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어려움 헤아려 양파 수매가 보장하라!”

전국양파생산자협회, 15일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앞서 기자회견 개최
유류비·인건비·비료값 등 급등한 생산비 보장되는 수매가 결정 촉구

  • 입력 2023.05.15 16:36
  • 수정 2023.05.16 17:56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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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가 15일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2023년산 양파 적정 수매가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가 15일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2023년산 양파 적정 수매가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불과 며칠 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양파 수입 확대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가 15일엔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2023년산 양파 적정 수매가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양파협회에 따르면 생산비가 보장되는 올해 양파 적정 수매가는 20kg 한 망에 2만원 이상이다.

양파협회가 전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는 서남부채소농협이 양파·마늘을 포함해 노지채소를 취급하는 전국 유일의 품목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양파협회에 따르면 매년 양파가격은 서남부채소농협의 수매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서남부채소농협에서 양파 수매가를 결정하면 전남과 경남·북 등에서 차례대로 수매가를 결정하는 구조인 셈이다. 아울러 농협 수매가가 결정되면 유통상인들이 현장에서 양파 매입을 시작하기 때문에 서남부채소농협의 양파 수매가는 생산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양파협회는 유례없는 성출하기 지속적인 수입 양파 공고와 저율관세할당물량(TRQ) 2만톤 증량 개정안까지 발의된 현실을 짚으며, 폭등한 생산비와 물가인상률 등을 반영한 2023년산 양파 가격 보장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기자회견 개최 이유를 밝혔다.

남종우 양파협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15일 전국양파생산자협회를 창립하며 ‘생산자에게는 생산비 보장을,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생산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자는 구호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싸워 왔지만 여전히 농민들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농산물 가격을 받아본 적 없다. 기름값을 포함한 모든 자재값이 폭등했음에도 정부는 변변한 대책 하나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농산물 가격이 저렴할 땐 나 몰라라 하고 조금이라도 비싸지면 소비자 물가를 핑계로 TRQ 수입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올해 양파 수매가를 지난해 서남부채소농협 수매가(20kg 한 망 기준 1만6,000원)보다 낮은 1만3,000원으로 동결하려고 시도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후 등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가운데에서도 수입 예산만 늘리고 있다. 더욱이 남도의 경우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서리피해로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적정 가격이 보장되지 않으면 농가 피해가 그 어느 때보다 클 상황인데 정부에선 수매가를 낮추려는 구상을 내비쳐 기쁜 마음으로 가득해야 할 수확기 농민들의 걱정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파협회는 “지난해 서남부채소농협은 양파 20kg 한 망을 1만6,000원에 수매했지만 그 과정에서 정부는 양파 수매가를 높게 주는 농협에 불이익을 주겠다며 농협중앙회 경제지주를 통한 수매지원금까지 늦게 지급하는 등 양파 취급 농협을 옥죄는 일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에도 윤석열정부는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양파를 수매하지 않으면 바로 TRQ 양파를 수입해 시장에 내겠다고 농민들을 협박하고 있다”면서 “조합원인 양파 농가의 어려움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농협에선 이를 수매가에 반영하고 싶어도 정부 눈치가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중간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안다. 오늘 기자회견은 농협과 반목하며 싸우기 위해 마련한 자리가 아니며, 농협이 추구하는 ‘같이의 가치’를 위해 농협과 농민이 같이 살기 위한 자리다. 양파 수매가 결정을 위해 농민들이 농협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 위해 마련했다”라고 전했다.

기자회견 이후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에게 농민 요구안을 전달했다.
기자회견 이후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에게 농민 요구안을 전달했다.

 

기자회견 이후 양파협회는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에게 ‘물가 인상률과 생산비 증가분을 반영한 양파 수매가 결정’ 등의 내용을 담은 농가 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을 전달받은 배 조합장은 “농민들의 요구를 심사숙고해 수매가 책정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전남 무안군 등의 만생 양파 서리피해 현황도 함께 공유됐다.

김덕형 양파협회 무안군지회장은 “4월 27일과 28일 양일간의 된서리와 5월 1일 서리, 그리고 5월 5일의 대규모 강우 이후 고온이 계속돼 구 비대기 양파의 피해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무안을 비롯해 인근 신안군과 함평군 등의 피해가 극심하며, 심한 경우 70% 이상 피해를 본 곳도 있다. 지금도 농민들은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방제와 관수 등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라며 “지자체 등에선 현장을 둘러보고 세균성잎마름병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병이 발생한 근본 원인이 자연재해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발병의 원인은 서리피해 이후 30℃ 넘는 고온이 지속됐기 때문이며 이러한 재해로 구 비대를 위한 지상부 광합성도 불가하고 뿌리도 피해를 크게 입어 수확량 감소는 물론 상품성도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서리와 폭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전남 무안군 현경면 일원 포장의 양파. 지상부 잎이 전부 말라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농민들은 수확 전 구 비대기가 불가능해 정상적인 수확이 불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리와 폭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전남 무안군 현경면 일원 포장의 양파. 지상부 잎이 전부 말라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농민들은 수확 전 구 비대기가 불가능해 정상적인 수확이 불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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