 일이 있으면 불러서 같이 하기도 하고, 혼자 하기에 지루한 일이 있어도 같이 하고는 했다.요즘처럼 밤이 긴 날에는 노트북으로 영화도 같이 보고 술도 같이 한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 / 첫사랑 떠나간 종점 / 마포는 서글퍼라정두수가 노랫말을 짓고 박춘석이 곡을 만들고 은방울 자매가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가요 ‘마포종점’의 제1절 가사가 이렇다. 이 노래의 제2절에는 당인리 발전소도 나오고 여의도 비행장도 나온다. 그래서 ‘마포 종점’은 지금도, 서울에서 살았던 나이 든 축에게는 아련하면서도 ‘서글픈’ 향수를 불러일으킨다.이 노래가 발표됐던
지금이야 웬만큼 명료해진 독립이라는 말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갑오년에 스러진 농민혁명에서 크게 내건 기치가 ‘척양척왜’이니 그 속에는 당연히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물리치겠다는 어기찬 뜻이 들어있었다. 그래도 독립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독립이라는 단어가 영어 ‘Independence’를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만든 말이어서 이 나라 백성들에게는 참으로 낯선 단어였기 때문이다.우리가 예로부터 쓰던 말은 아니었으나 독립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뜻하는 바가 사무쳤으니 이미 스스로 서기에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