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추석을 앞둔 한우가격을 걱정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올해 한우가격은 일시적으로 소비가 살아나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한우는 명절이 대목이기도 해서 이때쯤이면 가격이 올라가는 게 보통이다. 매년 같은 추세에 적응된 시장을 인위적으로 손보려 한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시장은 불안정성에 가장 취약하다.2017년 고병원성 AI가 휩쓴 여파로 일시적인 계란수급 불안이 생긴 적이 있다. 정부는 일시적인 가격상승인데도 계란 수입을 급하게 독려하더니 그해 6월 태국산 계란이 들어왔다.당시 농식품부는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난달 15일은 농협중앙회 창립 59주년 기념일이다. 지난해까진 농·축·인삼협 중앙회가 합치며 통합농협중앙회가 출범한 7월 1일이 창립기념일이었지만, 올해부터 농협은행과 옛 농업협동조합이 통합한 종합농협 출범일인 8월 15일로 변경했다. 창립기념일은 농협의 생일인 셈이다.창립기념일에 맞춰 농협중앙회와 경제·금융지주, 계열사들은 540억원 이상의 지원금과 기념품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지역농협에서도 지원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금액은 적지만 지원금을 받았다.농협중앙회가 이 자리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전남 곡성군 오곡면 수해 이재민들이 머물던 대피소는 굳게 닫혀 있었다. 지난 8일 폭우로 집이 물에 통째로 잠겼던 마을 주민들이 임시로 지내던 장소였다. 오곡면 주민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난 20일 군은 대피소를 폐쇄했다. 감염 확산 예방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이재민들은 다시 마을로, 수마가 할퀴고 간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침수 피해를 입은 각종 가재도구 등은 모두 빼낸 뒤 치워졌지만 방바닥과 벽은 마르지 않은 채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전기가 복구되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쏟아지는 비가 멈추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지난 5일 본지는 ‘농작물 자연재해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시 토론회를 취재하던 기자에게 한 농민이 명함을 줄 수 있겠냐고 물어왔고, 다음날 영암에서 대봉감(떫은감)을 재배하는 농민과 통화를 하게 됐다.농민에 따르면 떫은감은 낙엽 발생과 거의 동시에 낙과가 진행되고 2차 피해까지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단감과 동일하게 적과 종료 이후 피해율은 낙엽율에 경과일수를 제한 값으로 산출된다. 농민은 “경과일수 적용이 필요 없는 떫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수해로 엉망이 된 현장들을 다닌다. 망연자실한 사람들을 찾아가 그 당연한 심정을 굳이 물어야 하는 처지부터가 난감한데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다. 다 젖은 참깨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심폐소생술의 현장에서 나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들깨면 몰라도 참깨를 다루는 장면은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다.저 참깨에 들인 수고의 과정과 온전했을 때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내가 나랑 별 다를 바 없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전파해주고자 글을 쓰겠다고 거기에 서 있었다. 화제가 농사에서 정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 자료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뭔 놈의 영어단어가 이렇게 많아?’였다.한국판 뉴딜계획의 양대 축이라는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이란 표현은 시작에 불과하다. ‘10대 정책과제’를 보면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그린 스마트 스쿨 △디지털 트윈 등 10개 중 9개에 영어단어가 들어갔다.한국판 뉴딜 보고서 내용을 본 이들은 “도대체 뭘 이야기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정작 한국판 뉴딜에 농민·먹거리운동 시민사회가 제기한
도매시장 개혁 의제가 다시 한 번 전방위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가락시장 내부 논의는 물론, 대통령직속 농특위와 국무총리 산하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이어 개혁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가 하면, 국회입법조사처도 농식품부의 미지근한 태도를 질책하고 있다.하지만 칼자루를 쥔 농식품부는 여전히 개혁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현행 경매제의 언어도단적 폐단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시대의 요구에도, 청와대와 총리실과 국회의 압박에도 귀를 막고 버티고 있다.농민의 요구는 또 어떤가. 가락시장품목별생산자협의회는 지난해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가락시장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부동산 가격 폭등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고 여권은 총선승리의 여유가 오간데 없다. 이번 정부 들어 20여차례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부동산정책을 보며 다시 축산정책을 되짚어 본다. 문재인정부 들어 축산에 대한 규제정책이 홍수처럼 시행됐다. 규제라는 점을 따지려는 게 아니다. 축산현장을 모른 채 탁상에서 정책을 만든 게 문제라는 것이다.현재 축산정책은 과학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저 할 수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최근 농협이 로컬푸드직매장 내실화로 로컬푸드 가치 확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이 밝힌 로컬푸드의 가치는 중소농민 소득 안정, 신선먹거리 공급, 지역사회 기여 등이다. 이를 확산하기 위해 로컬푸드직매장을 탄탄히 다지겠다는 게 농협의 계획이다.농협은 앞서 지난해 5월 로컬푸드직매장을 2022년까지 1,100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 2012년 전북 완주 용진농협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90개소로 늘었다. 2019년 기준 전국에 460개 로컬푸드직매장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종자, 농약, 농기계. 농민들이 농작물을 생산해내는데 필수적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농자재다. 하지만 농민들은 농자재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해도 적당한 보상은 물론 당연한 사과마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되레 잘못한 쪽에서 큰소리를 치기도 한다.지난 15일 전남 나주에서 만난 농민 역시 종자 업체 측 잘못으로 1년의 영농계획이 무산된 처지였다.