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온다. 며칠째 동계 전지·전정 작업을 하느라 쉬지 못했는데 오늘은 봄비가 촉촉히 오는 날이니 공치는 날이다. 전지·전정 작업은 속도가 빠르질 못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가지를 잘라낼까 말까,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초보농사꾼이기 때문에 더 그렇지 싶다.한해 과수 농사는 전지·전정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이미 만들어졌던 꽃눈과 잎눈이 본격적으로 움트기 전에 전지·전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물이 오르기 전인 2월 이전까지는 마쳐야 한다. 설 전에 몇 그루 하다가 설 연휴가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고
올해 초부터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경산시, 경기도 안산시 등지에서 홍역 환자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발병 원인은 해외여행객 등을 통해 감염원이 외국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대유행 이후 홍역완전퇴치국가로 인정받았던 우리나라가 갑작스레 홍역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홍역이 대유행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홍역은 RNA바이러스의 일종인 홍역바이러스(Measles Virus)에 감염되어 38도 이상의 발열, 기침, 콧물, 결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자문 : 농협 경제지주]Q. 얼마 전 동네 편의점의 한 매대에서 농협 표식이 붙은 과일·채소 등 소포장 농산물을 파는 걸 봤습니다. 농협에서 생산하는 소포장 농산물은 어디서 만들고, 얼마나 팔리고 있나요?A. 농협의 소포장 농산물은 지난 2013년 설립된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센터)에서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이에 맞는 상품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입니다.센터는 산지조직에서 농산물을 조달해 하나로마트 등 농협판매장은 물론이고 대형유통업체와 군·학교급식, 식자재업체
1905년, 을사년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로 떨어진 해다. 지금은 을사늑약이라는 명칭으로 널리 불리지만 그 또한 역사적으로 확립된 용어는 아니다. 이전에는 보통 을사조약, 을사5조약, 심지어 을사보호조약이라고도 불렀다. 늑약이라는 단어가 강제로 체결된 조약이라는 뜻이므로 가장 근접하다고 여겨지지만 일부 학자들은 조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으므로 그 또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을사년에 맺어진 이 망국 조약에 대해 원인 무효를 주장하는 측과 이미 이후 사십 년 동안 식민지를 겪은 터에 그 같은 논의가 부질없다는 측이 있
우리 앞 세대는 일제강점기에 이어 해방정국 미군정과 한민당이 주도한 정책 실패 때문에 초근목피로 연명해야 하는 처지를 살아냈다. 해방 그해에는 엄청난 풍년이어서 미군정의 묵인 아래 오백만 섬 이상이 일본으로 밀수출하는 바람에 국내에선 쌀이 모자랐다. 그것은 결국 미군정이 일본인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한국인들은 굶주리게 했다는 사실이었다. 아사 직전 민중들의 거대한 분출구가 바로 대구 10월 항쟁이었다. 이 항쟁은 걷잡을 수 없이 38선 남쪽 전역으로 번져갔지만 이내 진압되었고 이 과정에서 야산대가 만들어진다. 이승만 정권의 10월
성질 급한 홍매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린 지 한참이나 됐고, 다른 꽃나무들도 여차하면 꽃눈을 터뜨릴 기세를 하고서는 낮 기온과 밤 온도를 재고 있습니다.낮 기온이 13도로 올라가면 겨울잠을 자던 사랑스런 마늘의 생육이 다시 시작됩니다. 이때가 되면 온 들판에 농민들이 추비를 하거나 영양제를 주느라 바쁩니다. 우리집도 이때를 기다려 고등어 액비를 희석해서 살포합니다.대관절 고등어 액비란 무엇이던가? 작물들에게 흡수가 잘 되는 친환경 액비로서 다량의 아미노산 성분이 포함된 최고급영양제입니다. 이를 만들려면 장날마다 고등어 몇 마리를 사면
