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나주 영농발대식에서 한 해 풍년 농사를 기원하면서 농민들이 외친 구호 중 하나는 ‘농산물 가격 보장’이었다. 반면 ‘최저보장가격’은 농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했다. 영농발대식 행사 중 몇 번 듣기 힘들었던 것이 이 단어였다.용어 자체가 생소한 이유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정부가 이 제도를 생산자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도의 의미는 좋을지 몰라도 정작 이를 실행하는 정부가 의미 있게 보지 않고 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농산물 계약재배 비율이 15%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저가격을 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계약재배에 참여하는 농가가 적기 때문에 최저가격을 올려도 전체 농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것이다.또 최저가격을 생산비 수준으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2009년 출범한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이상길, 농기평)이 6년차를 맞아 현장애로 기술에 고민을 집중하겠단 계획이다.이상길 농기평 원장은 지난 20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성과와 올해 중점추진과제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이 원장은 “연구과제를 공모하고 관리하는 기관 특성상 우리가 뭘 하고 있다는 홍보에 적극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애로 기술에 중점을 두면서 올해부턴 우리의 역할과 성과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특히 지난해 농정-현장-R&D(연구개발)의 맥을 잇는 ‘7대 우선 해결과제’ 추진을 성과로 꼽았다. 고질적인 농정현안 중 시급히 해결해야 할 7과제는 ▲가축분뇨 자원화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채소류 수급·유통
3·11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끝났다. 농협 조합장 1,109명 중 517명이 신임 조합장에 당선됐다. 46.6%의 조합장이 바뀐 셈이다. 이는 곧 변화를 바라는 농민들의 열망의 결과로 풀이된다.그러나 한편으로는 불공정과 불법 탈법의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났다. 특히 잘못된 선거제도가 조합원들의 올바른 선택을 가로 막았다는 비판이 선거 전부터 현장에 들끓었다. 후보 등록도 하기 전에 이미 농민들과 농민단체에서 위탁선거법의 문제를 지적했고, 국회에 법 개정안까지 냈으나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 결과 역대 최고 선거 사범을 양산했고 금품선거의 악습 또한 곳곳에서 적발됐다. 선거현장의 전언에 의하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금품선거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고 한다.한편으로는 우려했던 무
[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 농식품부)가 올해도 최저보장가격을 사실상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농식품부가 농산물 가격보장 정책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농산물 가격 폭락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비판의 강도가 높다.지난 13일 농식품부는 서울 aT센터에서 제1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개최해 ‘계약재배 최저가격 운용방안’을 심의 의결했다.농식품부는 앞으로 계약재배 최저가격 개정주기를 3년으로 결정하고, 시기는 해당연도 10월로 정했다. 농식품부의 결정에 따르면 다음 최저가격 개정 시기는 2016년 10월이 된다. 결과적으로 올해는 최저가격을 동결하는 셈이다.농식품부가 밝힌 개정주기 설정 근거는 다음과 같다.개정주기를 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시작되면서 남북관계는 과거 냉전 시대와 같은 적대적 대결관계로 되돌아갔다. 화해협력을 위한 다양한 교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북한 관련 정보는 정부가 독점하게 되었고, 국민들의 관심에서도 점차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한 세간의 인식도 그 당시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당시 북한의 식량생산량은 대략 450만 톤 정도였다. 소위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1990년대 중후반에 비해 생산이 크게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약 70〜80만 톤 정도의 식량이 부족해 남한으로부터 제공되는 쌀 차관과 국제기구의 지원 등으로 우선 충당하고, 그래도 모자라는 것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으로부터 수입해 조달했다.그런데 주지하다시피 2008년부터 남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올해부터 전국 도축장의 전기요금이 20% 인하된다. 정책의 주된 목적은 축산농가 경제부담 완화. 그러나 도축업체들이 도축수수료 인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정작 농가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리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도축장 전기료 인하가 현실화된 데는 농민들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10월 FTA 후속대책 마련을 촉구한 축산인 총궐기대회와 축산단체장들의 보름간 단식농성을 계기로 축산농가 보호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가 만들어졌다. 협의체는 농가의 요구를 수렴해 도축장 전기료 인하를 결정했으며 여기에는 도축수수료 인하를 전제로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관건은 도축수수료를 얼마나 낮추느냐 하는 문제다. 축종마다 도축장마다 도축수수료가 천차만별이라 일괄적으로 조절할 수