농민의 말을 들어 보니 업체에선 종자가 선별·검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피해는 다른 지역에서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피해를 신고 받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 애지중지 농사지어온 땅을 송두리째 빼앗길 처지에 놓인 농민들이 있다. 땅 주인의 대리인과 매년 농지임대차 계약을 맺어 왔고 그렇게 농사짓기를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저농약 농지는 무농약으로, 무농약 농지는 유기농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동안 농민들의 손으로 일궈낸 값진 성과는 좋은 품질의 유기농 쌀로, 합당한 수준의 가격으로 인정받았다. 판로 또한 안정적이었다.그러나 신재생에너지, 즉 태양광 발전 사업 추진 소식에 농지 소유주는 임차 농민들에게 경작 금지를 알리며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최근 우리사회는 실로 놀라운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가공할 재난을 견디기 위해 나라가 돈을 직접 지급해야 한다는데 합의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곳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람을 경쟁으로 내모는 나라다. 복지 정책에는 유난히 조세저항이 강한 우리 사회가 다름 아닌 기본소득을 타개책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심지어 한 보수일간지는 (비록 유권자가 기본소득의 ‘맛’을 보았다며, 대놓고 집권이 목적이라고 쓰기는 했지만) 진보 세력의 기본소득 논의를 통합당이 주도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며칠 전 몇몇 언론에서 의미있는 기사를 봤다. 광주 본빵협동조합이라는 곳에서 만든 ‘오월 주먹빵’에 대한 기사였다. 오월 주먹빵은 광주 광산구 농민들이 생산한 우리밀·보리·양파·감자 등을 주 원료로 만든 빵이다. 지역에서 제빵동아리를 만들어 빵 굽는 기술을 익힌 주민들이, 판로를 찾기 힘든 농민들과 연대하려는 마음으로 지역 농산물로 만든 빵을 팔게 된 것이다.그러한 연대활동만으로도 의미 있을진대, 이 빵만이 가진 또 다른 특징이 있다. 광산구 주민들은 빵 표지에 1980년 5월 광주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얼마 전 봉산탈춤·양주별산대놀이·고성오광대놀이 등 전국 13개 탈춤단체로 구성된 ‘한국탈춤단체총연합회’의 워크숍에 다녀왔다. 이날 정책설명차 왔던 문화재청 담당과장과 주무관은 일찍이 설명을 마쳤음에도 끝까지 기다렸다 뒤풀이에 참석, 광대들과 함께 밤을 지새웠다.문화재청은 탈춤단체들을 관리하고 규제하고 민원을 받는 자리에 있다. 농민들만큼 거칠고 투박한, 그러나 농민들만큼 형형하고 날카로운 전국의 광대들이 두 공무원에게도 마음 편한 상대일 리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남았다.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려는 최소한의 성의와 노력을 보인 것이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규제는 ‘지나치다’는 표현조차 점잖아 보인다. 발생농장 500m 살처분 지침은 반경 3km로 늘더니 급기야 발생시·군 전체 살처분으로 바뀌었다.행정구역이 바이러스 방역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난데없는 사육돼지 대학살극은 생산자단체뿐 아니라 동물복지단체와 환경단체도 아연하게 했다.살처분 한돈농민들은 반년 넘게 빈 농장만 바라보며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막대한 빚을 안은 채 축사현대화사업에 참여하고 미허가축사 양성화를 진행한 한돈농민일수록 앞이 캄캄할 것이다.이제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협중앙회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건립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공식까지 열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사업이다. 명분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와 이로 인한 범농협 비상경영이다.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건설을 중단할 정도로 사업의 중요도가 떨어지거나 방대한 규모였는지는 되짚어볼 일이다. 청년농부 양성은 농촌 인구가 줄어들며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할 만큼 중요한 사업이다
“학교급식만큼은 안전할 줄 알았는데….” 이달 초 만난 한 친환경농가는 수확할 때를 놓쳐 갈아엎은 밭을 보며 뒷말을 흐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전 국민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그에 따른 여파에서 학교급식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친환경농가도 예외일 순 없었다. 정부는 개교를 거듭 연기하더니 지난 9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에 들어갔다. ‘온라인’이라는 말은 학교급식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말과 같았다.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게 학교급식은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였다. 안전하고 건강한 친환경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여섯 번. 농업경제를 전공한 스무 살 초반부터 지금까지 투표한 횟수로, 적지 않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지방 선거까지 모두 빠짐없이 유권자로서 해야 할 일은 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떤 목적이나 생각을 가지고 투표했다’라기보다 의무라서 한 것 같다.오는 15일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농업 전반에 대한 이슈·정책 그리고 매년 수급 실패로 밭을 엎는 농가 상황 등 ‘살아있는 농업’을 다루는 농업 전문지 기자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당 및 국회의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던 지난 3월 초쯤 신문방송업계도 위기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점은 유력 언론들의 경우 사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방송이나 발행이 중단되는 상황이 생길 것을 두려워한 반면, 이쪽에서는 지면을 채우기 어려워 축소 발행하는 것을 고민했다는 것이다.농업전문지들 기사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출입처들의 각종 행사나 일정이 끊겨 기사를 내기 어려워졌다는 게 이유다. 의구심이 피어난다.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맞은 이 정보들, 세상에 내놓지 못한다 해서 과연 아쉬워할 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추진 중이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캠페인으로 외출을 최소화하는 까닭에 소비가 상당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 학교급식으로 계약 재배된 친환경농산물의 경우 판로 자체가 사라져 폐기될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이에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만들어 진즉 판매를 완료한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도지사가 직접 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감자파는 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