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 종합]
‘졸속·부실·맹탕 국감’ 우려 씻었나
[2014 국정감사 - 종합]
‘졸속·부실·맹탕 국감’ 우려 씻었나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4.11.02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쟁점 없는 무딘 질의 … “서면답변 하라” 집요한 추궁도 없어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종합감사를 열고 20일간의 국감일정을 마무리했다.

“벼도열병, 농진청 현장보고와 농식품부 보고 달라”

지난달 7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국정감사 때도 지적된 바 있는 벼도열병 피해대책 문제가 다소 진전됐다. 농작물재해심의회에 회부하겠다는 장관의 답변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지역 샘플링 선정의 문제와 농촌진흥청 현장실사 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농식품부 보고서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언성이 높아졌다.

▲ 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 화순)은 질의에 앞서 JTBC 뉴스 내용과 현장 농민들의 인터뷰 촬영분을 공개했다. 농민들은 “나락 팰 때, 비가 계속 왔다. 약 칠 시간이 없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증언을 했다.

신 의원은 “현장의 심각성을 알아달라는 뜻이고, 또 영상물로 질의하면 답변이 잘 나오더라”면서 벼도열병 피해액이 얼마인지 이동필 장관에게 물었다.

하지만 농가의 피해액에 대해 이렇다 할 답변이 나오지 않자 “피해면적 조사도 제대로 안했을 뿐 아니라, 피해액 추정도 안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판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이 파악한 벼도열병 전체 피해 규모는 2만7,000ha. 이 중 20% 이상 피해가 발생하고 그 피해면적이 50ha 이상인 지역은 6,000ha를 넘어선다.

농해수위 의원들의 지역구인 나주, 강진, 영암, 장흥, 고흥 등이 이번 도열병 주요 피해 시군이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표본조사는 해남, 나주, 밀양 3곳의 10군데 포장을 대상으로 했다.

신 의원은 “농민 피해가 극심하고, 현장에서는 기상여건을 도열병의 근본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 피해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3곳을 표본조사 해서, 지원근거를 마련할 수 있겠나”고 질책했다.

이동필 장관은 “농진청을 통해 정밀실사 한 결과 복합적 원인이 있었다. 품종과 비배관리 부분이 문제가 되기도 했고, 당시 기상요인도 있다고 보고는 받았다”며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한 피해 농업인을 구제하겠다”고 농작물재해심의위에 회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농식품부 국정감사 때는 ‘질소질 비료 과다’를 주요 원인으로 언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장관의 입장표명을 무색케 하는 보고결과가 논란을 키웠다.

신 의원이 이번 벼도열병 피해와 관련한 농진청의 보고서와 농식품부 보고서를 각각 검토한 결과 주요 원인의 순서를 뒤바꿔 왜곡 보고한 정황을 조목조목 밝혔다. 농진청은 기상여건이 피해의 중요 원인이라고 전제하며 질소질 비료 문제와 품종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이를 농식품부가 제일 중요한 기상여건을 뒤로 빼고, 품종과 질소과다 문제를 앞으로 내세우며 농민 과실로 몰고 갔다. 적기 방제 문제 또한 농진청은 20일 이상 비가 내려 방제시기를 지키지 못했다고 적시했는데, 농식품부는 출수 3일 전에 해야 하는데 농민이 이를 안 지켰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신 의원은 “쌀개방으로 더더욱 어려워지는 농촌을 생각한다면 성의 있는 조사와 대책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며 농식품부와 장관의 결단을 촉구했다.

 

“무책임한 통합RPC, 관리감독 강화해야”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인천 서구 강화군을)은 통합RPC의 느슨한 영업능력을 질타했다.

안 의원은 먼저 정부가 WTO에 제출한 쌀 수정양허안에 대한 수출국들의 반응을 물었다.

이동필 장관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일이 공개는 어렵다”면서도 “대체로 우리가 제시한 관세율(513%)은 상대국 시각 보다 높다는 지적이다”고 답변했다.

안 의원은 이어 지역에서 쌀을 구입하고 가공·판매하는통합RPC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통합RPC의 태생적 한계를 짚었다. 각 조합에서 직원들을 통합RPC로 파견하는 형식은, 무책임을 양산할 뿐 아니라 각 지역조합들 조차 쌀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고 거리를 두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RPC의 관리감독 권한도 농식품부 장관에서 농협중앙회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동필 장관은 “농협법상 농식품부 장관이 가지고 있던 감사권한을 농협중앙회장에게 위탁하도록, 시행령에 담기 위해 입법 준비 중”이라고 답변했다.

