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 되자 해외에 있던 사람들이 속속 서울로 돌아왔다. 북녘에서도 남녘에서도 해방된 수도를 구경하기 위해 너도나도 서울로 몰려들었다. 서울의 인구가 급속하게 팽창하였다.그런 상황에서 전차만으로는 더 이상 서울의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하여, 일제 말기에 운행을 중단했던 버스가 서울 거리에 다시 나타난 것은 자연스러웠다.1950년대 말 즈음에 이르자 버스를 비롯한 자동차의 대수가 급격히 늘어서, 그 동안 도로의 주인 노릇을 독차지 했던 전차는 그 자리를 자동차에게 내어주고는 얼자의 처지로 밀려났다. 아니, 오히려
현미를 먹고 몸이 좋아졌다는 사람들의 체험담들로 우리 귀가 따가울 정도입니다. 당뇨환자가 먹고 좋아졌다거나 또는 비만환자가 현미식으로 비만수치들을 현저히 낮췄다는 보도 등을 접하다 보면 이제는 백미가 성인병의 주범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그러나 과연 이 현미식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보편적으로 권장될만한 좋은 식이요법일까요?우리에게 쌀이 부족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1970년대 이후를 제외하면 예전엔 거의 매년 춘궁기를 겪을 만큼 쌀이 부족한 시대를 살아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우리 역사에서 38선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뜻밖에도 1902년 무렵이다. 일본이 러시아에게 한반도를 반으로 나누어 지배하자며 제시한 선이 38선이었던 것이다. 러시아가 39도 선을 제시하여 협상은 깨졌다. 그러니까 일제에서 해방된 직후 38선이 생겨나기 40여 년 전에 이미 우리나라를 두고 분단 시도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조선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치열한 계산이 있었다. 소위 지정학이라는 우리의 숙명이 제국주의 광풍 속에 애처롭게 휘둘리게 된 것이었다. 일본은 영국과 미국을 등에 업었고 러시아는 프랑스와 독일의
지난주 월요일에는 오랜만에 TV녹화를 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한국농업방송국(NBS)에 다녀왔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농업·농촌·농민 전문 TV 방송국으로 개국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NBS초대석’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망설였으나 사회를 맡고 있는 양승룡 고려대 교수의 부탁도 있어 출연하기로 했다.30여년의 교수생활에서 은퇴하고 안락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굳이 농촌에 내려가 농사짓는 이유, 농사의 어려움과 즐거움, 사과판매와 수익성, 이웃과 사는 얘기, 현장과 정책과의 괴리, 주요 농정에 대한 아쉬움과
오랜만에 들른 경로당이 썰렁하다. 지난 가을 이후 일곱분이 요양원에 들어가셨다. 그 중 한분이 엊그제 돌아가셨다. 흔한 화투짝도 펼쳐져 있지 않다. 누가 보는건지 마는건지 TV소리만 요란하다.때가 됐음에도 ‘밥 먹자’ 소리를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 개중에 젊은 분이 끼니를 도맡다시피 했었는데 엊그제 아들집에 가셨다 한다. “오늘 점심은 그냥 라면으로 때웁시다.” 누군가 이야기 하신다. 괜히 멋쩍은 건 나다. “그럼 편히들 쉬세요.” 되돌아 나오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양지쪽 논두렁에 누군가 앉아있다. 가까이 가보니 냉이를 캐고 계
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잘 안 돌아가는 경험 한 번씩은 해보셨을 겁니다. 한의학에서는 ‘항강’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목이 굳어서 단단해졌다는 뜻입니다. 평소에는 목과 어깨의 근육이 늘어났다, 짧아졌다 하면서 목과 어깨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목과 어깨에 있는 근육이 짧아진 상태로 잘 늘어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도록 하고 통증까지 만들어 내는 상태가 ‘항강’입니다. 보통 자는 동안 자세가 좋지 않아서 생기거나 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추운 곳에서 잤을 때 생
해방이 되었다.일제에 의해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채 숨죽여 지내야 했던 전차의 승무원들이, 해방공간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주창하면서 쟁의를 벌이기도 했는데, 요즘의 지하철 노조가 차량 기지창에서 모임을 갖고 파업 등을 결의하는 것처럼, 당시도 마찬가지였다.“그때 전차의 차고(車庫), 즉 기지창은 동대문 시장 앞에 하나 있었고 용산에 또 하나가 있었어요. 그리고 예전 이스턴 호텔. 그 옆에 경성전차주식회사 본사가 있었는데….”서울 토박이 이성선 할아버지의 얘기다. 해방이 되자 는 으로 그 이름표를 바꿔 달았
1898년 6월 2일, 오전에 사형 선고를 받은 최시형은 곧바로 그날 오후에 교수형에 처해진다. 동학의 2대 교주이면서 갑오농민혁명 이후 3년여 동안 잡히지 않고 숨어 다니며 교단을 재건한 그가 원주에서 피체된 지 석 달만이었다. 그에게 선고를 내린 세 명의 판사 중에는 그 유명한 조병갑이 있었다. 고부군수로 원한의 만석보를 쌓아 가혹한 수세를 거두어들였고 그에 항의하는 전봉준의 아버지 전창혁을 때려죽인 그 조병갑이었다. 갑오농민혁명이 시작된 사건이었고 수십만의 농민들이 죽어간 역사의 중대 범인이었다.그런데 그가 홀연히 판
몸이 망가져 서울에서 돌아오니 발로 차버리고 떠났던 가계는 지리멸렬이었다. 생가 어른은 그해 가을 초입에 일흔도 못 채우고 돌아가셨고, 양가 어른도 이미 사망선고를 받아놓은 형편이었다. 숙부의 강압에 의해 동생이 집으로 들어와 앉았으니 나로선 더 이상 양가로 들어가지 못할 핑계거리도 없어졌다. 군대시절 만들어진 족보에 내 이름은 이미 작은아버지 밑으로 입적이 되어 달리 어찌할 입장도 아니었다. 1987년이 저물고 있었다. 그해 봄에 양가로 들어가니 고등학교 때 야반도주했던 그 집이 아니었다. 마을의 세 칸 지기 흙집에서 나와 능금밭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Q. 황금돼지의 해인 2019년이 됐네요. 신년맞이로 돼지고기를 먹으려 하는데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요?A. 을 보면 돼지고기의 효능으로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의 허약을 예방하는데 좋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9가지 필수아미노산을 균형 있게 함유하고 있으며 필수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도 들어 있기에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음식이지요.흔히 돼지고기는 높은 지방함량과 열량으로 부담스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위별로 살펴보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삼겹살의 열량은 100g
예전에 길벗따라 생활건강 칼럼을 통해 족저근막염과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해 기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발바닥의 아치 구조를 유지하고 발바닥의 탄성을 주는 족저근막(발바닥근막)에 손상이 발생하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발바닥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합니다. 또한 손목의 수근관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좁아지면서 손목의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어 손에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증상을 수근관증후군이라고 합니다.오늘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하는 족근관증후군의 기본적인 발병원인은 수근관증후군과 비슷
찬바람이 부는 종로 거리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봄부터 계속된 집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었다. 지난 집회와 달리 그 날은 정부 관료들까지 대거 참가한다는 소문이었다. 기대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모여든 이들은 누구였던가. 120년 전, 최초로 광장 민주주의를 연 사람들이 있었다. 역사에 만민공동회라 이름을 올린 이 집회는 민인들이 처음으로 집회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광장에서 내건 사건으로 근대를 여는 한 서막이었다. 신분과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발언하며 그 속에서 나온 요구를 폐정개혁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