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성난 농심, 여의도에서 터지다

FTA 대책 촉구 전국 축산인 총궐기대회 1만명 ‘운집’

  • 입력 2014.10.26 14:56
  • 수정 2014.10.30 09:5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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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서 모인 축산농민 1만여 명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FTA 근본대책 수립 촉구 및 영연방 FTA 국회비준 반대 전국 축산인 총궐기대회’에서 ‘FTA 결사반대’가 적힌 수건을 좌우로 흔들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축산업 살려낼 대책 마련하라.” 벼랑 끝에 내몰린 축산농가들이 여의도공원 문화광장에 집결해 목소리를 드높였다. 형식치레에 그친 정부의 FTA 보완대책을 성토하고 현실적인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FTA로 인해 축산 분야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영연방 3개국 및 중국과의 FTA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창호)는 ‘FTA 근본대책 수립 촉구 및 영연방 FTA 국회비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23일 전국 축산인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로 가금농가들이 부득이 불참했지만 한우, 양돈, 낙농, 양봉 등 1만여 축산농민들이 여의도에 운집했다.

경남 고성의 양돈농민 권인헌(63)씨는 “FTA 이후 수입 돼지고기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현재 돼지고기 자급률이 70%인데 머지않아 50%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이라고 많이 내놓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 이대로 가다간 농가의 태반이 도산한다”고 우려했다. 경기 고양의 한우농민 이석우(74)씨도 “40년 가까이 소를 키웠지만 지금이 가장 힘들다. 농사일이 가장 바쁠 이 시기에 성치 않은 몸을 끌고 여기 온 건 이렇게라도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다”고 호소했다.

농민들은 정부에 ▲무역이득 공유제 법제화 ▲정책자금 금리 인하 ▲피해보전 직불제 현실화 ▲근본적 축산업 안정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이창호 회장은 “정부가 축산농가를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놨나. 피해대책을 마련하겠다 매번 앵무새처럼 말할 뿐이었다. 오늘 총궐기대회는 시작에 불과하다. 축산인들의 민심이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축단협 대표들은 집회에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면담에서 축산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또한 집회에는 다수 의원들이 방문해 농민들을 격려했으며,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정책금리 인하를 연내에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전하기도 했다.

축산농민들은 집회를 마치고 국회 앞까지 거리행진을 한 후 상여를 불태우며 축산업의 위기를 알렸다. 축단협 대표들은 이날 저녁부터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요구안 관철을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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