 

“농성중인 축산단체 요구안, 적극 반영”

축산단체장들이 지난달 23일부터 여의도에서 농성중인 가운데, 축산회생을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쓰라는 요구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 보성)은 축산단체들의 요구안인 ▲무역이득공유제 ▲정책자금 금리인하 ▲FTA 피해보전직불제 현실화 등에 대해 농식품부의 의지를 물었다.

이동필 장관은 “무역이득공유제, 그 취지는 공감한다. 다만 FTA 특별법만 고치는 게 아니라 조세관련 세법 등을 동시에 고쳐야 하는 등 난관이 많다”고 말해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홍문표 의원이 발의해 국회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에 대해 법 통과를 가장 촉구해야 할 장관의 자세라기엔 너무 수세적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지난해 국감장을 뜨겁게 달궜던 ‘FTA 피해보전직불제’의 문제점과 현실화에 대한 입장도 밝히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수입에 대한 요인만 100% 반영하고, 국내요인을 전혀 반영치 않으면 농민들이 수용하겠나. 정부의 행태를 믿지 못해 시위 일어나고 영연방 FTA 체결 반대하는 것”이라며 축산농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면밀한 대책을 촉구했다.

 

“쌀값 보전위해 계절진폭 약속하라”

수확기 쌀값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쌀 주산 지역 출신 국회의원의 면모를 새정치민주연합 최규성 의원(전북 김제 완주)이 보여줬다.

최 의원은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달 신곡수요량 초과분 18만톤에 대해 시장격리를 확정지은 농식품부의 조치에 “바람직하다”며 격려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물가안정을 목적으로 단경기 쌀값 상승을 억제한 부분은 강하게 문제제기 했다.

최 의원은 “내년 3·4월, 계절진폭이란 게 있다. 물건을 사면 보관료 이상 추가 이익을 내서 팔려는 게 시장의 논리다. 정부가 공공비축미를 샀으면 보관비 등 제비용을 포함해 그 이상 올라갔을 때 팔아야 하는 게 일반상식 아닌가. 그런데 이 상식을 뒤엎고 싸게 시장에 내놓다보니 쌀값이 하락한다”면서 “농협이 그래서 힘들다. 쌀 많이 샀다가 봄에 조금 올려 팔고 싶은데 정부가 싸게 파니까, 농협도 투매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또 정부가 단경기에 쌀을 싸게 팔면, 장관을 배임죄로 고발하겠다”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동필 장관은 “올해 매입한 공공비축미는 수급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시장에 혼동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판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비료값 담합 남해화학, 과징금 소송은 후안무치”

농자재값 담합에 가담한 남해화학이 과징금을 깎아달라며 소송 중인 사실이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은 “농협중앙회 지분 56%인 남해화학이, 비료담합의 당사자로 포함돼 농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1순위 신고시 과징금 전액 감면되는데 남해화학은 2순위로 신고해 50% 감면 혜택을 받았다. 250억원을 내야한다. 웃지 못 할 일은 과징금 부당 소송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담합의 부작용을 개선할 절차를 고민해도 모자라는 판에, 잘못을 해 놓고 250억원 안내겠다고 소송을 하다니. 중앙회장은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소송취하 용의는 없나”고 다그쳤다.

최원병 회장은 “소송 등의 문제는 회장한테까지 보고하지 않는다. 이번 국정감사를 하면서 내용을 알게 됐는데, 이런 부분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2014년 국정감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위원장 김우남)는 지난 7일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그 유관기관, 해양수산부와 유관기관, 제주특별자치도의 감사를 진행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이후 처음 열려 기대를 모았으나, 전반기 국감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책적 쟁점, 현장 파급력 등 돋보이는 면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업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면도 엿보였다. “서면으로 답변하라”며 설전을 펼치는 의원 역시 드물었다.

쌀 관세화 전면개방, 한-중 FTA 타결 임박 등 우리 농업을 둘러싼 엄혹한 현실 속에, 행정부 감시와 견제의 최고봉인 국정감사는 그렇게 끝이 났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종합감사 현장을 지면에 담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