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자 연일 추운 날이 지속되고 있다. 영동지역은 대체로 영서보다 기온이 4~5℃ 높아 비교적 따뜻하지만 바람이 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비슷할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말에는 이곳 영동지역도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는 한파주의보가 자주 발령되고 있어 매우 춥다.농장의 사과나무들은 잎을 다 떨어뜨린 앙상한 가지에 여름부터 키워 온, 내년에 꽃피울 꽃눈과 잎눈들을 매단채 모진 추위와 바람을 견디며 긴 동면에 들어간 듯 조용하다. 그러나 사과나무는 현재 춥고 힘들지만 봄이 오면 꽃 피우고 열매 맺을 희망을 품고 있다. 이렇게 희망이
올해를 뒤돌아보자면, 여성농업계의 최대 이슈는 충청남도의 ‘여성농업인 바우처 제도 폐지’일 듯 싶습니다. 농도를 자처하는 충남의 결정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결정입니다.그간 충청남도는 농업정책에서 보자면 상당히 선진적인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삼농정책’이라 하여, 지방정부에서도 농업정책 개혁을 이름에 달아서 농민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은 평가를 받은 측면이 있었습니다.물론이거니와 이 삼농정책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삼농정책에서 차용한 것으로, 편농(便農)이라 하여 편리한 농업, 후농(厚農)이라 하여
아침 6시 40분이면 할머님들께서 도착하신다.귤밭이 밝을 때까지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노곤노곤 지진다.단 하루도 귤 딸 삼춘들이 없어 곳곳에 인력 기별을 하여 겨우겨우 몇을 구했는데, 오늘은 6분이 오셨다.농협을 통해 해병대 군인 둘도 왔다.겨우 어리광이 빠진 앳된 군인.둘이 빨강 옷을 입고 오니 밭이 환하다(후략).
작년 수능 즈음 후배가 아들을 데리고 한약을 지으러 온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한의대를 희망하는데 사주·명리·운명 이런 것에 아주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주명리에 관심이 많으면 철학관에 가야지 왜 한의대를 가려 하냐며 농담 아닌 농담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한의사는 관상에도 조예가 있어 얼굴을 척 보면 병을 아는 거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아직 일부 진료현장에서 정확한 근거에 따른 진료보다 척 보면 압니다 식의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의학이 과학보다는
2008년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독일정부의 정책변경으로 간호인력 파견이 중단된 1976년까지, 한국의 간호사 1만1,057명이 독일로 이주한 것으로 집계돼 있다.그러나 간호(조무)사들이 언제 처음 독일에 파견되었으며, 연도별로 그 인원은 어느 규모였는지를 정확하게 짚어 내기란 쉽지 않다. 한독(韓獨) 양국이 공적인 협정을 바탕으로 간호 인력의 집단취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때는 1969년 8월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독일 마인츠 대학의 의사였던 이수길 박사의 주선으로 한국의 간호사 128명이 독일 땅을
“아이가 있으니 어때?” 1년에 한 번 만날 때마다 친구는 매번 궁금해 했다. “네가 아이를 기르다니, 아이가 아이를 기르는 것 같아!” 맞는 말이었다. 나는 첫째 아이를 스승 삼아 부단히 노력했고, 어느새 10년 차 엄마가 되었다. 이제는 터울 진 셋째를 기르며 할머니 마음까지 살짝 느끼게 되었지만, 가끔 만나는 친구에게는 20대 철부지 내 모습이 더 또렷할 터였다. 물론 여전히 육아는 만만한 것이 못 된다. ‘아이들과 있으면 제정신을 못 차리지.’ 이 말을 하지는 않았다.얼마 전에 아이가 재밌다며 ‘엄마도감’이라는 그림책을 보여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Q. 새해부터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바뀐다고요?A. 식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섭취하기 위해서는 식품에 표시된 ‘유통기한’을 잘 살펴봐야 했죠.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으로 1985년 도입됐습니다.이 유통기한이 38년 만인 2023년 새해부터 ‘소비기한’으로 바뀝니다. 소비기한은 식품 등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잘 지킬 경우 먹어도 이상이 없는 기한을 말합니다. 이미 영국, 일본, 호주 등에서도 소비기한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유통기한은 식품의 품질 변화
