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정부, 국회서 ‘양파 TRQ 수입문제’ 논의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긴급 간담회 열려

생산자단체, TRQ 증량 철회 및 생산비 지원 대책 마련 등 건의

농식품부 “국내 시장에 영향 있지만, 수입량 조절 위해 불가피”

  • 입력 2023.08.02 18:52
  • 수정 2023.08.02 19:44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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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일 ‘양파 TRQ 수입 대책 마련 긴급 간담회’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지난 1일 ‘양파 TRQ 수입 대책 마련 긴급 간담회’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지난 1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로 ‘양파 TRQ 수입 대책 마련 긴급 간담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엔 생산자단체인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 관계자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담당 국장과 서기관, 전라북도의회 및 완주군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TRQ 양파 수입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나눴고 양파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안호영 의원은 “정부가 지난 7월 양파 TRQ 9만톤 증량 계획을 발표해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농민들 속이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정부가 물가 안정 명목으로 농산물값을 낮추기 위해 양파 TRQ 수입을 발표한 것인데, 양파 농가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농민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고 정부 입장도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먼저 이남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기술서기관은 “지난 7월 1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은 102만5,000톤으로 평년과 전년 대비 각각 17%(20만9,000톤), 1.6%(1만7,000톤) 감소했다”며 “7월 양파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91% 상승했으며 가격이 높았던 지난해와 비슷한데, 국내 시장의 높은 가격이 지속되고 중국 산지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해 관세 135%의 민간 수입이 활발한 상황이다. 또 올해 생산량이 평년 소비량인 131만1,000톤 대비 28만6,000톤 부족할 것으로 전망돼 명절·김장철 수요에 대비해 9만톤 TRQ(관세 50%) 증량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서기관은 덧붙여 “8월 21일 이전까지 2만톤을 도입한 뒤 나머지 물량은 국내 수급상황에 따라 물량과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남종우 양파협회장은 “지난 5월 성출하기 때 정부가 TRQ 증량을 발표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생산자 불안감을 형성한 데 이어 투매 환경까지 조성했다. 지난달 11일에는 TRQ 9만톤 증량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때는 전체 양파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만생종 양파의 농협 수매가격이 결정되는 시기로 농협과 유통 주체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결과적으로 수매가 결정이 늦어지고 농가 손실이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TRQ 증량 발표를 철회하고 생산자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한편 소비·생산통계에 근거한 물가조절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종우 회장은 이와 함께 △채소가격안정제 예산 확대 및 양파 20% 공공비축 시행을 위한 예산 수립 △양파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한 생산비 지원사업 확대 및 인력 지원 추진 △농업 예산 5% 확대 등을 요구하며 “현재 의무자조금에서 경작신고와 함께 재배면적 증가 시 모종 단계 등에서 바로 폐기하는 방안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자들이 자체적으로 면적을 줄여 적정량을 생산하려 하는데 그 부분을 수입산이 채워선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구자영 양파협회 완주군지회장도 “지금까지 농산물을 수입해서 물가 안정 효과가 얼마나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정부가 나름대로 노력을 했겠지만 양파가격 올랐다고 양파를 수입하고 이후 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생산자와 국민 모두 절감하지 못한다”라며 “농민들이 생산한 양파만으로도 수요를 맞출 수 있는데 성수기 때 물량 늘려 수입해버리니까 가격은 떨어지고 농민들 시름이 너무 크다. 폭락을 일삼는 양파가격에 생산비 원가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한 해 손해를 입으면 그게 농가에 5년 이상 타격을 미치기 때문에 농식품부나 기획재정부 모두 물가 잡겠다고 쉽게 수입만 하려 해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선 전북도의회 의원과 완주군의회 의원들의 발언도 잇따랐다. 특히 김규성 완주군의회 의원은 “이상기후로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어도 농가 입장에선 물량이 작아 소득이 오를 수 없는 지경이다. 그런데 TRQ로 수입 물량까지 들이다 보니 시장가격이 다시 내려앉고 농가 피해만 가중되는 것이다. 벌써 이번주부터 TRQ 수입 물량이 들어온 것으로 아는데, 농협을 통해 알아 보니 망당 5,000원 정도 가격이 하락한 상태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에 김종구 유통소비정책관은 “TRQ 물량이 국내 시장가격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다고는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국내 시장가격에 비해 중국산 가격이 낮다 보니 관세 135%를 물고서라도 중국산이 대거 수입돼 들어오는 실정이다”라며 “정부가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9만톤이라는 물량을 제시함으로써 민간 수입물량을 블로킹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라고 재차 설명했다.

한편 안호영 의원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TRQ 증량으로 농가 소득이 하락한다면 그 부작용이 너무 큰 것 아닌가 싶다. 중국산 TRQ 양파가 국내 시장과 농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는 한 농가 입장에선 TRQ 증량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폭은 제한적이나, 생산비 오르는 폭은 가파르기만 한 현실이다. TRQ 수입으로 전체 물가를 낮추는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양파 농가에 실질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엄밀한 정부 검토와 더불어 농가 생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농업정책 방향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겠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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