전농 각 도연맹이 대의원대회를 열고 2015년 사업계획을 정비했다. 각 도연맹은 쌀 시장개방에 맞서 식량주권을 사수하고 농산물 가격 보장을 실현하겠단 포부를 밝혔다.지난달 29일 충북도연맹과 충남도연맹, 전북도연맹이 대의원대회를 열었고, 이튿날 30일에 경북도연맹과 부산경남연맹이 대회를 개최했다.농산물 가격 폭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농 각 도연맹들은 대의원대회에서 농산물 가격 보장 실현을 중점계획으로 세웠다.그 방안으로 전국적으로 쌀 생산자협회를 창립하고 각 지역별 농산물을 중심으로 품목위원회를 설립해 농산물 가격 보장의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역별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조례를 제정해 농산물 가격 현실화를 꾀할 방침이다.부산경남연맹은 지역 로컬푸드
농작물재해보험이 생긴 지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정부는 때마다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보험상품을 대폭 개선하는 등 농작물재해보험 활성화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농정성과로 재해보험 대상품목 확대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2012년 51개였던 재해보험 대상품목은 지난해 59개까지 확대했으며, 보장의 기준이 되는 품목별 표준 가격도 현실화했다고 자평한다. 특정 5종은 6.5%, 벼는 5.6%까지 인상했다. 이와 더불어 최저 가입면적 기준도 완화했으며, 기존 25%였던 자기부담비율도 지자체에 따라 최대 15%까지 낮아졌다.그런데 정작, 농작물재해보험의 농가 가입률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해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발생 빈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농가소득 보장을 위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 전농) 15기 2차년도 정기대의원대회가 지난 22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전농은 2015년을 이끌어갈 전농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대의원들은 올해 쌀 관세율 조정, TPP 협상, 중국·뉴질랜드·베트남과의 FTA비준동의안 처리까지 겹쳐 식량주권과 한국농업의 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산물 가격폭락과 식량자급률 하락도 계속 될 거란 전망이다. 전농은 이러한 위기의식 아래 2015년 투쟁방향을 설정했다.전농 대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농산물가격보장 투쟁 ▲쌀 전면개방 저지 ▲TPP·FTA 등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에 맞서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또 농민회원 확대사업을 전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품목별위원회 구성으로 농민들의 이해를 결집시킬
지난해 8월 14일 농식품부는 AI 방역체계 개선안을 완성했다. 살처분 보상금 감액기준이 대거 세분화돼 감액의 여지가 커졌지만 사료폐기 보상금 상향, 생계안정자금 지급제한 완화, 소득안정자금 현실화는 불완전하나마 긍정적인 변화다. 피해 농민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임에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힘들겠지만 농민들이 방역수칙만 완벽히 지킨다면 적어도 지금까지와 같은 억울한 경제 피해는 한층 줄일 수 있다는 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자, 그런데 잠시 이 개선안의 적용 과정을 살펴보자. 피해농가 보상기준은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에 근거를 두고 있다. 보상기준 변경을 위해선 시행령을 개정해야 하는데, 시행령 개정을 위해서는 상위법인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당연히 이 개정 절
올해 남부지역엔 이삭도열병 피해가 만연했다. 정부는 질소질 비료를 너무 많이 준 것을 원인으로 봤고, 농민들은 출수기 잦은 비로 적절한 방제를 할 수 없었다고 아우성이었다. 집요하게 원인파악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 결국 정부로부터 자연재해로 인정받아 ‘보상’을 받아냈다. 신 의원은 “자연재해 피해를 입었거든, 자책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우선 신고부터 하라. 재해대책법 규정에 따라 정부는 반드시 평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신 의원. 농민을 대변하는 활약은 이제부터다. 국정감사 때부터 이삭도열병 문
“유기지속 직불금·과수 직불금 현실화 등 보완대책 마련”토론1/ 양주필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장저농약 인증제 폐지는 2005년도에 규제개혁 차원에서 논의를 시작해 2009년 친환경 육성법에 따라 저농약 인증을 한시적으로 연장하고, 2016년부터 완전 폐지된다. 당시 논의는 저농약 농가들이 상위단계인 무농약 혹은 유기농으로 전환되는 것을 기조로 삼았다.정부는 내년 예산안에도 친환경농업 지속실천을 위해 ‘유기농 지속직불제’ 도입 등을 반영했다. 현행 5년만 지원됐던 유기농지원금을 5년까지는 전환직불금으로, 6년차부터는 지속직불금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상임위를 거쳐 예결위에 상정된 상태다. 직불금을 보다 현실화 시키기 위해 곡류의 경우 ha당 150만원으로 현행 지원수준을 유지
