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16일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과 국민들이 비통해 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칠레로 날아갔다. 학생들을 포함해 304명이 몰살을 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추모하고 성찰해야 마땅할 시기에 대통령은 칠레로 떠난 것이다.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칠레 FTA 개선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사전에 이해관계자들과 공감대는커녕 관계 부처와 협의조차 없었다. 당시 농식품부 관련부서에서는 한-칠레 정상의 발표 내용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으며,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현실화 되고 있다.지난 9월 8일 산업통산자원부가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는 가장 민감한 이해당사자인 농민들은 배제되고 몇몇 농민단체만 초대됐다. 그나마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향상 됐다고 하나 아직도 부족하다. 특히 여성농민들의 지위는 ‘부족’을 넘어 ‘취약’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여성농민들은 지위를 보장받기위해 오랫동안 농가경영체 공동경영주 등록, 여성농민 전담 부서 설치를 대표적으로 주장했다. 물론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책적 요구들도 있다.이 중 농가경영체 공동경영주 등록이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좀 더디다. 여성농민의 공동경영주 등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배우자의 동의’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남편 앞으로 하면 되는데 굳이 공동으로 할 필요가 있냐는 남성주의적 시각이 원인이다. 공동경영주 등록을 한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 상황에 확산에 속도가 붙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2주 동안 서울에서는 친환경 무상급식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벌어졌다. 일부를 제외하고 많은 지역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빠르게 확대된 가운데 우리가 서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서울시가 친환경 무상급식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공공급식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친환경 무상급식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주어지던 낙인효과를 완화함으로써 차별 없는 복지가 무엇인지를 모든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급식 식재료를 시중 조달에 맡기지 않고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공적 조달체계를 통해 조달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창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도시와 농촌,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먹거리를 매개로 한 사회적 관계가 보다 긴밀해졌다.무
우선 쌀값 대폭락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제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서 쌀값 폭락 국면에서 농협이 보여주는 무능하고 무기력한 행태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농협은 산지 쌀 유통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산지 쌀 유통 및 산지 쌀값 형성의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 현황을 보면 농협 RPC가 152개소로 전체 RPC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산지 쌀 유통의 65% 정도가 농협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이처럼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농협은 산지 쌀값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각각의 농협들이 재고 쌀을 덤핑으로 밀어내는 출혈 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행태마저 나타난
“쌀에 1조8,000억원 등 9가지 작물의 직불금으로 연간 2조1,000억원을 쓴다. 농식품부 예산의 15%다. 이렇게 고정 투입하는 돈이 많다 보니 다른 사업을 해보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 중 쌀 직불금의 비중은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고쳐보려고 한다”.김재수 장관의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 내용이다. 농식품부 예산 중 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그 중 쌀 직불금이 과도하다는 뜻 같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직불금은 정부가 농민들에게 시혜적으로 베푸는 은전이 아니다. 농산물개방의 피해대책으로 마련된 것이다. 그리고 이 중 절반에 가까운 9,777억원은 변동직불금이다. 이는 쌀값이 떨어져 발동한 것으로 순전히 정부의 수급조절 실패가 원인이다. 농민들 누구도 변동직불금이 발동하는 수준으로 쌀값이 폭
농협법 개정안이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5월 20일 입법예고 이후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정부 개정안을 확정한 것이다. 그런데 농협법 개정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광범위한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생략됐으며 아울러 사업구조개편 4년의 평가가 반영되지 않았다.정부는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본질을 숨기려는 듯 ‘중앙회장 호선제와 축산특례조항 폐지’ 등의 파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예상대로 농협법 개정논의는 중앙회장 선출문제와 축산특례가 핵심쟁점으로 부각됐다. 결국 정부는 입법 예고 기간 중 여론 수렴의 결과인양 포장하여 중앙회장 선거는 현행대로 하고 축산특례조항은 절충안을 만들어 제출했다.그러나 본질적인 문제인 중앙회의 지배구조 문제, 다시 말해 지주회사의 문제에 대해서