1970년대 중반 무렵, 교외의 예비군 훈련장.제대 직후의 예비역들이 모이는 동원 예비군 훈련장과는 달리, 이미 결혼을 해서 자녀를 두셋씩 둔 일반 예비군을 교육하기 위한 그 훈련장의 풍경은, 닳아 문드러진 개구리복의 무늬만큼이나 군기가 영 흐리멍덩했다.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고 직장마다 피가 끓어 사기가 드높다는 따위의 예비군가가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고는 있었지만, 한창 생계를 위해 뛰어야 하는 그들에게 그 교육인지 훈련인지 하는 따위는, 그야말로 영양가라고는 일점도 없는 시간 죽이기 놀음에 다름 아니었다.“아이고 참, 내가
촛불혁명으로까지 일컬어지는 그 이후 우리 사회는 정말 달라졌을까? 전 세계를 휩쓴 여성들의 ‘미투(Me Too)’ 운동 그 이후 우리 사회는 정말 달라졌을까? 나날이 언론을 장식하는 헤드라인 뉴스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또 다시 첩첩산중임을 알려주는 것 같아 답답하다.지명은 쓰고 싶지 않다. 부끄럽다. 그런 군 의원과 그런 농협 임직원들을 뽑은 지역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 정말 부끄럽다. 이런 곳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움을 넘어 무기력감을 느낀다.외국까
해방이 되자 해외에 있던 사람들이 속속 서울로 돌아왔다. 북녘에서도 남녘에서도 해방된 수도를 구경하기 위해 너도나도 서울로 몰려들었다. 서울의 인구가 급속하게 팽창하였다.그런 상황에서 전차만으로는 더 이상 서울의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하여, 일제 말기에 운행을 중단했던 버스가 서울 거리에 다시 나타난 것은 자연스러웠다.1950년대 말 즈음에 이르자 버스를 비롯한 자동차의 대수가 급격히 늘어서, 그 동안 도로의 주인 노릇을 독차지 했던 전차는 그 자리를 자동차에게 내어주고는 얼자의 처지로 밀려났다. 아니, 오히려
현미를 먹고 몸이 좋아졌다는 사람들의 체험담들로 우리 귀가 따가울 정도입니다. 당뇨환자가 먹고 좋아졌다거나 또는 비만환자가 현미식으로 비만수치들을 현저히 낮췄다는 보도 등을 접하다 보면 이제는 백미가 성인병의 주범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그러나 과연 이 현미식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보편적으로 권장될만한 좋은 식이요법일까요?우리에게 쌀이 부족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1970년대 이후를 제외하면 예전엔 거의 매년 춘궁기를 겪을 만큼 쌀이 부족한 시대를 살아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우리 역사에서 38선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뜻밖에도 1902년 무렵이다. 일본이 러시아에게 한반도를 반으로 나누어 지배하자며 제시한 선이 38선이었던 것이다. 러시아가 39도 선을 제시하여 협상은 깨졌다. 그러니까 일제에서 해방된 직후 38선이 생겨나기 40여 년 전에 이미 우리나라를 두고 분단 시도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조선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치열한 계산이 있었다. 소위 지정학이라는 우리의 숙명이 제국주의 광풍 속에 애처롭게 휘둘리게 된 것이었다. 일본은 영국과 미국을 등에 업었고 러시아는 프랑스와 독일의
지난주 월요일에는 오랜만에 TV녹화를 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한국농업방송국(NBS)에 다녀왔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농업·농촌·농민 전문 TV 방송국으로 개국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NBS초대석’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망설였으나 사회를 맡고 있는 양승룡 고려대 교수의 부탁도 있어 출연하기로 했다.30여년의 교수생활에서 은퇴하고 안락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굳이 농촌에 내려가 농사짓는 이유, 농사의 어려움과 즐거움, 사과판매와 수익성, 이웃과 사는 얘기, 현장과 정책과의 괴리, 주요 농정에 대한 아쉬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