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의회 “농가 생계 위협하는 건고추 TRQ 수입 강력히 반대”

지난 10일 임시회 본회의서 ‘건고추 수입 반대 촉구 건의문’ 채택
“농가 보호 필요한 상황, TRQ 수입은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질 것”

  • 입력 2023.07.16 18:00
  • 수정 2023.07.16 18:37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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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영양군의회가 지난 10일 임시회 본회의서 우승원 의원 외 6인이 공동 발의한 ‘건고추 수입 반대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영양군의회 제공
영양군의회가 지난 10일 임시회 본회의서 우승원 의원 외 6인이 공동 발의한 ‘건고추 수입 반대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영양군의회 제공

 

경상북도 영양군의회(의장 김석현)가 “관내 4,600여 농가와 전국 188만여 농가의 생계를 위협하는 정부의 건고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수입 결정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지난 10일 임시회 본회의서 우승원 의원 외 6인이 공동 발의한 ‘건고추 수입 반대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5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4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으며, 당시 한 총리는 “기상 영향으로 일부 농산물의 작황이 부진하고, 현재 안정세인 작물들의 흐름도 앞으로 계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또 대내외적 요인들로 인해 수입식품원료와 외식 물가도 오르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부담이 커져 대책이 필요한 긴요한 상황이다”라며 “정부는 농축산물 수급상황을 세밀히 점검하고 수급불안 품목은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것이다. 이와 함께 등락이 심한 식품 원자재의 수입가격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식품·외식업계 지원도 확대하는 등 물가안정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하반기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양파의 수입조치 등을 검토하고, 건고추 TRQ 3,000톤을 7월 중 도입하며, 감자는 고랭지 작황 부진에 대비해 TRQ 국영무역 배정량을 3,000톤에서 5,000톤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고추 주산지인 영양군의회는 지난 10일 건의문을 채택하며 “소비자 물가 안정이라는 이유로 건고추 수입 결정을 하고 생산 농가에 대한 적정한 보상적 대안을 논의하지 않은 것은 농가에만 고통을 전가시키는 무책임한 처사다. 고추 생산농가는 지난해 시장가격이 기대에 못 미쳐 어려움을 겪은 바 있으며 올해는 높은 생산비에 날씨마저 도움을 주지 않아 작황 부진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6월 서안동공판장 기준 건고추(화건) 1kg 가격은 1만3,400원으로 생산단가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으며, 올해 생산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8월을 앞두고 7월 중 3,000톤의 물량을 수입한다는 정부의 발표는 한해 첫 수확을 앞둔 고추 생산농가의 삶의 희망과 생산의지를 꺾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양군의회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풋고추를 제외한 건고추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6만8,000톤이다. 한해 건고추 생산량의 4.41%에 해당하는 3,000톤의 물량이 관세 50%가 적용된 1kg당 1만~1만1,000원으로 거래될 경우 전국 고추 거래가격은 적정 수준을 형성하지 못해 그 부담을 고스란히 개별 농가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면서 “매년 냉동고추 20만톤 이상이 국내로 들어와 건조과정을 거쳐 수년째 손쉽게 유통되는 상황에서 생산원가 보전 수준의 수익을 면치 못하는 국내 고추 생산농가는 매년 생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생산농가 보호 조치가 더욱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건고추 수입조치는 고추 생산농가의 영농상황을 악화시키고 고추 생산지역 경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군의회에 따르면 영양군의 한해 고추 생산량은 평균 4,000톤이며, 재배면적은 1,400ha로 전국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관내 전체 농가의 50%가 고추농사를 전업으로 할 만큼 고추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영양군의회는 △건고추 TRQ 3,000톤 수입 철회 촉구 △냉동고추 수입에 따른 농가 피해 대책 마련 △고추 생산량 확대 등 물가안정과 농가 소득 보장을 위한 장기적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박학진 영양군농민회 사무국장은 “건고추 수입은 8년만인 걸로 알고 있다. 수확을 앞두고도 지역 창고마다 냉동고추, 건고추 재고가 적지 않은 상황인데 소비자 물가를 (오르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잡겠다는 생각인지 정부가 농산물을 희생양 삼아 TRQ 수입을 발표해 농가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지금 시장가격도 평년에 비해 높지 않은데 건고추를 TRQ로 3,000톤이나 들인다는 건 생산비 인상 요소 등을 무시하고 정부가 시장가격을 이 수준으로 정한 것과 다름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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