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생산하는 품목에 직접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대표적인 사람, 바로 농민이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는 품목 일부분을 제외한 대다수의 농산물은 시장에서 가격이 매겨진다. 농민들은 스스로 가격을 책정하지 못한 채 경매 또는 상인이 정해준 가격에 따른다. 가격결정권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경제적 권리를 정당히 주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는 생산비가 아무리 올라도 판매가는 오르지 못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원재료 상승에 따른 일정부분의 가격반영은커녕 저가의 수입농산물과 비교되기 일쑤다. 빚에 허덕이는 농민은 안중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경북 영양의 대표 재래종 고추인 수비초로 만든 식품 가공품이 개발됐다. 수비초의 매운맛과 단맛이 조화된 범용소스와 젊은 층의 입맛을 겨냥하면서도 기능성을 살린 건강보조제품이다.경상북도농업기술원(원장 조영숙, 경북농기원)이 지난 26일 경북 영양군 영양읍 영양고추연구소에서 고추재배 농민, 농업기술센터와 가공업체, 영양군 관계자 등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재래종 고추 가공품 제작 품평회’를 열었다. 재래종 고추 가공품 개발로 고추의 가치를 높여 농가소득을 올리고, 재래종 고추 명품화를 통해 지역 고추산업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충남 청양군의 청년농민 이원호(25)씨. 그는 이 땅 곳곳에서 자라온 토종씨앗의 매력에 빠져 2018년 청양으로 귀농한 이래 현재까지 토종콩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70여 종의 토종콩을 재배 중이다.지난 14일 청양군 H2O센터(옛 청양고추문화마을)에서 열린 ‘더 테이스트 포럼 2023 – 청양 맛 축제’의 일환으로 열린 미식회 자리는 `요즘 인기 걸그룹이 누군지도, 어떤 드라마가 인기 있는지도 모르는' 정도로 농사짓는 데 바빴던 이원호씨로선 귀한 자리였다. 자신이 그토록
강원도의 도청소재지인 춘천보다 커져 이제는 어엿하게 대도시 같은 면모를 갖춘 원주를 만나고 왔다. 나 어릴 때 교과서에도 언급된 군사도시 원주는 이미 사라진 유물 같은 것이었다. 직업군인 아버지를 둔 내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들락거리던 군부대 담장과 군인극장 등이 있던 원주는 어디에도 없었다. 추억에 잠길 수는 없어서 서글프기도 했지만 새벽시장에 도착해서는 어느 사이 다 잊고 시장 분위기에 동화되어 야단스레 좋아하는 나를 보았다.원주 새벽시장은 4월 14일(금)부터 12월 10일(일)까지 매일, 새벽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 동안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정부가 지난 10년간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허용된 농업보조금을 13.51%만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비 폭등·농산물 가격 폭락 이중고 속에 자연재해에도 무방비인 농민들에게 정부는 허용 보조금마저 인색하게 집행한 것이다.WTO의 국내 보조금은 크게 무역왜곡효과가 있어 감축의무가 있는 `무역왜곡보조’와 무역왜곡효과가 없는 ‘허용보조’로 나뉜다. 무역왜곡보조에는 ‘감축대상보조(AMS)’와 ‘최소허용보조(DM)’, ‘블루박스(BB)’가 있다. 무역왜곡 효과가 없거나 가격지지 효과가 발생하는 않는 허용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일곱물째 따는 중이에요. 명절에 쉬었더니 일이 좀 밀려서 오늘은 하루종일 따야 할 듯해요. 고추도 품종이 여러 가진데 이건 ‘돌격탄’이라고…. 탄저병에 강하다고 ‘탄’자가 붙었는데 키워보니까 (수확)양도 많고 과도 괜찮아서 이 품종을 고집하고 있죠. 아마 10월 하순, 서리 내리기 전까진 수확하려고요. 하우스도 조금 있는데 하우스(고추)는 한 달 정도 더 가더라고요. 건고추로 많이 내는데 건조기에서 사흘 정도 말려요.”
