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물가’ 위주 농산물 수입 정책 계속

정부, 2.2%대 경제 성장 및 물가 상승률 둔화 예측하면서도
‘가격 안정’ 목적 수입 농산물 관세 면제·인하 계획 앞세워

  • 입력 2024.01.12 09:00
  • 수정 2024.01.12 09:32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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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새해에도 물가안정을 이유로 농산물 수입을 지속하려는 정부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이 국내 모 업체에서 들여온 미국산 계란 150kg(2,160개)을 검역하고 있는 모습.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새해에도 물가안정을 이유로 농산물 수입을 지속하려는 정부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이 국내 모 업체에서 들여온 미국산 계란 150kg(2,160개)을 검역하고 있는 모습.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정부가 올해도 ‘물가 안정’을 앞세워 무관세·저관세 농산물 수입을 지속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완만히 둔화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활력있는 민생경제’를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할당관세 면제·인하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지난 4일 발표했다.

정부가 밝힌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대외·대내 경기 여건은 소폭 개선되고 회복세 또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민생 여건의 경우 소비자물가가 국제 원자재가격 안정세와 함께 서서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외 경기 여건의 구조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상반기까지 비교적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지며 서민 체감경기 회복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물가 안정 기조가 조속히 안착되도록 재정 지원, 수급 안정 등의 분야에서 생계비 경감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재정 지원 분야에선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에너지바우처 등 물가 관리·대응에 총 10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1조8,000억원가량 확대된 값이다. 아울러 주요 식품·원자재 할당관세(약 7,500억원)와 유류세, 발전연료 개소세를 인하하는 등 세제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기재부는 과일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21개 품목 관세 면제·인하로 상반기 30만톤의 과일을 신속히 도입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기재부는 1,351억원의 관세를 지원하게 되며, 신선농산물 △바나나(15만톤) △파인애플(4만톤) △망고(1만4,000톤) △자몽(8,000톤) △아보카도(1,000톤) △오렌지(5,000톤) 등과 냉동딸기(6,000톤), 가공식품 13종 등이 관세 면제·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채소와 축산물 가격·수급 안정을 위해 대파·건고추·양파 등과 닭고기·계란가공품 등 총 6만톤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파 3,000톤에 할당관세를 추진하고, 건고추 2,000톤과 양파 2만톤의 저율관세할당(TRQ)을 적기 도입하는 한편 닭고기 3만톤과 계란가공품 5,000톤, 계란(수입전량)의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히 반입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가 출범 이후 지속적인 수입농산물 관세 면제·인하와 TRQ 도입 추진 등 농산물 가격 하락 정책을 계속 중인 만큼 농민들은 기재부의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 벌써부터 반감을 표하고 있다.

이근혁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려면 농산물 가격이 아닌 주택 전·월세와 기름값, 통신요금 등을 내려야 한다. 관세를 낮추거나 아예 면제해주면서까지 농산물을 수입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발급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봤자 농산물 가격은 물가지수 가중치가 낮기 때문에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산비가 보장되는 수준으로 농산물 가격이 형성돼야 농민도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데 정부가 소비자물가만 앞세워 할인쿠폰 발급을 지속하다 보니 시장가격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농업소득이 갈수록 하락하는 것이다”라며 “말로는 ‘농산물 가격은 시장에 맡기겠다’, ‘농업소득 안정시키겠다’ 하면서 반대로 행동해 물가 잡겠다는 핑계로 농민만 잡고 있다. 이대로면 농업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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