풍년의 역설.한 해 농사 풍년이 들어도, 또는 흉년이 들어도 농촌 삶이 팍팍하긴 매한가지.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몸에서는 주기적인 신호를 보내온다. 그속에서 유독 전투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해보지만 멈추고 싶지는 않다.올해도 예년처럼 군산, 익산, 전주 경매장을 찾아 농산물을 내려놓고 나온다. 시간은 새벽 2시를 넘어가고 발길은 늦은 저녁을 찾아 국밥집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누군가 그러더라. “포기하고 싶을 때 성공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그 한 마디에 다
사람은 쓴맛, 짠맛, 신맛, 단맛, 감칠맛, 매운맛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맛들은 우리 몸에 유익하냐, 유해하냐에 따라 즐거운 맛인지, 불쾌한 맛인지 갈리는 편입니다. 쓴맛은 독성 물질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신맛은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너무 진한 짠맛은 우리 몸의 이온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헛구역질이 유발되는 등 거부 반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단맛은 사람에게 행복함을 주는 맛으로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일시적으로 흥분감을 주는 ‘슈가 하이(Sugar high)’가
여기서 고국까지 몇 만 리던가 / 고향산천이 사무치게 그리울수록 / 편지를 기다리며 애를 태우네 / 부모와 처자들이 눈에 밟힐수록 / 아득히 멀어만 가는 조국, 조국… / 돌아가야지 / 아켄에서 가스를 먹고 잠든 / 경상도 친구도 잠을 깨어라 / 사나운 폭풍이 앞을 막아도 / 우리는 기어이 돌아가야 한다… 글속에 담긴 지은이의 절절한 마음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시도 드물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징용 끌려갔던 조선 사람이 쓴 시가 아니다. 1960년대에 서독으로 돈벌이를 떠났던 광산 노동자가 고국을 그리워하면서 쓴
지역에 살다 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것 중의 하나가 축제다. 없는 게 없을 정도로 가짓수도 많고 테마도 다양하다. 우리 고장 같으면 도루묵 축제, 연어 축제, 송이 축제 등이 있다. 그밖에도 우리나라에는 쌀, 한우, 산채, 사과, 포도, 인삼, 산삼, 커피, 와인, 수제 맥주, 산천어, 빙어, 오징어, 가리비, 전어 등 지역의 특산물을 내세우는 축제가 수없이 많다.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나 역사적 지리적 특성을 딴 축제도 많다. 실향민 역사 문화 축제, 해맞이 축제, 단오제, 커피 축제, 크리스마스 겨울 축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
논 옆 담수호에 수백 마리의 오리 떼가 물 위에 떠 있다. 아침 햇살을 맞이하듯 동쪽을 향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아름다운 풍경은 딱 거기까지다.잠시 후에 6마리의 오리가 우리 논 위의 공중에서 배회한다. 정찰병이다. 곧이어 수십 마리의 오리들이 몰려오고 순식간에 수백 마리의 오리 떼가 논바닥에 시커멓게 앉는다. 그리고는 허겁지겁 보리 싹을 뜯어먹는다. 트럭 크락션을 울리며 내가 쫓아가면 수백 마리의 오리 떼가 일제히 날아올라 반대편 논에 내려앉는다. 나는 반대편 논으로 트럭을 몰고
Q : 김장하려고 무를 샀는데 윗부분이 초록색이에요. 윗부분만 초록색인 이유가 있나요?A.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무 윗부분이 초록색인 이유는 작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흙을 뚫고 올라와 햇빛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도 위쪽의 초록 부분이 많아야 무가 맛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요, 실제로도 무청에 가까운 무 위쪽 부분의 녹색이 진할수록 당도가 높다고 합니다.단맛이 강하고 수분이 많기 때문에 무의 위쪽은 샐러드나 무채, 동치미 등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므로 특성에 맞춰 조리방
길고 길었던 2022년 감 수확이 드디어 마무리됐습니다. 여느 때보다 많은 수확량으로 모두가 힘들고 지쳤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조용한 농장에 새로운 많은 이야기가 추억이 되어 또 쌓였습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힘든 시간이었지만 아이들과 직원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철부지 어린아이로 생각했던 아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주말마다 도와준 덕분에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도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 녀석에게서 리더십과 책임감이 느껴져 뿌듯했습니다(후략).