어제는 텃밭을 정리하느라 온몸이 땀으로 흥건했는데 오늘은 들에 나오니 겉옷 하나를 더 입고 싶은 날씨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펼쳐진 모양이다. 농사꾼은 봄에 바빠야 가을에 볼일이 있다는데 올해의 봄과 여름은 정말 혹독한 시련을 줬다. 봄에는 갑자기 따뜻했다가 다시 추워져서 과실수의 꽃눈이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게 했다. 여름에는 몇 번의 폭우,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다 쓸어버리고 말겠다는 다짐이라도 한 듯 앙갚음을 품은 빗줄기였다. 덕분에 배 터지게 애를 썼지만 계산상으로 별 볼 일 없는 농사꾼의 가을이다.이곳의 밭작물은 대파 일색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전북 김제시 종자산업진흥센터 일원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 주최로 지난 5~7일 열린 ‘2023 국제종자박람회’의 ‘진짜 주인공’은 토종씨앗이었다.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국제종자박람회엔 국내 종자기업의 최신 종자 전시·소개가 이뤄졌다. 박람회엔 역병을 견딜 능력을 키워 바이러스 저항성이 강해지고 수량성도 좋아진 고추종자들을 소개한 (주)아시아종묘, 고당도·고분질 국산 미니단호박 품종 ‘달꼬미’ 및 과색·수량성·내병성이 우수하다는 오이 품종 ‘굿모닝 백다다기’를 소개한 (주)농우바이오, TY코코벨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한살림연합(상임대표 권옥자, 한살림)이 토박이씨앗(토종씨앗) 보전활동을 진행 중이다. 10월을 ‘토박이씨앗의 달’로 지정한 한살림은 이번 한 달 동안 어떤 보전활동을 진행할까.첫째로 충북 괴산군 소수면에서 토박이씨앗을 재배·채종·보존·보급하며 토박이씨앗 지키기 운동에 앞장서는 우리씨앗농장(대표 안상희) 후원을 진행한다. 후원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이번 달 새롭게 후원에 나선 사람 중 10명을 추첨해 토박이씨앗물품 꾸러미를 증정한다. 괴산 우리씨앗농장은 한반도의 토박이씨앗 보존 및 종자주권 확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달 26일 주요 농정 현안에 대한 4대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국회가 이에 맞춰 농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요구안의 핵심은 △무분별한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중단 △쌀 생산 감축 식량정책 중단 및 쌀 TRQ 수입 폐기 △반복되는 농업재해 근본 대책 마련 △폭등한 농업생산비 지원 대책 마련이다. 농산물 수입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물가 대책으로 국산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생산비 급등과 농작물 재해까지 덮쳐 농업을 지속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무분별한 농산물 저율관세할당(TRQ) 운용으로 농민 피해가 커진다며 정부에 합리적 TRQ 운영과 물가대책을 촉구했다.경실련은 “정부는 지난 8월 31일 추석 민생대책을 발표하며 기도입된 양파 TRQ(관세 50$) 증량 9만톤 중 1만톤을 9월 중 도입하겠다면서 지난해 대비 낮은 양파 가격이 명절 수요 증가 등으로 상승하는 경우 정부 비축분 6,000톤을 추가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계획에 따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9월 1일 ‘2023년 양파 2차 세계무역기구(WTO) TR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촌에서 살아가는 장애당사자 주민의 이동권, 자기 생활방식을 결정할 권리, 사회참여를 위한 농(農)적 방안, 장애인 먹거리기본권 등을 한 번에 아우를 주제를 찾기는 애매하다. 분명한 건 이 문제 모두 장애인 기본권에 직결되는 문제이며, 농업·농촌·먹거리 담론과 연결되는 문제라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할 기회는 흔치 않았다는 고민 아래, 은 장애인기본권 관련 기획을 진행한다.장애인의 농사, 나아가 장애인의 노동을 우리 사회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을까? 생산성 향상