지난 10월 6일 정부가 발표한 쌀 수급안정 대책이 실제 쌀값 안정에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책 발표 당시 농식품부는 예년보다 약 3주 정도 앞당겨 조기에 쌀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한 것은 쌀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많은 전문가들과 현장 농민들의 반응은 정부 대책이 너무 늦게 나왔을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올해 초부터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재고특별대책이 사실상 실패함에 따라 올해 말 재고량이 200만 톤에 육박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8월 이후 쌀값 폭락세가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 이에 따라 보다 획기적인 쌀값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8월 이후 봇물처럼 터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아로새겨진 상흔은 아직도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지역 농민들은 차바로 인한 상처에 더해 중앙정부의 차별적인 재난복구 대책 때문에 이중으로 괴로워하고 있다.울산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재해복구를 위한 중앙정부의 각종 지원책이 집중되고 있는데 비해 제주지역은 아직까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바가 할퀴고 간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제주 농민들이 특별재난지역 제외로 한 번 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쓰라린 속을 달래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도심지 시설 등의 피해가 큰 울산과 달리 제주는 농지, 과수원, 농업용 시설 등에 피해가 크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의 기준
이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모두 사망진단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의사들만 알고 있는 사망진단서 작성 방법이 국민들 모두가 아는 상식의 영역이 됐다. 과연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 일반 국민들이 왜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는가. 의사의 양심과 전문성으로 작성하면 되고 그걸 모두가 신뢰했던 것 아닌가. 그런데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통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하루하루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담당 의사는 자신의 전문성을 무기로 모두가 틀렸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사회의 가장 큰 병폐인 진영 논리가 끼어들었다. 이제 진실이 무엇인가는 따지지 않고 어느 진
쌀값이 20년 전으로 폭락했다는 소식은 이제 충격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그런지 정부의 정책 또한 한가하기 짝이 없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기 쌀 대책을 발표했다. 허나 그 내용은 실망스럽다. 예년에 비해 진전된 내용은 신곡수요 초과 물량을 연내에 시장 격리하겠다는 것이 유일하다.공공비축비나 해외공여 쌀은 통상적으로 하는 것으로 새로운 대책이 아니고, 오히려 우선지급금을 4만5,000원으로 결정해 작년 5만2,000원에 비해 7,000원 낮게 책정함으로써 농민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결국 산지 쌀값 하락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할 것이 자명하다.그리고 RPC별 매입량, 매입가격, 사후정산제 도입여부 등을 내년 RPC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이는 RPC로 하여금 쌀값을 낮게 결정하라는 경고
농협이 운영하는 공판장에서 최근 5년 동안 약 1조원 이상의 수입농산물을 판매했다는 사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아울러 농협의 자체 브랜드 가공식품 가운데 약 57.8%에 달하는 식품이 수입산을 원재료로 사용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이런 일은 농협이 조합원인 농민의 경제적 이익보다는 농협 자체의 경영 수익성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만약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 조합원인 농민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도 수입농산물 판매나 수입산 원재료 사용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농협의 자체 경영 수익성을 더 우선하기 때문에 버젓이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문제는 농협이 경제지주회사체제로 재편을 완료하는 내년부터 이런 현상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자신의
도처에 기이한 일 투성이다.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의 명백한 사망원인을 두고 병사(病死)로 기록한 서울대병원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나 전례가 드문 조건부 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처신 등은 일반의 상식과 관례에 반하는 것이다.또 있다.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른바 ‘출장서비스’나 필수서류가 누락됐는데도 미르재단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아무런 문제없이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을 받은 일 모두 일반의 상식과 관례에 반하는 기이한 행태들이다.미르재단이 연관된 기이한 일은 해외원조와 한식홍보 분야에서 어김없이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아프리카 3개국 K-Meal 프로젝트 용역업체 선정이나 물품 납품과정 등에서도 미르재단 관계자를 핵심 고리로 한 특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