내년에는 밭직불금이 ha당 60만원으로 오르고, 밭직불금 대상도 전 품목으로 확대된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우남)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2015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안과 기금 운용계획안 심사 결과를 통해 밭직불금 인상안 등을 발표했다. 이날 예·결산심사소위원회(예결산소위) 유성엽 위원장은 “세입은 정부안 대로 10조2,042억원으로 결정하고, 세출에 있어서 정부안보다 6,827억원 순증한다”고 심사결과를 밝혔다. 주요 사업별 증감내역을 살펴보면 ▲밭농업직불제 1,128억원→ 3,710억원으로 증가 ▲다목적농촌용수개발 2,800억원→ 3,451억원으로 증가 ▲농업자금이차보전 2,914억원→ 3,744억원으로 증가 ▲농가사료직거래 활성화 지원 3,500억원→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창호) 소속 단체장들의 단식농성이 지난 6일 보름째를 맞아 마무리됐다. 축산농가 회생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결정되는 등 일단 기초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축단협 대표들은 지난달 23일 전국 축산인 총궐기대회를 치른 직후부터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책자금 금리 인하 ▲FTA 직불금 개선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 ▲FTA 대책 현실화 ▲영농상속공제 확대 ▲무허가축사 양성화 ▲도축장에 농사용 전기 적용 ▲축산물 소비촉진 및 수출확대 지원 ▲사료가격 안정 등 9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특히 “우리의 요구사항들은 관련법 제·개정과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다. 과거 정부가 약속한 대책들이 현실화됐다면 왜 이 지경까
농산물 가격 폭락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뚜렷한 대안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장에서 농사를 짓는 당사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문제점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보기 위해 김영동 전 해남군농민회장, 곽길성 진도군농민회장과 함께 좌담을 나눴다. ○ 좌담자 김영동 (55, 전 해남군농민회장) 곽길성 (54, 진도군농민회장) ○ 사회자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심증식: 무슨 농사를 짓고 있나. 우선 자기 소개부터 해 달라.김영동: 해남군 산이면에서 농
“벼도열병, 농진청 현장보고와 농식품부 보고 달라”지난달 7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국정감사 때도 지적된 바 있는 벼도열병 피해대책 문제가 다소 진전됐다. 농작물재해심의회에 회부하겠다는 장관의 답변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지역 샘플링 선정의 문제와 농촌진흥청 현장실사 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농식품부 보고서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언성이 높아졌다.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 화순)은 질의에 앞서 JTBC 뉴스 내용과 현장 농민들의 인터뷰 촬영분을 공개했다. 농민들은 “나락 팰 때, 비가 계속 왔다. 약 칠 시간이 없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증언을 했다.신 의원은 “현장의 심각성을 알아달라는 뜻이고, 또 영상물로 질의하면 답변이 잘 나오더라”면서 벼도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국정감사가 21일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열렸다. 부임 4개월을 맞은 신임 지사의 도정 이해 점검과 이와 관련된 의원들의 당부가 주를 이뤘다. 제주의 가장 시급한 현안인 한-중 FTA에 관해서는 감귤을 반드시 양허제외 해야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 농가부채 심각 … 해결책은?제주의 농가부채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의 농가부채는 가구당 평균 4,522만1,000원으로 전국 2위에 해당한다. 전국평균 2,736만3,000원보다 60.5%나 높은 수준. 농가소득이 전국 1위에 해당하지만 지난 3년간 농가부채 증가율이 45.1%인데 반해 농가소득 증가율은 13.8%에 그쳤다. 육지보다
“축산업 살려낼 대책 마련하라.” 벼랑 끝에 내몰린 축산농가들이 여의도공원 문화광장에 집결해 목소리를 드높였다. 형식치레에 그친 정부의 FTA 보완대책을 성토하고 현실적인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FTA로 인해 축산 분야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영연방 3개국 및 중국과의 FTA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창호)는 ‘FTA 근본대책 수립 촉구 및 영연방 FTA 국회비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23일 전국 축산인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로 가금농가들이 부득이 불참했지만 한우, 양돈, 낙농, 양봉 등 1만여 축산농민들이 여의도에 운집했다.경남 고성의 양돈농민 권인헌(63)씨는 “FTA 이후 수입 돼지고기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현재 돼지고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위원장 김우남)는 지난 7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20일간의 국정감사 여정을 시작했다. 후반기 원 구성 이후 첫 국정감사에 기대가 모아질 법도 했지만, 쌀관세화 문제에 집중된 공력이 9월 30일 정부가 수정양허표를 WTO에 제출하면서 흐트러졌다. 또 9월 중순 시작될 예정이던 국정감사가 연기된 이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안개정국에 국정감사 일정이 재확정 되다 보니, 최대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최단 준비기간이라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런 탓에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도 답답한 농촌현장을 밝힐 다양한 핵심 쟁점은 부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다만 쌀개방 문제에 논의의 초점이 모아졌다. 의원들은 수정양허표에 제시한 513%의 관세율, 의무수입물량(M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