인생 70은 한자로 고희(古稀)라 하는데, 그 어원은 ‘예(古)로부터 70세까지 사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稀)’라는 뜻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러나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앞둔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인생 70은 더 이상 ‘고희’가 아닌 새로운 30년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나이입니다.그렇다면 백세 인생의 출발로 만들기 위한 70대 건강관리법은 무엇일까요? 먼저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자면 ‘활동의욕의 유지’라 할 수 있습니다.70대는 대부분 사회적 활동에서 은퇴하여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자칫 잘못
봉황리 선착장, 옹깃배의 선원들이 출항 준비로 복작거린다. 크고 작은 옹기들이 선창으로 끌려나와 줄지어 섰다. 선적 작업을 하는 선주와 선원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안 깨지게 조심조심해서 실으라고! 큰 항아리부터 안쪽에다가 차근차근 실으랑께!-저 쪽 먼 바다에서 샛바람이 시게 불어싸는디…오늘 옹기 실고 나가도 괜찬할랑가?-옹깃배 하루 이틀 타봐? 문제없어. 돛 달아놓으면 뒷바람 타고 잘만 나가겄구먼.-다 실었으면 닻 올리고 출발하드라고! 아, 고사 지낼 도야지 머리하고 막걸리도 실어야제!드디어 물밑에서 닻이 올라오고, 옹깃배가 서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Q. 최신 먹거리 관련 기술 중 하나로 ‘3D 식품 프린팅’ 기술이 거론되던데, 3D 식품 프린팅 기술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말 그대로 식품을 ‘인쇄’하는 기술인가요?A.「삼차원프린팅산업진흥법」에 따르면, 3차원 프린팅(3D 프린팅) 기술은 3차원 형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3차원 도면을 자동화한 출력장치로 입체화시키는 기술을 뜻합니다. 우리가 익히 쓰는 프린터(인쇄기)가 2D, 즉 종이에 그려지거나 쓰여진 것을 뽑아내는 기계라면, 3D 프린팅 기술은 자동화된 장치로 3차원 물체를 뽑아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저는 저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나오는 말과 행동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엄마와 같을 때마다 흠칫 흠칫 놀라곤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듣던 ‘딸은 엄마 닮는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손님이 끊이지 않던 집에서 어린 제 눈에 엄마는 늘 부엌에 계셨습니다. 심지어 그 손님이 엄마를 찾아온 손님이더라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외식은 꿈도 꾸지 못했던 넉넉하지 않던 살림이었지만 엄마는 손님이 오면 언제나 밥상을 차리고 다과상을 내오셨습니다. 먼 길 찾아온 손님이 계실 적엔 이부자리 준비에 밤사이 목이 마르실까 드실 물까지 차려내셨습니다.아빠
Q. 산에 가서 함부로 나무열매를 따면 안 된다는 뉴스를 봤는데요. 가로수에 열린 열매는 어떨까요?A. 자기 소유의 나무가 아니라면 언제 어디서든 열매를 따는 행위는 자제해야 합니다. 과수·인삼 등 비교적 단가가 높은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나 텃밭을 가꾸는 도시민들은 ‘농산물 도둑’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 경우가 많은데요. 임자가 있는 밭의 작물을 훔치는 행위는 당연히「형법」상 절도죄에 해당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알고 계시다시피 산에 가서도 열매를 함부로 따거나 도토리·밤 등을 주워선
농민들에게 햇빛은 최고의 은혜이지만 동시에 고통이기도 합니다. 작물을 자라게도 하면서 얼굴을 태우니까요. 우리는 밝은 얼굴빛을 선호하는 문화적 추세가 있습니다. 그러니 너도나도 챙넓은 모자로 햇빛을 가립니다. 그런데 일할 때 굳이 모자를 챙겨 쓰지 않고, 농사일할 때 맨손으로 일하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마을마다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얼추 비슷합니다. 손이 빠르고 일머리도 좋고, 일 앞에서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주변적인 요소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해야 할 일은 꼭 해내고 마는 고집스러움을 가졌다고나 할까요?최근에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