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조생양파 가격이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생산자단체는 중·만생 양파가격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선제적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가락시장 양파 상품 1kg 평균 도매가격은 723원으로, 한 달 전인 3월 24일 같은 규격 평균 도매가격이던 1,676원 대비 약 57% 떨어졌다. 조생양파 출하 초기 때부터 내비쳤던 생산자단체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으로, 실제 양파 도매가격은 4월 내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양파가격이 한 달 넘게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 물가 안정에만 골몰한 정부의 수급 정책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생산자단체에 따르면 매주 3,000톤가량의 민간 수입 양파가 국내로 꾸준히 유입되는 과정에서 같은 품위의 수입 양파가격이 국산보다도 높게 형성·유지되자, 정부는 긴급수급회의 등을 통해 TRQ 수입 등으로 수입산 양파가격 안정과 민간 수입 양파 정리를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이는 실제 지난달 26일과 28일 WTO 수입 신선양파 긴급 구매 공고로 이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입찰 물량은 각각 645톤과 189톤으로 파악된다.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수입 양파만 사용하는 대형 요식업체 중심의 시장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보니, 수입 양파가격이 국산보다 높게 형성되자 민간 수입 물량 조절과 수입산 가격안정을 목적으로 직접 양파를 수입하는 것이다. 조생양파 성출하기에 정부가 나서 양파를 수입하게 되면 국산 양파가격도 수입산과 함께 동반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생산자단체 측은 정부 수입에 반대했지만, 농식품부는 ‘국산 가격이 떨어질 경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나 농민들의 우려처럼 가격이 폭락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라며 “실제 양파가격은 출하 초기와 비교해 반 토막이 난 상태지만, 당초 가격이 높게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평년 대비 폭락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 양파를 수입하고 수입 양파 소비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는 것은 그 시장을 더욱 공고히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생산자들은 정부가 그 시장을 어떻게 하면 국산으로 대체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생산자단체에선 “생산비 폭등과 지난해 가격 폭락을 겪으며 제주 등 조생양파 농민들도 가격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을 텐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남 등에선 이미 밭떼기(포전) 거래가 끝났지만 이모작 준비를 해야 하는 농민들 상황과 다르게 아무래도 상인들은 가격 추이를 살피며 작업과 잔금 정산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러한 가격 하락 여파가 경남 등 출하를 앞둔 산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산자단체 측은 정부가 한발 앞서 농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메시지 성격의 선제 대책을 내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하 연기 차원의 전남 조생양파 정부 수매(7,000톤 내외), 비축물량 확대(2만→3만톤) 등을 선제적으로 결정·발표했으면 하는 게 생산자단체 제안이고, 이밖에 채소가격안정제 사업 확대, 양파 계약재배 50% 확대 시행, 폭락 지속 시 양파 수출 등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