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단맛이 자꾸 당기는 나, 탄수화물 중독일까?

  • 입력 2022.12.11 18:00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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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사람은 쓴맛, 짠맛, 신맛, 단맛, 감칠맛, 매운맛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맛들은 우리 몸에 유익하냐, 유해하냐에 따라 즐거운 맛인지, 불쾌한 맛인지 갈리는 편입니다. 쓴맛은 독성 물질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신맛은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너무 진한 짠맛은 우리 몸의 이온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헛구역질이 유발되는 등 거부 반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단맛은 사람에게 행복함을 주는 맛으로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일시적으로 흥분감을 주는 ‘슈가 하이(Sugar high)’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단맛이 당기는 이유는 포도당이 인체에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포도당은 특히 뇌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두뇌활동이 많아질수록 뇌에서 에너지 소모가 커서 더 많은 포도당 섭취가 요구됩니다. 또한 포도당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호르몬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정상적으로 분비할 수 있습니다. 도파민은 주의력을 높여주는 흥분 조절 호르몬이며, 세로토닌은 행복을 느끼게 하고 우울과 불안을 줄여주는 호르몬입니다. 머리를 많이 써서 피로해지면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농도가 낮아져 불안과 초조, 우울을 느끼게 되며 단맛, 즉 포도당을 찾게 됩니다.

탄수화물 중독은 자꾸 달콤한 음식이 당기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단맛이 나는 탄수화물에 중독된 것입니다. 음식을 먹어도 계속 먹고 싶고, 배가 안 고파도 밥을 먹을 때가 있으며, 밥이나 빵, 초콜릿 등을 달고 사신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중독의 원리를 알아보자면 먼저 과일에 있는 과당이나 설탕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빠르게 포도당으로 바뀝니다. 빠르게 늘어난 포도당은 혈액으로 들어가 혈당을 빠르게 높입니다. 급격하게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혈당이 급속히 분해되면서 우리 몸은 고혈당에서 저혈당으로 바뀝니다. 다시 낮아진 혈당으로 인해 인체는 또다시 포도당과 같은 탄수화물을 원하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탄수화물 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만성질환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설탕과 같은 당류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당뇨병·비만·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위험이 커집니다. 또한 당은 암세포가 좋아하는 성분으로 암 발생률도 높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보건복지부에서 권고하는 당의 하루 권장량은 50g 이하입니다. 콜라 한 캔(250ml)의 평균 당류 함량은 27g으로 콜라 2캔을 마시면 하루에 필요한 당은 모두 다 섭취하게 됩니다. 음식을 섭취할 때 권장량에 맞춰 식사를 일일이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액상과당이 들어있는 청량음료나 디저트를 일상적으로 드시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식사를 한 뒤 달콤한 디저트가 당기더라도 딱 30분만 참아보시길 바랍니다. 식후 30분이 지나면 혈당치가 높아지기 시작하고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됩니다. 즉, 밥을 먹고 30분이 지나야 뇌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인 당분이 공급됩니다. 30분이 지나기 전에는 포만감이 있어도 뇌에서는 혈당이 부족하다고 느껴 달콤한 디저트 등을 먹고 싶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만약 식사 전후로 단 음식을 먹었다면 걷기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높아진 혈당을 조절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후 2~5분 정도의 짧은 걷기 운동도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큰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25% 이상이 겪고 있다고 하는 탄수화물 중독에 대해 오늘 알아보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식습관을 한 번 점검해보시고 더욱 건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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