.기상청에서 내보낸 장기 일기예보가 아니다. 유기농업의 한 갈래로 1924년 독일에서 시작된 생명역동농업(Bio-Dynamic Agriculture)에서 사용하는 파종달력에 나오는 올해 9월의 ‘기상관찰’이다. 9월의 기상관찰 전체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월말로 접어들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 농진원)이 전북 김제 종자산업진흥센터 일원에서 ‘2023 국제 종자박람회’를 오는 10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개최한다. 농진원은 국제종자박람회의 순항을 위해 최근 개최 준비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국제종자박람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라북도, 김제시가 주최하고 농진원이 주관하는 국내 유일의 종자산업 박람회다. 국내 종자산업 활성화를 위해 우리 품종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종자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올해로 제7회를 맞는 202
어린 시절엔 아예 인연이 없던 곳이고, 일을 하면서도 그리 자주 갈 일이 없던 곳이 청양이었다. 몇 년 전 새로 부임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청양의 한 지역에서 김장 나눔 봉사를 한다고 하여 불려간 일이 마지막 방문이었던 것 같다. 한마디로 낯선 곳인데 그런 청양엘 아직 여름 같은 가을 9월에 찾은 까닭은 고추와 구기자 축제를 하는 시기와 오일장이 맞물린 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기자가 많이 나는 곳이니 한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기도 해서 마음이 동하기도 했다.청양이 구기자의 산지로 유명한 것은 다 알려진 일이다. 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는 지난 6~7월 집중호우 및 8월 태풍 카눈으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에 3,200억원의 복구비를 지급한다고 밝혔다.농식품부가 집계한 이번 호우·태풍 농업피해는 농작물 침수 7만1,000ha, 가축 폐사 96만9,000마리, 농경지 유실·매몰 1,400ha, 공공시설(저수지·용배수로 등) 856개소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농업피해 지원기준 상향·확대 방안’에 따라 복구 지원계획을 수립했으며 지난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를 의결했다.전체 복구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천시농민회(회장 윤희경)는 지난 8일 충북 제천 봉양농협 앞에서 홍성주 봉양농협 조합장 퇴진을 촉구하는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제천시농민회를 중심으로 인근 진천·충주·단양·영동·괴산 등의 농민회 간부들이 집결했으며 노조(민주노총)·정당(진보당) 지역조직들도 동참했다.홍성주 조합장은 1988년부터 봉양농협을 수성하고 있는 10선 조합장이다. 30여년 동안 큰 잡음이 발생한 적이 없었는데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조합에 노조가 결성되면서 내부에서 누적돼온 불만과 문제제기가 압축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대표적으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WTO가 농민을 죽인다!”던 이경해 열사의 절절한 외침. 2003년 9월 10일 멕시코 칸쿤에서 울려퍼진 그의 외침은 20년 세월 동안 이 땅 한반도와 세계 농민 모두의 귓속에 내내 울려퍼졌다.20년이 지났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무너져가고 있다. 세계 농민들은 신자유주의 시장개방 20년을 청산하고 농민이, 민중이 주인 되는 새 세상을 열어가고자 준비 중이다.밝은 미래를 열어가려면 과거를 잘 되새기며 지금 현재의 발걸음을 힘차게, 여럿이 함께 앞을 향해 내디뎌야 할 테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날씨가 지속된 지난 6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 구읍리의 한 고추밭 작업장에서 농민들이 발갛게 잘 익은 홍고추를 선별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기후위기의 시대, 농민만큼 고달픈 직업도 없을 것이다. 도시가 경험하는 이상기후는 대개 불편함과 답답함 혹은 일시적 재산 피해 정도지만 농민들은 곧바로 소득과 생계에 지장을 받는다. 도시민으로 치면 월급이나 연봉이 삭감 또는 중단되는 일에 해당한다.농민 중에서도 가장 고단한 건 과수농가들이다. 작기가 짧은 밭작물의 피해는 보통 계절 단위로 일어나지만 과수농가는 1년 동안 닥치는 모든 재해를 고스란히 다 받아내야 한다. 그리고 최근 몇 년의 재해는 냉해와 습해, 가뭄과 홍수, 태풍과 폭염, 우박과 서리 등